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ALL :

Contents List 3

  • 고인이 조문객들에게 남긴 편지

    환자 치료와 제자 양성에 한평생을 바친 의대 교수님이 세상을 떠나며 조문 올 이들을 위해 글을 남겼습니다.  

     

    그 교수님은 세상을 떠나기에 앞서 가족들에게 조의금을 받지 않도록 가족에게 당부하셨다 합니다.  

     

    “마지막 가는 길에 인사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밥 한 끼 내가 사겠다”라면서요. 

     

    빈소에 조문 온 이들은 생전에 소탈하고 정이 많았던 고인의 글을 읽으며 추억을 회고했습니다. 

     

     

    “저 000는 일천구백삼심육년에 이 땅에 와서 
    긴 세월을 살았지만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모두 털어 버리고 태어났던  
    그곳으로 찾아가려 합니다. 

     

    저를 너그럽고 다정히 대해 주시며 아껴주신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원망과 오해가 있으셨던 분들에게는  
    제가 너무 미숙하였음을 고백합니다.  
    부디 잊어 주십시오.  

     

    여러분들께서는 좀 더 따뜻하게 사시다가 
    운명의 뜻에 따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사랑하며 살고 싶습니다. 

     

    별나고 거칠었던 저를 잘 감싸 주셔서 
    큰 탈 없이 떠나게 되어 행복합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이천십구년 사월 이십이일 
    000 드림”

  • 동전 두 닢조차 없었다면

    한 나라의 국왕이 바친 진귀한 공양물보다 한 여인의 지극한 정성과 발원으로 밝힌 동전 두 닢짜리 등불이 더 가치 있는 것임을 일러주신 부처님. 

     

    그래서 그럴까요? 오늘따라 거리에 걸린 연등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이번 부처님 오신 날엔 소박하나마 청정한 마음으로 등불 하나 걸어야겠습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만약 난타가 그날 끝내 단 한 푼도 얻지 못했다면 어떡했을까요? 정말 수중에 단 한 푼도 없다면 부처님께 공양을 올릴 수는 없는 것일까요? 

     

    흔히 불교에서는 육법 공양이라고 하여 향 · 등 · 꽃 · 과일 · 차 · 쌀 등 6가지 공양물을 부처님 전에 올립니다. 그것은 지계(持戒) · 지혜(智慧) · 인욕(忍辱) · 선정(禪定) · 보시(布施) · 정진(精進)을 상징한다고 하지요. 이와는 별도로 『등지왕경等持王經』을 보면 부처님 앞에 올리는 공양물로 ‘신선한 꽃과 진귀한 과일, 온갖 좋은 약, 세간의 진귀한 보물 그리고 기쁨으로 올리는 청정수’를 나열하고 있습니다. 

     

    유독 누구든 손쉽게 그리고 재물 없이도 얻을 수 있는 ‘청정수’에만 ‘기쁨으로 올린’다는 표현이 있는 것이 눈에 뜨입니다. 아마 난타라면, 그날 끝내 기름을 살 돈을 구하지 못했더라도 새벽 이슬내린 청정한 샘물을 길어 부처님 전에 올리지 않았을까요? 

     

    평화의 신이라고 불리는 인도의 산티데바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마음으로 세상의 모든 진귀한 것을 부처님 전에 공양 올릴 수 있다고 일러 줍니다. 

     

     

    우뚝우뚝 솟아있는 진귀한 금산, 외진 곳의 조용하고 편안한 산림, 
    꽃 피어 아름다운 미묘한 보배 나무, 귀한 과일이 주렁주렁 달린 나무. 

     

    세간에 미묘하게 퍼지는 향, 여의 보배 달린 나무, 
    저절로 자라나는 농작물들, 기타 진귀한 장신구들, 
    연꽃 피어난 크고 작은 호수, 기쁜 소리 내는 백조들. 

