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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탁(茁啄)이란

    줄탁(茁啄)이란 말이 있습니다.

     

    줄(茁)이란

    알 속의 새끼 병아리가 밖으로 나오기 위하여 껍질을 쪼는 것을 말합니다.

     

    탁(啄)이란

    병아리가 나오는 것을 돕기 위하여 어미가 바깥에서 껍질을 쪼는 것을 말하지요.

     

    안과 밖, 어미와 새끼

    그 둘의 시기가 딱 맞아야 한답니다.

    너무 이르거나 늦으면 질식해 죽거나 미숙아로 죽고 만다는군요.

     

    '줄탁(茁啄)'

    이것은 병아리와 어미의 마음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어긋나지 않은 사랑의 정점이지요.

    관심과 진정한 사랑이 있어야 보이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살면서 절실할 때 느닷없이 다가온 은인들

    어느 순간 섬광처럼 눈앞을 환히 밝혀주던 경구 혹은, 한 소식

    그 순간이, 그 만남이 그 지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그대와 나,

    일체의 욕심과 바람과 허위를 버리고

    오랜 기다림과 관심과 사랑이어야만 보이는 마음의 자리

     

    그래야만 알 수 있는 바로 그때.

    그래서 창조되고 완성되는 새로운 세계

     

    줄탁!

     

    아, 사랑 아닌 것이 없군요.

  • 히말라야의 성자 밀라레빠(2) - 밝은세계 향해 나아가다

    밀라레빠는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재물을 파괴한 후,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몹시 후회했습니다. 마음이 괴로워 음식을 먹을 수도 없었고 잠을 잘 수도 없었습니다. 밀라레빠는 올바른 가르침을 찾기로 결심하고 길을 떠났습니다. 밀라레빠에게 가르침을 주던 한 라마승이 밀라레빠에게 마르파에 대해 알려주었습니다.

    “남부 지역 로닥에 위대한 인도 성자이신 나로파님의 제자 마르파님이 계시다. 마르파님은 경전 번역의 일인자고 밀교 교리에 뛰어난 사람인데, 너와는 전생으로부터 인연이 있으니 거기로 가거라.”

     

    마르파의 이름을 듣는 순간 밀레르빠의 눈에 기쁨의 눈물이 흘렀습니다. 마르파를 찾아가는 여러 달 동안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습니다.

    ‘언제 내 스승을 만나게 될 것인가? 언제 그의 얼굴을 우러러보게 될 것인가?’

     

    마르파는 밀라레빠가 오기 전날 밤, 꿈을 꾸었습니다. 스승 나로파가 나타나 녹이 슨 금강저를 주며 황금병에 담긴 감로수로 녹을 닦고 승리의 깃발 위에 세우라고 지시했습니다. 금강저를 닦아 깃발 위에 세우니 찬란한 빛이 온 세상을 가득 채우면서 중생들이 예배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마르파는 행복한 마음으로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마침내 밀라레빠가 찾아왔으나 마르파는 쉽게 가르침을 주지 않고 여러 가지 힘든 일만 하게 하였습니다. 자신에게 오는 사람들의 예물을 약탈하는 마을에 가서 우박 폭풍으로 혼내주라고 명령하였습니다. 밀라레빠는 마음의 고통을 억누르고 마르파가 말한 대로 실행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약속한 대로 가르침을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뭐라고? 아니 그래, 내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인도에서 들여온 그 신성한 법을 너의 그 악업의 대가로 가르쳐 달란 말이지? 당장 마을에 입힌 피해를 모두 배상하고 죽은 사람들을 다시 되살려 놓고 오렴. 그러면 내가 너에게 진리를 가르쳐 주겠다.”

     

    다음날 아침 밀라레빠를 찾아온 마르파는 산마루에 둥근 건물을 짓게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계획을 잘못 세웠다며 흙과 돌들을 원래의 장소에 돌려놓게 하였습니다. 다음에는 반달 모양의 집을, 그 다음에는 삼각형 모양의 집을 짓게 한 다음 다시 부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나중에는 사각형의 9층 집을 짓고 10층에 장식물을 얹으라고 하였습니다.

     

    밀라레빠의 등허리에 난 상처에서 피고름이 흘러 등 전체를 적셨습니다. 그래도 밀라레파는 짐을 나르며 일을 계속하였습니다. 마르파의 부인인 다메마는 안타까워하며 늘 좋은 음식을 가져다주고 밀라레빠를 위로하였습니다.

