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ALL : 기업

Contents List 3

  • 마을 같은 아파트 위스테이 별내의 특별함

    경기도 남양주시에는 참으로 특별한 아파트가 있습니다.

     

    위스테이 별내가 그 아파트 단지 이름인데요. 22층 7개 동으로 이뤄진 이 아파트는 한국 최초의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입니다.

    사회적기업 ‘더함’이 사업을 주관해 만들고 지난 6월29일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는 여러 면에서 특별한 점이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파트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커뮤니티 시설입니다. 이 아파트의 커뮤니티 공간은 953평으로 법정 기준의 2.5배에 달합니다. 커뮤니티 공간은 놀이터, 잔디광장과 함께 아파트 단지 한 가운데에 있습니다. 위스테이 별내는 커뮤니티 시설에 동네라는 정감이 가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공간에는 동네카페, 동네부엌, 미취학 아동 돌봄 시설인 동네키움방, 초등학생 돌봄공간 동네자람터 등이 있습니다. 동네 빨래터, 동네책방, 동네체육관, 동네방송국 등도 있구요. 필요한 공구를 빌려주는 공구도서관도 있습니다. 동네텃밭은 너무나 당연하구요. 

     

    커뮤니티 공간을 어떤 것으로 채울지는 시행사나 시공사가 구상한 게 아닙니다. 입주 전부터 조합원들이 아파트 공간을 기획하는 데 참여했습니다. 회의만 40번 이상 열어 공간을 어떻게 쓸지 논의했습니다. 커뮤니티 시설을 만드는 데 30억 원이 들었지만 조합원들의 만족도는 아주 높다고 합니다.

     

    이 커뮤니티 시설은 사회적 기업 ‘더함’의 100% 자회사 ‘스페이스 잇다’가 운영을 담당합니다. 커뮤니티 시설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입주민 가운데 채용했습니다. 이 아파트는 일자리가 생기면 입주민부터 채용하는 게 원칙이라고 합니다. 일하는 사람을 부르는 말도 바꿨습니다. 관리소장은 동네지기, 경비원은 동네보안관, 환경미화원은 동네벼리로 부릅니다. 

     

    그렇다고 위스테이 별내가 다른 아파트보다 값이 비싼 것은 아닙니다. 입주민들은 협동조합 가입비, 출자금, 임차보증금과 월 임차료를 냅니다. 비용을 환산하면 주변 시세의 80% 수준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아파트 입주자는 협동조합에 출자한 조합원이면서 동시에 임차인이 됩니다. 주변 시세보다 20~30% 저렴한 임대료로 8년 동안 살 수 있습니다. 전용면적 84㎡의 임대료는 보증금 2억8천만원에 월 임대료 10만원입니다. 상대적으로 임대료를 낮출 수 있었던 이유는 사회적 기업 ‘더함’이 사업을 주관하면서 개발비용과 시행사 마진을 줄였기 때문입니다. 

     

    위스테이 별내는 사회적혁신기업 더함이 지난 2016년 12월 국토교통부의 협동조합 뉴스테이 공모사업 사업주관사로 선정되면서 시작됐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더함 등이 참여한 부동산투자회사(임대리츠)가 사업비를 조달했습니다. 사업주관사는 입주자를 모집하는 동시에 건설사에 시공을 맡기는 등 사업 추진을 총괄했습니다. 협동조합 설립 등 준비를 거쳐 2018년 3월 착공했고 시공은 계룡건설산업이 맡았습니다. 

     

    이 아파트는 처음 청약을 받았을 때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아파트는 전용면적 60m², 74 m², 84 m² 세 종류였는데 청약 최고 경쟁률은 55대 1, 평균 경쟁률은 6.4대 1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아파트의 탄생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습니다. 총 사업비 2000억 원이 드는 큰 프로젝트였는데 건설사나 금융사 모두 협동조합방식의 아파트 건축을 이해하지 못해 설득하는 데 힘이 들었다고 합니다.