     

    넓고 넓은 허공계를 가득 채울 일체 주인 없는 아름다운 사물을 
    마음으로 관하며 삼가 봉헌하오니, 석가모니 부처님과 삼세제불님, 
    수승한 복전 내려주시길 청하옵니다. 불쌍히 여기시어 제 공양을 받아주소서. 

     

    - 산티데바(적천보살), 「입보살행론」, 제2품 업장참회품 중에서 

     

     

    우리는 끝없이 넓은 물질세계에서 주인 없는 모든 아름다운 사물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름다운 자연 앞에 서면 순수한 기쁨을 느끼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들을 전부 생각으로 끌어모아 아주 공손하게 부처님 앞에 공양 올릴 수 있습니다. 

     

    산티데바는 바로 이러한 공양을 올리는 마음이야말로 지혜의 마음이며, 그것은 실질적으로 무량한 공덕을 지니는 것이라고 깨우쳐 주시고 있습니다.

  •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여인이 부처님에게 바친 선물

    시내 곳곳에 부처님 오신 날을 기리는 알록달록한 연등이 걸렸습니다. 해가 지면 밤거리에 화사한 꽃등이 피지요.

     

    공연히 마음이 설렙니다. 두근두근, 거리의 꽃등을 따라 하염없이 가고 싶어집니다. 그 길의 끝에 서면, 조금 더 마음 가난해져서 오롯이 정성과 공경으로 부처님께 공양 올렸던 난타를 만날 수 있을까요.

     

    사위성의 가난한 여인이었던 난타의 이야기는 비교적 널리 퍼져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셨을 때, 당시 사위성에는 문전걸식을 하는 ‘난타’라는 가난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사위성의 기원정사에 머물며 법을 설하고자 오셨습니다. 온 성안이 부처님을 맞이할 준비로 떠들썩했지요. 그 모습을 보고 난타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요? 성안이 마치 축제라도 여는 듯 흥성거리네요.”

     

    “왕이 석 달 동안 부처님과 출가자들께 옷과 음식, 침구와 약을 공양하고 오늘 밤에는 수만 개의 등에 불을 밝혀 연등회를 연다고 해요. 그래서 성 안이 이렇게 북적거리는 거예요.”

     

    난타는 그 말을 듣고 스스로 한탄하며 생각하였습니다.

     

    “왕은 저렇게 복덕을 짓는데, 나는 가난하여 아무것도 할 것이 없구나….”

     

    그러나 난타는 슬퍼하고만 있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자신도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겠다고 결심하고 온종일 구걸하여 동전 두 닢을 얻었습니다. 난타는 기쁨에 들떠 곧장 기름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주인어른, 저에게도 기름을 주세요.”

     

    수줍은 듯 내민 난타의 손에 올려 있는 동전을 보고 기름집 주인이 물었습니다.

     

    “그 돈어치 기름을 사서 도대체 무엇에 쓰려고 하오?”

     

    “살면서 부처님을 만나 뵈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요. 저는 가난하여 부처님께 올릴 것이 아무것도 없어요. 하루 종일 애를 써서 겨우 이 동전 두 닢을 얻었을 뿐이지요. 하지만 이 돈으로 기름을 사서 저도 부처님께 등 공양을 올리고 싶어요. 공양을 올리며 저도 기원하렵니다. 다음 생에서는 저도 구걸하는 가난에서 벗어나 부처님 법을 닦는 수행자가 되리라, 라고요.”

     

    “난타야, 너의 마음이 참으로 갸륵하고도 아름답구나. 내 너의 말을 들으니 덩달아 기쁘다. 내 너에게 기름을 두 배로 주겠다. 이 기름으로 불을 밝혀 온 세상을 부처님 법으로 환하게 비춰다오.”

     

    이렇게 사위성에서 가장 가난한 여인 난타도 부처님께 올리는 등불을 켜서 세상을 밝히게 되었습니다.