    “정말 알 수 없는 분이야. 보통 때 같으면 개를 만나도 불법을 가르치고 그 개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는 분이었는데……. 그러니까 스님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는 마라.”

     

    수제자들을 위한 대관정 의식이 열리는 날, 다메마는 밀라레파에게 그 의식에 참석해 보라고 권했습니다. 그러나 마르파는 제자들에게 베푸는 의식이 있는 날마다 밀라레빠에게 트집을 잡고 머리카락을 잡아끌거나, 발길질하거나, 바닥에 거꾸러뜨려 쫓아냈습니다.

     

    다메마는 밀라레빠의 처지를 동정하여 마르파의 제자인 곡파스님이 사는 마을로 보내 교리를 배우게 하였습니다. 마르파 이름으로 된 편지를 써 주고, 나로파 스승님의 목걸이를 몰래 내어 주어 마르파가 보낸 증명으로 삼게 했습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마르파는 자기 아내와 곡파스님에게 벌을 내렸습니다. 절망에 빠진 밀라레빠는 목숨을 끊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제가 악업이 너무 많아 저만 고통당한 것도 모자라 사모님과 스님까지 끌어들였네요. 저는 이생에선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많은 죄를 짓고 있으니 차라리 인생을 빨리 끝내는 게 훨씬 나을 것 같아요.”

  • 그림자로 더욱 빛난 최태원 SK그룹 회장

    지난 28일 최태원 SK 회장이 사회적 가치의 경험과 비전을 공유하고 알리기 위한 ‘소셜밸류커넥트2019(Social Value Connect 2019 SOVAC)'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미지 : 미디어 SK]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습니다.

     

    사회적 가치의 경험과 비전을 공유하고 알리기 위한 ‘소셜밸류커넥트2019(Social Value Connect 2019 SOVAC)'입니다.

     

    올해 처음 열린 이 행사에는 기업인, 비영리단체 회원, 대학생, 일반인 등 4천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참석자 수만으로 보면 첫 행사임에도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당초 SOVAC 사무국은 최대 2천 명 정도의 참여를 예상하고 행사를 준비했는데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등록한 참가 신청자만 5천 명을 넘자 등록창구를 닫아야 했을 정도입니다.

     

    ‘패러다임 전환, 사회적 가치의 시대가 온다’를 주제로 열린 SOVAC는 사실 최태원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행사입니다. 4천 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하는 행사의 경비를 대부분 부담하고 많은 도움을 준 것도 SK그룹입니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서 최 회장은 그늘에서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는 최대 규모의 행사를 조용히 지켜보며 응원했습니다.

     

    이른바 재벌그룹 회장이 하루를 꼬박 내어 특정 행사에 참여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이날 하루 종일 행사장을 지켰습니다. 점심시간에도 샌드위치를 먹으며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최 회장은 행사 내내 무대 아래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의 발표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주제는 휴대폰으로 직접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최 회장을 향해 쓴소리를 하는 이도 있었지만 최 회장은 묵묵히 들습니다.

     

    쓴소리를 뱉은 이는 중증 장애인을 고용해 회사를 꾸려가는 베어베터의 김정호 대표였습니다. 그는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는 SK가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 말에 대한 최 회장의 반응은 행사가 끝난 뒤에 나왔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묻자 최 회장은 장애인 고용 문제에 대해 답했습니다.

     

    “(장애인 고용 문제는) 열심히 하려고 애를 썼는데 왜 안됐을까 당황했습니다. 무조건 하는 쪽으로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SK는 이번 행사 준비에서부터 비용 대부분을 부담했지만 참가자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에 그룹이 드러나는 것을 조심스러워했습니다. 행사장은 물론 팸플릿에도 SK라는 문구조차 적지 않았습니다.