     

    위스테이 별내와 비슷한 방식으로 건축되는 위스테이 지축은 2022년 1월 준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 나뭇잎 효소로 페트병 하루만에 완전 분해

    지구촌을 오염시키는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생겼습니다.

    프랑스의 한 기업이 나뭇잎으로 만든 퇴비에서 발견한 효소를 개량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10일 해외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 친환경 화학회사 카르비오는 10시간 안에 페트병의 재료인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를 90% 분해하는 세균성 변종 효소를 개발했습니다.

     

    자연에서 페트병이 완전히 분해되려면 500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의 나뭇잎 퇴비 큐틴분해효소(LLC)는 하루 안에 페트병을 대부분 분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효소를 활용하면 페트병의 재활용 범위도 크게 넓어지게 됩니다. 기존의 페트병 재활용 기술로는 의료나 카펫 제작에 쓰이는 플라스틱만 만들 수 있지만 LLC를 이용하면 식품류에 쓰이는 페트병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카르비오는 이 효소를 5년 안에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로레알, 펩시 등 페트병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회사와 협력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 효소의 발견 과정을 담은 논문은 7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공개됐습니다.

  • 빛고을에 빵집 낸 달구벌 청년

    이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굴곡의 현대사를 겪으며 마음으로 가장 멀어진 두 도시를 꼽으라면 광주와 대구를 드는 이들이 많습니다. 

     

    대구의 옛이름 달구벌과 광주를 뜻하는 빛고을의 앞글자를 모아 ‘달빛동맹’이라는 말까지 만들어 두 도시가 친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정치적 성향이 너무 달라 마음까지 터놓을 수 있는 사이가 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달구벌의 두 청년이 빛고을에 빵집을 열었습니다. 광주 광산구의 주택가에 자리한 빵집 ‘빵과 장미’가 그곳입니다. 1908년 여성참정권을 요구하며 내건 구호 ‘모든 이에게 빵을, 그리고 장미도’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빵과 장미’의 주인은 서수민씨와 장미주씨입니다. 27살 동갑내기로 서씨는 우리밀과 천연효모로 빵을 만들고 장씨는 가게 운영을 맡습니다. 

     

    두 사람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게 이름이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빵과 장미’와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인생의 아름다움’을 담은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빵을 통해 아름답게 사는 법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빵과 장미’는 운영이 독특한 빵집입니다. 평소에는 여느 빵집과 다름없지만 가끔 ‘빵과 장미’는 작은 영화관으로 변신합니다. 강연장이 되기도 합니다. 빵집 

     

    공간을 크게 차지한 8인용 대형 식탁에도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가게 주인은 손님들이 함께 빵을 먹으며 얘기를 나누는 것을 통해 공동체 정신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들은 ‘우정과 환대의 정신이 살아 숨쉬는 가게’를 꿈꾼다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서씨는 인문학 공부를 위해 광주의 한 대안학교에 입학하면서 빛고을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대학 2학년 때 독일 어학연수를 받을 때 빵만드는 일에 푹 빠져 자비로 6개월을 더 머물면서 제빵을 배웠습니다. 돌아와서는 우리밀로 빵만드는 법도 익혔구요.

     

    그 뒤 사회적기업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2019년 11월 ‘빵과 장미’를 열었고 그의 권유로 대구의 한 디자인 회사에서 일하던 ‘베프(베스트프렌드)’ 장씨가 합류했습니다. 장씨는 기계 부속같은 회사원 삶이 싫었다고 합니다.

  • 멕시코의 총기 업사이클링 예술가

    멕시코의 예술가 페드로 레이예스는 총을 소재로 예술 작품을 만들며 무기거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이미지 : CGTN 유튜브 캡쳐]

    3만 3369명.

     

    2018년 멕시코에서 살해된 사람의 숫자입니다. 이 가운데 총기를 사용한 살인이 무려 2만 1000건으로 가장 많습니다.

     

    이는 멕시코의 살인 사건이 개인 간 우발적인 다툼에서 발생하는 게 아니라 조직적 범죄에 따른 것임을 알려줍니다. 그런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 대부분은 갱단입니다.