     

    이윽고 밤이 깊었습니다. 기원정사의 숲을 밝히던 등불들도 기름이 다 떨어져 하나 둘 그 빛을 잃어갔습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난타가 밝힌 등불만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환하게 타올랐습니다. 부처님을 곁에서 시중들던 아난존자가 아무리 그 등불을 끄려 해도 끌 수가 없었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조용히 이릅니다.

     

    “그만두어라, 아난아. 그 등불은 한 가난한 여인이 지극한 정성으로 밝힌 것이어서 너의 힘으로 그 불을 끌 수 없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 그 여인은 마침내 깨달음을 이루어 부처가 될 것이다.”

  • 밤에 문을 여는 학교

    금요일 수업이 끝나면 대부분의 학교는 텅 비게 됩니다. 모두가 고대하던 주말이 시작되는 때입니다.

     

    하지만 미국 뉴저지 주의 뉴워크에 있는 웨스트사이트 고등학교는 매주 금요일 밤이면 ‘Light On’이라는 특별한 수업을 합니다. 아크바르 쿡 교장이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위험한 지역에 사는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뉴워크는 범죄와 폭력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입니다. 어떤 학생들에게는 학교를 벗어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나아가 집 근처에서 주말을 보내는 일이 생명에 위협이 됩니다.

     

    학생들은 금요일 밤 11시까지 학교에 머물면서 음악을 듣고 게임을 하거나 농구를 즐깁니다. 직업을 얻는 데 필요한 기술을 배우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IMAGE|406|center|미국의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 학생 두 명이 노래를 만들고 있다. 이 학교 학생들은 금요일에는 운동을 하거나 음악을 만드는 등 자기개발을 하면서 밤 11시까지 학교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미지 :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 홈페이지] ]]

     

    ‘Light On’ 프로그램은 사랑하는 제자들을 폭력과 총기 사고로 잃고 싶지 않은 쿡 교장의 간절한 바람으로 시작됐습니다.

     

    그는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곳에 학교가 만들어진 뒤에 제가 가장 원했던 것은 더 이상 제자들을 잃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이어 “주말에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지내는 학생들이 있다는 걸 알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IMAGE|405|center|미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의 아크바 쿡 교장. 그는 사랑하는 제자들을 폭력과 총기 사고로 잃고 싶지 않아 'Light On'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미지 :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 홈페이지] ]]

     

    몇 년 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참가 학생들이 늘면서 이제는 여름방학 기간에도 운영됩니다. 방학 기간 일주일에 사흘 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에는 지금까지 2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여해 개인당 600시간 이상 안전한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기고 있습니다. 다른 학교 학생들의 참여 도 가능합니다.

     

    쿡 교장의 뜻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이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각지에서 후원이 답지하고 있고 자원봉사자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쿡 교장은 동료들과 함께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를 개교하려고 했을 때 자신도 무서웠다고 합니다. 그 지역 출신으로 그곳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려움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학교 문을 연 첫 주에 여학생 한 명이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살해됐습니다. 죽인 이가 아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 학기가 지날 즈음에 한 남학생이 갱단에 납치돼 살해됐습니다. 품질이 좋은 마약이 있는 곳을 대라고 추궁하다 답하지 않자 총으로 쏴서 죽인 겁니다. 그 뒤에도 한 어린 소녀가 주위에서 날아든 총탄에 맞아 숨졌습니다.

     

    이 지역에는 갱단에 속한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당연히 학교에 가려 하지 않지요. 학교 문을 열었지만 학교에 나오는 아이들은 적었습니다.

     

    쿡 교장은 지역 사회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 얘기를 나눴고 SNS를 통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샅샅이 뒤졌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저녁 시간에 아이들을 위한 피난처를 제공하기로 한 것입니다. ‘Lihgt On’의 시작이었습니다.

     

    쿡 교장은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사랑과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갱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랬습니다.