     

    최 회장은 이날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자신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게 된 과정도 비교적 소상하게 밝혔습니다. 언론에 난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21년 전 어려운 시기에 회사를 물려받고는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이 살아남는 것이었고 살아남았습니다. 십 년 전쟁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착한 사람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을 해서라도 살아남아야 했고 공감능력이 제로였으며 사람을 보지 않고 어떻게 돈을 벌까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저와 반대인 사람을 만났습니다. 돈에 관심이 없고 힘든 이들에게 다 주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분들이 나와 어떻게 다를까 가만히 관찰해보니 내가 잘못 살아온 것 같았습니다. 그때부터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공감능력을 배워서 사람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고민하다 사회적 기업을 알게 됐고 영리 기업도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주주도 꼭 돈만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장애인 고용을 덜 했다고 야단을 맞았는데 예전 같으면 화를 냈겠지만 이제는 어떤 분은 그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고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SOVAC은 사회적 가치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이들이 서로 네트워크를 맺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사회가 지속 가능해야 회사도 지속 가능하고 개인의 행복도 담보될 수 있습니다.”

  • 한순간도 너를 혼자 두지 않았다

    다시 성당에 나가기 시작했다.

    1985년 영세를 받은 뒤 곧바로 발길을 끊었으니 성당 용어로 냉담자로 지낸 지 34년 만이다.

    냉담 생활의 자발적 청산은 아니다. 개그콘서트 한 코너의 대사를 빌면 그냥 '그렇게 됐다'.

     

    성당에서 미사에 참석하지만 사람들이 어떤 종교를 가졌냐고 물으면 딱히 대답하기 어렵다.

    모든 종교의 핵심 가르침이 사실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하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부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분도 있었고, 그럼에도 이런 점에서 자신이 믿는 종교가 더 낫다고 말하는 분도 있었다. 정말 모든 종교의 가르침이 근본에서는 하나라고 믿는 이들은 많지 않아 보였다.

     

    불편했다. 때로 '맞춤형' 답변도 하곤 했다.

    성당에 다니는 분을 만나면 영세 받았음을 밝혔고, 절에 다니는 분을 만나면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살고자 한다며 어쭙잖게 경전 얘기를 하기도 했다. 세례명과 법명이 있으니 필요할 때 꺼내 쓰면 됐다.

     

    아무튼 요즈음 주말이면 미사에 참석한다.

    가끔 눈물이 난다. 아니 울지 않았던 때가 거의 없었다. 열 번에 아홉 번은 눈물을 흘렸으니...

    왜 눈물이 나는지 알 수 없어 관찰을 시작했다.

     

    주기도문을 노래할 때 가장 눈물이 자주 났다. 지금도 이유를 알 수 없다.

    신부님이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고 두 팔을 뻗은 모습을 볼 때면 예외 없이 눈물이 왈칵 쏟아지곤 했다.

    한때 찬송가를 따라 부르다 목이 멨는데 책을 보니 이냐시오 성인의 말씀에 붙인 찬송가였다.

     

    5월 19일 일요일.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것 같다.

    주기도문을 노래할 때였다. 내가 다니는 성당에서는 주기도문을 노래로 외운다.

    갑자기 울음이 터져 나왔다. 참기가 어려웠다. 아니 불가능했다. 자칫 목놓아 울 수도 있어 울음을 참고 또 참았다.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노래를 따라 부를 수도 없었다. 가사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흐느낄 뿐이었다.

     

    그때 나는 그분의 말씀을 들었다.

    "단 한순간도 너를 혼자 둔 적이 없다."

     

    다시 눈물이 쏟아졌다. 앞서 가신 분들의 말씀과 글을 통해 그 얘기를 수없이 들었지만 진심으로 믿지 못했음을 알았다. 그래 걱정할 일이 없었구나. 안심이라는 말의 뜻이 느껴졌다. 깊고 깊은 한숨이 쉬어졌다.

  • 88살 ‘인사요정’의 행복한 은퇴식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에 사는 티나 데이비슨 할머니가 약 400여 명의 학생들로부터 마지막 인사를 받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미지 : CNN뉴스 유튜브 캡처]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주 코목스에 사는 수백 명의 학생들이 공유하는 추억이 있습니다.

     

    등굣길에 환하게 웃으며 자신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던 한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지요.

     

    하일랜드 중학교 근처에 사는 티나 데이비슨 할머니는 지난 12년 동안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습니다.

     

    [[IMAGE|418|center|티나 데이비슨 할머니는 지난 12년 동안 매일,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손을 흔들며 친절하게 인사를 건넸다. [이미지 : CNN 유튜브 캡처] ]]

     

    하지만 할머니는 더 이상 학생들에게 손을 흔들어주지 못하게 됐습니다. 거동이 불편해 요양원으로 거처를 옮기기로 한 것이지요.