     

    갱단의 살해 대상은 민간인은 물론 정치인과 군인, 경찰에까지 이릅니다.

     

    이 같은 죽음의 악순환을 끊고자 멕시코의 예술가 페드로 레이예스는 총을 소재로 예술 작품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2008년 'Plas por Pistolas(총을 삽으로)'라는 칼과 창을 쟁기와 보습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추진했습니다. 이를 통해 1527개의 총으로 1527개의 삽을 만들어 나무 1527그루를 심었습니다. 그가 만든 삽은 각급 학교와 사회 기관에 기증됐습니다.

     

    레이예스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은 생명을 해치는 살인무기가 사람은 물론 지구촌의 모든 생명을 살리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IMAGE|715|center|페드로 레이예스는 총기를 악기로 만드는 '무장해제'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미지 : CGTN 유튜브] ]] 

     

    2013년에는 총기로 악기를 만드는 ‘무장해제’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쓰인 재료는 멕시코 북부 도시 시우다드 후아레스에서 군과 경찰이 압수한 총기 6700여 정입니다.

     

    이들 총기는 레예스의 손을 거쳐 마림바, 심벌즈 등 다양한 타악기와 현악기로 거듭났습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기에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세계적으로 무기 거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싶었다”라고 말했습니다.

  • 박미현 터치포굿 대표, 쓰레기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사회적 기업가

    박미현 터치포굿 대표이사. [이미지 : 유튜브 캡쳐]

    박미현 터치포굿 대표는 ‘버려지는 자원과 버리는 마음을 터치하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합니다. 

     

    터치포굿은 현수막이나 광고판 등 짧은 시간 쓰이고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과 환경 교육이 주요 사업입니다. 업사이클링은 재활용품에 디자인을 도입하거나 기능을 높여 가치를 더한다는 뜻입니다. 

     

    박 대표가 터치포굿을 만든 것은 지구촌을 위협하는 쓰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플라스틱이나 비닐에 재활용 로고가 표시된 것은 말 그대로 모두 재활용이 되는 줄 알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는 깜짝 놀랐지요..

     

    그는 언론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500이라는 숫자를 자주 얘기합니다. 500년은 플라스틱이 썩는 데 걸리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박 대표는 이를 ‘인간이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가장 긴 숫자’라고 표현합니다. 

     

    우리 자녀의 자녀의 자녀가 태어나서 온통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인 세상을 접하고 그런 상황을 만든 사람을 찾아 책임을 물으려고 해도 그들은 이미 세상을 떠난, 그런 세월이 500년입니다. 그렇게 오랜 생명을 지닌 플라스틱이 지구를 뒤덮고 있었습니다.

     

    박 대표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하지만 당장 주위에 널린 것들을 처리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업사이클링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한 2008년 터치포굿을 만든 이유입니다. “쓰레기가 더 이상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하는 순환고리를 만드는 일”을 시작한 것이지요.

     

    자동차 범퍼를 잘게 쪼개 만든 ‘버즈 줄넘기’ 페트병에서 추출한 섬유로 만든 담요, 선거현수막으로 만든 손가방, 이면지로 만든 포스트잇 등 터치포굿은 그 동안 쓰레기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마법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 만든 업사이클 블록은 터치포굿의 재활용 ‘열정’이 담긴 상품입니다. 텃치포굿은 플라스틱은 종류가 다양하고 안에 기름기가 끼여 있는 등 처리 비용이 많이 들어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고 업사이클로 재활용을 시도했습니다. 

     

    터치포굿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산업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인식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일이죠. 이를 위해 기업이나 기관 등을 대상으로 쓰레기 재활용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거나 아이들을 위한 환경교육을 진행합니다.