     

    쿡 교장은 아이들을 늘 유심히 살핍니다. 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들이 꽤 있었는데 더러운 옷을 입고 있다고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교복을 세탁할 형편도 안되는 집에 사는 것이었죠.

     

    쿡 교장은 지역사회의 한 재단에 사업 신청을 해 2만 달러를 확보해 학교에 세탁기 5대와 건조기 5대를 비치한 세탁실을 만들었습니다.

     

    [[IMAGE|407|center|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의 한 학생이 학교에 비치된 세탁실에서 세탁을 하고 있다. [이미지 :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 홈페이지] ]]

     

    “우리는 아이들이 교실에 오도록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아이들이 학교에 오고 배우고 싶어 하게 됐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쿡 교장은 현재 웨스트워드 지역의 다른 학교를 돕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저녁 6시부터 밤 11시까지 학교 문을 열도록 합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안전한 장소를 제공합시다. 그 시간에 대부분의 범죄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 베네딕토 성인 (4) - 위대한 가르침

    베네딕토 성인은 살아생전 많은 수도원을 만들고 수도자들을 가르쳤습니다. 성인을 수도원에서 사는 이들을 위해 규칙서를 만들었습니다.

     

    <성 베네딕토 규칙서>에는 수도원의 운영과 수도자들이 마음을 닦아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아주 세밀한 규칙과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가톨릭의 가르침대로 살아가고자 하는 일반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습니다.

     

    규칙서 맨 첫 부분에 성인은 참 수도자와 가짜 수도자를 명확하게 구분했습니다. 이를 통해 수도자는 누구나 자신이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성인은 수도자의 종류를 4부류로 나눴습니다.

     

    첫째는 수도원 안에서 사는 회수도자(會修道者)들입니다. 수도원에서 아빠스의 지도 아래 규칙을 엄격히 지키며 자신을 닦아 나가는 사람을 말합니다.

     

    둘째는 독수도자(獨修道者) 또는 은세수도자(隱世修道者)입니다. 이들은 수도원 안에서 오랫동안 훈련을 받아 혼자서도 악마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하느님의 뜻대로 살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성인은 나머지 두 부류의 수도자들을 강력히 비판하며 경계했습니다.

     

    성인은 셋째 부류의 수도자로 꼽은 이들은 사라바이따라고 불렀습니다. 극히 나쁜 자들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세속의 욕망을 따르면서도 삭발로써 하느님을 속인다고 합니다. 성직자의 행색을 갖추고 있지만 돈, 권력, 명예 등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는 뜻이지요.

     

    성인은 넷째 부류의 수도자들을 기로바꾸스(떠돌이 수도승)라고 부르며 이들은 사라바이따보다 더 나쁜 사람들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성인은 이들이 일생 동안 여러 지방을 떠돌고 여러 수도원에서 나그네로 지내며 자기의 뜻과 탐식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성인은 규칙서에 하느님의 뜻대로 살기 위한 다양한 가르침을 담아뒀습니다. 물론 예수님의 가르침이 뼈대입니다.

     

    성인은 착한 일을 하는 도구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일 먼저 앞세웠습니다.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하느님을 사랑하라. 그다음으로 이웃을 자기와 같이 사랑하라.

     

    살면서 겪는 모든 일을 수행으로 삼아 마음을 닦을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가르침도 제시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을 존경하라.

    아무도 미워하지 말라.

     

    원한을 오래 품어두지 말라.

    원수를 위하여 기도하라.

     

    정의를 위하여 박해를 참아 받아라.

    불의 한 일을 당해도 참아라.

     

    나이 든 이들을 공경하라

    어린 이들을 사랑하라.

     

    다툰 사람이 있다면 해가 지기 전에 화해하라.