     

    이 소식을 들은 학생 400여 명이 지난 9일 할머니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길을 가득 메웠습니다.

     

    학생들은 꽃다발과 직접 만든 손팻말 등을 들고 데이비슨 할머니 집으로 행진했습니다.

     

    ‘할머니 사랑해요’

    ‘당신이 계셔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IMAGE|420|center|학생들이 티나 할머니께 마지막으로 인사를 드리러 가고 있다. [이미지 : CNN뉴스 유튜브 캡처] ]]

     

    티니 할머니는 학생들이 온다는 얘기를 듣고 현관문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 활짝 웃으며 학생들을 환영했지만 끝내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내게 작별 인사를 하러 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IMAGE|419|center|티나 할머니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러 온 학생들. [이미지 : CNN뉴스 유튜브 캡처] ]]

     

    티니 할머니와 지금은 세상을 떠난 남편 켄은 2007년 이곳으로 이사 온 뒤부터 등교하는 십대 학생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것을 시작했습니다. 혼자가 된 뒤에도 계속했지요.

     

    학생들은 등굣길에 환한 미소로 자신들을 바라보는 할머니가 좋았나 봅니다.

     

    2016년 밸런타인데이 때에는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이 집을 찾아와 붉은색과 분홍색으로 만든 하트 모양의 장식품으로 집을 꾸미기도 했습니다.

     

    [[IMAGE|421|center|학생들로부터 마지막 인사를 받는 티나 할머니가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이미지 : CNN뉴스 유튜브 캡처] ]]

  • 기후변화 위기에 경종 울리는 멸종저항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의 계단에서 피가 흘러내렸습니다.

     

    물론 진짜 피는 아닙니다.

     

    기후변화와 관련해 시위를 이끌고 있는 시민단체 멸종저항 (Extinction Rebellion) 소속 활동가들이 프랑스 시간으로 12일 파리 도심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행한 퍼포먼스입니다.

     

    트로카데로 광장은 파리에서 에펠탑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로 알려진 명소입니다.

     

    이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이 광장 계단에 '가짜 피'를 흘려보냈습니다.

     

    멸종저항은 지난 4월 15일 런던 의회광장, 마블아치, 워털루브릿지 등에서 점거 시위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에티엔 스콧이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점거 시위가 계속되면서 체포된 이들의 숫자만 1000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멸종저항은 2018년 결성된 단체입니다. 이들이 내건 슬로건은 ‘비상사태(It’s emergency)’입니다. 현재 기후변화 양상을 볼 때 인류가 멸절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긴박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2025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 기존 정치권이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시민의회를 구성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멸종저항의 홈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경고 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인류는 전례 없는 지구적 비상사태를 직면하고 있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이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인류 문명이 급격한 기부변화로 붕괴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데 동의합니다. 인류는 스스로 만든 대규모 멸종 과정에 있습니다.”

  • 맨홀로 뛰어든 추기경 “절박한 행동”

    콘라트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이 현지 시각으로 11일 홈리스 어린이들을 위해 맨홀 속으로 들어가 계량기 봉인을 풀고 전기를 공급했다. [이미지 : Maskacjusz 유튜브]

    바티칸 교황청에서 일하는 추기경이 맨홀에 뛰어들었습니다.

     

    콘라트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현지 시각으로 11일 이탈리아 로마 중심가에 자리한 한 걸물 부근의 맨홀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성직자의 힘일까요? 추기경이 맨홀로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밤이면 암흑 속에 있던 근처의 한 건물이 빛을 뿜기 시작했습니다. 전기가 들어온 것이지요.

     

    이 건물에는 어린이 100여 명을 비롯해 집 없는 홈리스 450여 명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지난 6일부터 전기 공급이 끊겨 물도 나오지 않게 됐다고 합니다.

     

    이들을 돌보는 한 수녀가 추기경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이날 추기경이 행동에 나선 것입니다.

     

    추기경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술이 취해 한 것이 아니라 절박한 행동”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건물은 홈리스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벌이는 스핀 타임(Spin Tome)의 활동가들이 2013년부터 점거하고 있는 곳입니다. 지금까지 전기료가 약 30만 유료(약 4억 원)이 밀려 있다고 합니다.