     

    박 대표는 터치포굿 브랜드 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RmfkW-FWkh0)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버려지는 자원으로 좋은 상품을 만들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하고 싶어요”

  • 119REO, ‘은퇴’한 방화복으로 암투병 소방관 돕는 회사

    119REO에서 방화복으로 만든 가방 [이미지 : 119REO 홈페이지]

    

    소방관들이 입는 방화복은 수많은 화재현장에서 많은 이들의 생명을 구하는 데 쓰이는 소중한 물건입니다. 그런 귀한 존재이지만 수명이 다하면 버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방화복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회사가 있습니다. 119REO입니다. 이 회사는 ‘은퇴’한 방화복으로 가방을 만들어 판매합니다. 가방 판매 수익금은 암 투병 중인 소방관들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 쓰인다고 합니다.

     

    119REO는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이 자신들의 미션을 적어 놓았습니다.

     

    ‘암 발병에 노출된 소방관들. 151명의 소방관이 투병 중입니다. 119REO는 암 투병 중인 소방관을 돕습니다.’

     

    119REO는 방화복을 업사이클링 해 가방을 만듭니다. 방화복의 법적 내구연한은 3년입니다. 이 기간 동안 방화복은 평균 354번 현장에 출동하고 ‘퇴역’하게 되는데 그 숫자가 1년에 1만 벌가량 된다고 합니다. 

     

    방화복은 고강도의 신소재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소방 현장에서는 기능이 부족하지만 일상용품의 소재로는 여전히 뛰어난 성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생활 방수 기능은 물론이고 불에도 잘 훼손되지 않는 방염 기능을 갖추고 있지요.

     

    119REO는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해 백팩 손가방 등을 만듭니다. 상의 16조각, 하의 10조각으로 이뤄진 방화복을 손으로 분해해 세척한 뒤 손으로 직접 자르고 이어붙이고 꿰매 가방을 만듭니다. 방화복의 ‘부활’은 가방에 그치지 않습니다. 파우치, 클러치 백, 인형, 팔찌, 열쇠고리 등도 방화복을 소재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방화복으로 만든 가방 등을 팔아서 얻은 수익금의 50%인 1500여만 원을 암 투병 소방관에 기부했습니다.

     

    이승우 119REO 대표가 이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2017년 소방관이 처한 열악한 현실을 언론을 통해 접한 뒤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소방관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도울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어 소방관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에서 김범석 소방관의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김범석 소방관은 2006년부터 8년 동안 수많은 현장을 누비며 350여 명의 생명을 구한 소방관인데 2014년 6월 혈관 육종암이라는 희귀 질병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가족들은 질병과 직무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국가로부터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고 김 소방관의 아버지는 공무상 상해를 인정해달라고 국가를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암 투병 중인 소방관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을 돕겠다는 생각에 119REO를 만들었습니다. REO는 Rescue Each Other의 약자로 서로를 구하자는 뜻을 담았다고 합니다.

     

    많은 이들의 생명을 구한 방화복이 업사이클링으로 다시 태어나 정부 지원 밖에서 고통받는 소방관들을 돕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 멕시코 빈곤층, 월 2만5천원에 내집 마련

    지난 12월 멕시코에서 완공된 3D프린팅 주택. [이미지 : 뉴스토리 유튜브]

    한 달에 2만 5천 원을 내면 내 집을 가질 수 있습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비영리 사회적 기업 ‘뉴스토리’가 멕시코 빈민들을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는 그런 꿈같은 이야기를 현실 속에 구현했습니다. 비법은 3D 프린팅입니다.

     

    뉴스토리는 멕시코 남동부 타바스코 지역의 한 농촌마을에 세계 최초의 3D 프린팅 주택단지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판잣집에 주로 사는 이 마을 주민들에게 번듯한 집을 공급하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뉴스토리는 지난 12월 17일 집 두 채를 완공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모두 50채를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입주자들에게는 무이자로 주택 담보대출이 제공됩니다. 다달이 400페소(약 2만 5천 원) 씩 7년 동안 갚으면 자신의 집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지역의 가구당 월 소득이 대략 200달러(23만 원)라는 점에서 보면 소득의 10%로 내 집을 장만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뉴스토리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대형 3D프린터 불칸2를 개발했습니다. 가로 10미터 세로 3.3미터 크기의 이 프린터는 이동형으로 오지에서 쓰일 것을 염두에 두고 전기와 물이 부족한 곳에서도 문제없이 작동되도록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불칸2는 24시간 만에 주택의 뼈대를 만든다고 합니다. 불칸1보다 속도가 2배가량 빨라졌습니다. 지진이 잦은 현지 사정을 고려해 라바크리트라는 시멘트 혼합물을 사용해 내진성도 높였습니다.