  • 베네딕토 성인 (3) - 독살 위기를 면하게 한 기적

    베네딕토 성인은 독수자로 사는 것이 소망이었지만 그의 가르침을 받고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어느 날 성인이 머물던 지역에 있는 수도원의 수도자들이 찾아와 전임 수도원장이 선종했다며 후임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성인은 거절했지만 수도자들이 거듭거듭 요청하자 마침내 그 자리를 수락했습니다.

     

    성인은 수도원장이 되어 흐트러진 규율을 다시 세우고 올바른 수도자로서의 삶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자유분방한 삶에 물들어버린 그들은 성인의 엄격한 규율에 불만을 갖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자신들이 모셔온 수도원장을 쫓아내기가 어렵자 이들은 성인을 독살하기 위해 포도주에 독을 탔습니다. 성인이 포도주를 마시기 전에 축복 기도를 하기 위해 성호를 긋자 그 잔이 그 자리에서 깨져 버렸습니다.

     

    베네딕토 성인은 상황을 짐작하고 미련 없이 수도원을 떠나 수비아코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성인은 자신을 죽이려 한 이들을 미워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그들을 불쌍히 여기고 마음 아파했습니다. 성인은 수도원을 떠나기에 앞서 하느님께 그들의 모든 잘못을 용서해주시기를 청했습니다.

     

    성인이 수도원을 떠날 때 그를 따르던 수도자들도 함께 했습니다. 성인과 수도자들은 수비아코 근처에 작은 수도원들을 만들고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성인은 수많은 기적을 행했습니다.

     

    하지만 그 지역의 한 본당 사제가 성인을 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성인이 이끄는 수도자 공동체를 파괴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한 번은 빵에 독을 넣어 성인에게 바쳤습니다. 평소 성인은 빵을 먹을 때 까마귀에게 부스러기를 던져주곤 했는데 그날 성인이 빵을 먹으려 하자 까마귀가 나타나 빵을 물어다 버렸습니다.

     

    그 사제는 성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일이 쉽지 않자 생각을 바꿔 성인을 따르던 수도자들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심지어 아리따운 여성들을 수도원에 보내 수도자들을 유혹하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성인은 상황이 여기에까지 이르자 그를 따르던 수도자들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가꿔온 수도 공동체를 미련 없이 떠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수도원별로 책임을 나눠 맡긴 베네딕토 성인이 그곳을 떠나던 날이었습니다. 성인을 괴롭히던 사제는 자신의 처소 발코니에서 성인이 떠나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 갑자기 그가 서 있던 발코니가 무너져 그 사제는 돌더미에 깔려 죽고 말았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한 수도자가 기뻐하며 성인에게 이를 알렸지만 성인은 그의 마음 또한 세상을 떠난 사제와 별반 다름없음을 한탄하며 그를 엄히 꾸짖고 속죄하도록 했습니다.

  • 아웃도어기업 파타고니아의 놀라운 선언

    친환경 기업인 파타고니아는 환경에 유해하지 않은 제품을 고집하고, 적자가 나더라도 매출액의 1%를 환경보호에 쓰는 '1% FOR THE PLANET'을 실천하는 기업이다. [이미지 : 파타고니아 홈페이지]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사명선언문(Mission statement)을 변경했습니다.

     

    미국 3대 아웃도어 회사로 꼽히는 파타고니아는 환경에 유해하지 않은 제품을 고집하고 적자가 나더라도 매출액의 1%를 환경보호에 쓰는 기업입니다.

     

    파타고니아가 사명선언문을 변경한 것은 1991년 이를 만든 지 27년 만입니다.

     

    1991년 파타고니아는 비즈니스를 이용해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내용의 사명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 세상에 불필요한 피해를 유발하지 않는다. 환경 위기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결 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사업을 이용한다”

     

    그 뒤 파타고니아는 사명선언문 대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직접 수행하거나 지원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파타고니아는 자신들의 임무를 좀 더 명확하게 규정하는 사명선언문을 만들었습니다. 기존의 사명선언문 수준으로는 부족하다 생각해서입니다.