     

    추기경이 계량기 봉인을 풀고 전기를 공급했다는 얘기를 듣고 관련 업체 직원들이 다음날 출동했지만 주민들의 반발과 추기경이 남긴 메모를 보고 돌아갔다고 합니다.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2013년 교황청의 자선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고 지난해 추기경이 됐습니다.

     

    그는 세계 각지의 난민들을 직접 만나며 구호 방법을 찾는 추기경으로 이름나 있습니다. 추기경의 고향인 폴란드의 한 언론은 그를 “교황의 로빈 후드”라고 칭송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의 ‘행동’에 대해 이탈리아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는 밀린 전기료를 추기경이 대신 내라고 요구했습니다. 내무부 장관이기도 한 그는 로마 시내 난민촌의 철거를 주도해 온 인물입니다.

  • 스코틀랜드 의사들의 새로운 처방, 자연

    스코틀랜드 세틀랜드의 의사들은 지난해 10월부터 환자들에게 ‘자연’이라는 치료법을 처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영국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이 프로그램은 당뇨, 정신 질환, 스트레스, 심장병 등을 앓고 있는 이들을 위한 ‘처방’입니다.

     

    자연 처방을 소개한 팸플릿에 담긴 내용을 보면 흥미롭기도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도 담겨 있습니다.

     

    바람막이를 만들어 바람의 속도를 느껴보기, 자연에서 얻은 소재로 해변에서 예술 작품 만들기, 개와 함께 산책하기, 풀밭에 얼굴을 묻고 있어 보기, 해변 청소하기, 야외에서 식사하기, 누워서 구름 바라보기, 새에게 모이주기 등등

     

    자연이 주는 치료 효과를 알려주는 증거는 많습니다. 나무가 우거진 곳에서 하루에 90분 이상을 보내면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뇌의 활동량이 줄어듭니다. 혈압이 낮아지고 불안감이 줄어들며 행복 관련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합니다.

     

    숲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를 떨어뜨려준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자연휴양림에서 머물면 심박동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일본 니혼 의과대에서 연구한 결과 직장인이 일정 기간 삼림욕을 하게 되면 암세포를 없애주는 자연살상세포(NK세포)의 활성도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독일은 숲의 치유 효과를 인정하고 의료보험에 이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의사의 처방을 받으면 무료로 숲 치유를 받을 수 있는 것이지요.

     

    자연이 의사나 약사의 처방전에 포함될 날도 멀지 않은 듯합니다.

  • 동전 두 닢조차 없었다면

    한 나라의 국왕이 바친 진귀한 공양물보다 한 여인의 지극한 정성과 발원으로 밝힌 동전 두 닢짜리 등불이 더 가치 있는 것임을 일러주신 부처님. 

     

    그래서 그럴까요? 오늘따라 거리에 걸린 연등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이번 부처님 오신 날엔 소박하나마 청정한 마음으로 등불 하나 걸어야겠습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만약 난타가 그날 끝내 단 한 푼도 얻지 못했다면 어떡했을까요? 정말 수중에 단 한 푼도 없다면 부처님께 공양을 올릴 수는 없는 것일까요? 

     

    흔히 불교에서는 육법 공양이라고 하여 향 · 등 · 꽃 · 과일 · 차 · 쌀 등 6가지 공양물을 부처님 전에 올립니다. 그것은 지계(持戒) · 지혜(智慧) · 인욕(忍辱) · 선정(禪定) · 보시(布施) · 정진(精進)을 상징한다고 하지요. 이와는 별도로 『등지왕경等持王經』을 보면 부처님 앞에 올리는 공양물로 ‘신선한 꽃과 진귀한 과일, 온갖 좋은 약, 세간의 진귀한 보물 그리고 기쁨으로 올리는 청정수’를 나열하고 있습니다. 

     

    유독 누구든 손쉽게 그리고 재물 없이도 얻을 수 있는 ‘청정수’에만 ‘기쁨으로 올린’다는 표현이 있는 것이 눈에 뜨입니다. 아마 난타라면, 그날 끝내 기름을 살 돈을 구하지 못했더라도 새벽 이슬내린 청정한 샘물을 길어 부처님 전에 올리지 않았을까요? 

     

    평화의 신이라고 불리는 인도의 산티데바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마음으로 세상의 모든 진귀한 것을 부처님 전에 공양 올릴 수 있다고 일러 줍니다. 