     

    완공된 집의 크기는 약 14평으로 침실 2개, 욕실 1개, 거실, 주방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뉴스토리는 집 한 채를 짓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건축 비용을 4천 달러 이하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만큼 집 한 채를 짓는데 400만 원 안팎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뉴스토리는 2014년 세계 빈곤층의 무주택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로 미국인 브렛 헤이글러가 만든 사회적 기업입니다.

  •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삶, 신독(愼獨)

    지난 14일 구자경 LG 명예회장이 향년 9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이미지 : LG 공식 홈페이지]

    구자경 LG 명예회장이 14일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유족은 ‘허례허식’을 삼가라는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도 비공개 가족장으로 조촐하게 치렀습니다.
     
    빈소를 공개하지 않고 조문은 물론이고 조화까지 사양했지만 인연 있는 정재계 인사 수십 명이 굳이 빈소를 찾을 정도로 고인이 남긴 족적은 큰 것 같습니다.
     
    구 명예회장은 생전에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부자가 되기 위해 바르고 부끄러움 없는 생활 자세”를 강조했다고 합니다. 
     
    그를 위해 고인은 서울 여의도 LG 사옥 집무실에 신독(愼獨)이라고 쓴 휘호를 걸어 놓고 늘 마음에 새겼습니다.
     
    신독은 대학에 나오는 군자필신기독야(君子必愼其獨也)의 줄임말입니다. 군자는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늘 올바르게 처신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이는 LG가 내세우는 ‘정도경영’의 바탕이 됐을 것입니다. 
     
    고인은 신독을 바탕으로 기업 경영의 원칙도 세웠습니다. 
     
    “사사로운 이해를 떠나 공사를 엄정히 구분하면서 기업을 이끌어 나가고, 항상 정당한 기준으로 판단하면서 기업을 운영한다면 사회는 결코 색안경을 끼고 보지는 않을 것입니다. 근검절약하고 절제된 생활을 영위하면서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부는 이 사회로부터 점차 존경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신독이라는 삶의 철학은 구 명예회장의 검소하고 소탈한 생활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그의 검소함은 가풍에서 나온 것이기도 합니다. 
     
    구 명예회장은 회고록 <오직 이 길밖에 없다>에 “나는 주로 구태회 숙부의 옷을 대물림해 입었다”라고 적었습니다. “조부께선 학용품도 하나 다 써야 새것 하나를 꺼내 주셨다”고도 했습니다.


    그렇게 배우고 자라서인지 구 명예회장은 재벌의 총수이지만 어느 동네에서나 만날 수 있는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검소한 삶을 살았습니다. 
     
    구 명예회장의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고동색 카디건과 검은 뿔테안경은 20년 쓴 물건들입니다. 은퇴한 뒤 사용할 컴퓨터도 계열사에서 쓰던 것을 가져다 쓸 정도로 근검절약했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회장님께서 1980년대 정부청사 인근 허름한 식당에서 일행과 수행원도 없이 혼자 비빔밥을 드시던 소박한 모습을 몇 차례나 봤다. 회장님의 그런 풍모가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을 키웠다"라고 회고했습니다.
     
    고인은 각지의 공장을 방문할 때도 불필요한 의전을 삼가도록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LG그룹에서는 오너 경영인이 방문했을 때 간부들과 직원들이 도열해서 맞는 일이 없습니다. 
     