     

    “파타고니아는 고향별 지구를 구하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Patagonia is in business to save our home planet)”

     

    파타고니아를 만든 이본 쉬나드 회장은 ‘죽은 지구에서는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다’는 데이비드 브로우어의 말을 인용하며 환경 위기의 심각함과 절박함, 그리고 시급함을 표현하기 위해 사명선언문을 좀 더 날카롭게 다듬어야 했다고 변경 이유를 밝혔다고 합니다.

     

    [[IMAGE|401|center|파타고니아의 창립자 이본 쉬나드 회장. [이미지 : 파타고니아 홈페이지] ]] 

     

    쉬나드 회장은 직원들에게 새로운 사명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고 합니다. 파타고니아는 직원을 채용할 때도 이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습니다. 심지어 광고를 위해 협력하는 파트너들을 고를 때도 이 원칙이 적용됩니다.

     

    파타고니아는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한 만큼 이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100% 탄소중립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본 쉬나드 회장은 사명선언문 변경과 관련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구촌의 모든 기업들이 함께 노력하는 것”이라며 “파타고니아가 내딛는 첫걸음이 많은 기업들에게 영감을 주고, 나아가 지구를 되살리기 위한 적극적인 실천을 이끌어 낼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 어벤저스급 스타들이 만든 환경 뮤직비디오

    미국 인기가수 릴 디키(Lil Dicky)가 환경 문제를 다룬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노래 제목은 지구(Earth).

     

    지난 18일 유튜브에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로 공개된 이 노래는 첫날 조회 수가 1000만을 넘었고 사흘째인 21일 오전 11시 현재 17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시청했습니다.

     

    이 뮤직비디오 제작에는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어벤저스급 유명 인사들이 참여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지구촌의 스타로 떠오른 싸이도 타이틀롤에 등장합니다.

     

    뮤직비디오에는 실사 영상과 애니메이션이 함께 나옵니다.

     

    시작 화면에는 대형 산불과 각종 플라스틱 제품이 진열된 가게, 그리고 시커먼 매연을 내뿜으며 달리는 트럭이 지구촌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이어 도시의 거리에서 친구들과 장난을 치던 소년들이 쓰레기통을 넘어뜨리게 되고 쓰레기가 길바닥에 쏟아집니다. 한 소년이 쓰레기를 주워 담다 이상한 책을 발견합니다. 책을 펼치자 다양한 동식물들이 사는 지구라는 공간이 나타납니다.

     

    이 뮤직비디오에는 개코원숭이, 얼룩말, 사자, 소, 기린 등 지구촌을 구성하는 다양한 동물들과 함께 버섯, 마리화나에 심지어 바이러스까지 등장해 노래로 자신을 소개합니다.

     

    노래 뒷부분으로 가면 지구를 망치고 있는 인간이 등장합니다. 오랫동안 지구를 걸어 다녔지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모르는 동물. 총기 사고를 일으키고 환경오염을 초래해 스스로를 망치는 존재.

     

    노래는 다 함께 같이 살자는 말로 끝이 납니다.

  • 골수이식을 해주다 세상을 떠난 교장 선생님

    뉴저지주 웨스트필드 고등학교 교장인 데릭 넬슨 박사가 만난 적도 없는 소년에게 골수 이식을 해주다 세상을 떠난 사연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이미지 : 故 데릭 넬슨 박사 페이스북]

    만난 적도 없는 소년에게 골수 이식을 해주다 세상을 떠난 교장 선생님의 사연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미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뉴저지주 웨스트필드 고등학교 교장인 데릭 넬슨 박사가 8일 연명치료의 중단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넬슨 교장은 지난 2월 뉴저지의 한 병원에서 골수이식을 위한 조혈모세포를 채취하던 도중에 심장마비로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한 달 동안 많은 이들이 그가 깨어나기를 기도했지만 차도가 없자 아버지인 윌리 넬슨은 “지난 주말 아들의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가슴 아픈 결정을 내렸다"라고 밝혔습니다.