     

     

    우뚝우뚝 솟아있는 진귀한 금산, 외진 곳의 조용하고 편안한 산림, 
    꽃 피어 아름다운 미묘한 보배 나무, 귀한 과일이 주렁주렁 달린 나무. 

     

    세간에 미묘하게 퍼지는 향, 여의 보배 달린 나무, 
    저절로 자라나는 농작물들, 기타 진귀한 장신구들, 
    연꽃 피어난 크고 작은 호수, 기쁜 소리 내는 백조들. 

     

    넓고 넓은 허공계를 가득 채울 일체 주인 없는 아름다운 사물을 
    마음으로 관하며 삼가 봉헌하오니, 석가모니 부처님과 삼세제불님, 
    수승한 복전 내려주시길 청하옵니다. 불쌍히 여기시어 제 공양을 받아주소서. 

     

    - 산티데바(적천보살), 「입보살행론」, 제2품 업장참회품 중에서 

     

     

    우리는 끝없이 넓은 물질세계에서 주인 없는 모든 아름다운 사물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름다운 자연 앞에 서면 순수한 기쁨을 느끼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들을 전부 생각으로 끌어모아 아주 공손하게 부처님 앞에 공양 올릴 수 있습니다. 

     

    산티데바는 바로 이러한 공양을 올리는 마음이야말로 지혜의 마음이며, 그것은 실질적으로 무량한 공덕을 지니는 것이라고 깨우쳐 주시고 있습니다.

  • 베네딕토 성인 (4) - 위대한 가르침

    베네딕토 성인은 살아생전 많은 수도원을 만들고 수도자들을 가르쳤습니다. 성인을 수도원에서 사는 이들을 위해 규칙서를 만들었습니다.

     

    <성 베네딕토 규칙서>에는 수도원의 운영과 수도자들이 마음을 닦아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아주 세밀한 규칙과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가톨릭의 가르침대로 살아가고자 하는 일반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습니다.

     

    규칙서 맨 첫 부분에 성인은 참 수도자와 가짜 수도자를 명확하게 구분했습니다. 이를 통해 수도자는 누구나 자신이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성인은 수도자의 종류를 4부류로 나눴습니다.

     

    첫째는 수도원 안에서 사는 회수도자(會修道者)들입니다. 수도원에서 아빠스의 지도 아래 규칙을 엄격히 지키며 자신을 닦아 나가는 사람을 말합니다.

     

    둘째는 독수도자(獨修道者) 또는 은세수도자(隱世修道者)입니다. 이들은 수도원 안에서 오랫동안 훈련을 받아 혼자서도 악마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하느님의 뜻대로 살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성인은 나머지 두 부류의 수도자들을 강력히 비판하며 경계했습니다.

     

    성인은 셋째 부류의 수도자로 꼽은 이들은 사라바이따라고 불렀습니다. 극히 나쁜 자들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세속의 욕망을 따르면서도 삭발로써 하느님을 속인다고 합니다. 성직자의 행색을 갖추고 있지만 돈, 권력, 명예 등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는 뜻이지요.

     

    성인은 넷째 부류의 수도자들을 기로바꾸스(떠돌이 수도승)라고 부르며 이들은 사라바이따보다 더 나쁜 사람들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성인은 이들이 일생 동안 여러 지방을 떠돌고 여러 수도원에서 나그네로 지내며 자기의 뜻과 탐식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성인은 규칙서에 하느님의 뜻대로 살기 위한 다양한 가르침을 담아뒀습니다. 물론 예수님의 가르침이 뼈대입니다.

     

    성인은 착한 일을 하는 도구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일 먼저 앞세웠습니다.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하느님을 사랑하라. 그다음으로 이웃을 자기와 같이 사랑하라.

     

    살면서 겪는 모든 일을 수행으로 삼아 마음을 닦을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가르침도 제시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을 존경하라.

    아무도 미워하지 말라.

     

    원한을 오래 품어두지 말라.

    원수를 위하여 기도하라.

     

    정의를 위하여 박해를 참아 받아라.

    불의 한 일을 당해도 참아라.

     

    나이 든 이들을 공경하라

    어린 이들을 사랑하라.

     

    다툰 사람이 있다면 해가 지기 전에 화해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