     

    넬슨 교장은 지난해 10월 골수를 필요로 하는 환자와 기증자를 연결해주는 비영리단체 ‘비 더 매치(Be the Match)’로부터 프랑스에 있는 14세 소년과 조혈모세포가 일치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는 1996년 델라웨어주립대에 다닐 때 헌혈을 하면서 골수를 기증하겠다는 서약을 했습니다. 그로부터 22년이 지난 뒤 그가 약속을 지킬 기회가 찾아온 것이지요. 넬슨 교장은 당시 학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누군가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면 약간의 고통은 견딜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골수를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넬슨 교장이 골수이식을 하다 혼수상태에 빠졌고 급기야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웨스트필드는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습니다.

     

    수천 명의 지역주민들이 수요일 밤에 열린 추모 모임에 참석해 고인을 기렸습니다. 웨스트필드 고등학교 학생들이 발간하는 교지 는 학생들과 교직원의 추모를 담아 넬슨의 삶을 기리는 특집판을 만들었습니다.

     

    웨스트필드 고등학교의 이름을 그의 이름으로 변경하자는 온라인 청원은 순식간에 1만 6천 명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넬슨 교장의 장례식에서 약혼자인 세론다 브리에커는 “그는 친절하고 너그러웠으며 공평무사했다"라며 “늘 다른 이들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삶을 살았고 늘 무언가를 더 베풀고 싶어 했다"라며 생전의 모습을 회고했습니다.

     

    학생들은 추모 특집 기사에서 넬슨 교장을 다음과 같이 회고했습니다.

     

    ‘넬슨 박사, 학생과 교직원 그리고 지역사회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헌신한 분.’

  • 정학 대신 명상, 그 놀라운 결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로버트 W 콜먼 초등학교에서는 학생이 문제를 일으키면 명상을 시킨다. [이미지 : EducateInspireChangeTV 유튜브 캡처]

    학생이 말썽을 피우면 징계를 합니다. 교실 밖에 세워두거나 봉사활동을 시키고 심하면 정학 또는 퇴학을 시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선택을 하는 학교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로버트 W 콜먼 초등학교에서는 학생이 문제를 일으키면 명상을 시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바뀌냐고요? 물론입니다. 그것도 놀랍게요. 지난해 명상을 도입한 뒤 지금까지 이 학교에서는 정학 조치를 당한 학생이 한 명도 생겨나지 않았습니다.  

     

    이 학교 근처에 있는 패터슨 파크 고등학교에서도 같은 프로그램을 도입했는데 역시 정학 조치를 받는 학생 수가 줄어들고 출석률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홀리스틱 라이프 재단이 지역 자선단체와 함께 만든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말썽을 일으킨 학생들은 정학 대신 ‘마음챙김방(Mindful moment room)’으로 가서 명상을 합니다.  

     

    [[IMAGE|397|center|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로버트 W 콜먼 초등학교에서는 방과 후에 ‘완전한 나(Holistic Me)’라는 마음챙김 운동법과 요가 등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 : EducateInspireChangeTV 유튜브 캡처] ]]

     

    명상만 하지는 않습니다. 이 학교는 방과 후에 ‘완전한 나(Holistic Me)’라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5학년까지 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프로그램으로 마음을 챙기면서 하는 운동법과 요가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명상을 안내하는 커크 필립스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린아이들이 침묵 속에서 명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아이들은 놀라울 정도로 명상을 잘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필립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기에 앞서 명상을 했던 예를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선물 꾸러미를 앞에 뒀을 때는 흥분하기 마련입니다.  

     

    “어린아이가 선물이 든 가방을 앞에 두고 고요히 앉아 명상을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진짜 아이들이 그렇게 했어요. 우리 모두 그 장면을 보면서 미소 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