    구 명예회장은 가족에게도 엄격했습니다. 힘 있고 돈 많은 이들의 대다수가 자식을 군대에 보내지 않으려고 궁리할 때, 고인의 네 아들은 모두 육군에서 병장으로 만기 제대했습니다.
     
    늘 자신을 돌아보는 신독의 삶을 살았기에 구 명예회장은 물러날 때도 알았습니다.  그는 1995년 LG를 장남 구본무 회장에게 넘겨주고 충남 천안으로 내려가 자연 속에서 평범한 사람으로 여생을 보냈습니다. 충분히 활동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한 상태에서 자식에게 경영을 물려주는 것은 흔치 않은 일입니다. 구 며예회장은 낙향한 곳에서도 버섯 재배를 연구하고 된장, 청국장, 만두 등 전통음식의 맛을 재현하는 데 힘을 쏟았다고 합니다.
     
    자신에게는 엄격했지만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일에는 늘 마음을 썼습니다. 1991년 사재 2억 원을 출연해 LG복지재단을 만들어 소외계층을 지원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이 상남이라는 호를 지은 것입니다.
     
    구 명예회장은 문중에서 항렬이 낮지만 나이가 많은 축에 들었습니다. 아저씨뻘 되는 이들이 자신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이들이 자신을 편하게 부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상남이라는 호를 지었습니다. 상남은 경남 진양군 지수면 고향집 앞에 있는 작은 다리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고인은 삶처럼 떠나는 길도 소탈했습니다. 
     
    유족은 빈소를 공개하지 않았고 화장 뒤 묻힐 장지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문상객도 200여 명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조화도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것만 받고 모두 돌려보냈습니다. 나라의 대표가 보낸 것이라 그마저 거절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 김치찌개 식당 사장이 된 신부님

    이문수 가브리엘 신부님은 김치찌개 집 사장님입니다. 서울 성북구 정릉시장 안 건물 2층에 있는 ‘청년식당 문간’이 신부님의 식당입니다.

     

    2018년 5월 문을 연 ‘문간’은 시장통 안의 여느 식당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값싸고 맛있는 김치찌개로 유명합니다. 칼칼한 국물에 듬뿍 썰어 넣은 김치와 큼지막한 두부, 돼지고기, 햄, 떡국떡 등이 푸짐하게 들어 있는 정통 김치찌개가 ‘문간’의 대표 메뉴이지요.

     

    맛이 좋지만 김치찌개 값은 3000원에 불과합니다. 2016년 개업했을 때 가격 그대로입니다. 게다가 밥과 샐러드는 무제한으로 제공됩니다.

     

    그래서인지 점심시간이면 이 식당은 자리가 꽉 찹니다. 하루 손님은 80~90명가량 된다고 합니다. 중고생과 대학생, 청년들이 절반 가까이 되고 나이가 지긋한 일반인들도 찾아옵니다.

     

    올해로 사제 생활 20년째인 이 신부가 식당을 연 이유는 인천에 있는 한 수녀원을 찾았을 때 그곳에 있던 수녀로부터 한 청년이 고시원에서 굶어 죽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충격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서였습니다. 

     

    당시 이 신부가 속한 글라렛 선교 수도회에서 청년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청년들을 위한 식당을 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수도회에 제안했고 승낙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때가 2016년 3월이었습니다.

     

    하지만 식당 운영에는 문외한이라 이 신부는 오랜 ‘스터디’를 통해 ‘창업’을 준비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많은 조언을 듣고 꼼꼼히 준비했습니다. 식당 운영 경험은 물론 청년들을 이해하기 위해 관련 활동을 하는 이들도 만났습니다.

     

    지속 가능한 식당을 만들기 위한 방안도 고민했습니다. 김치찌개 값을 3000원으로 정한 것도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월세, 요리사 인건비, 재료비 등을 따져보니 지속 가능하려면 최소한 3000원은 받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하루 운영비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부족한 부분은 기부받은 식재료로 메우고 있습니다.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것이 어떠냐는 조언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청년들의 처지에서 생각해보면 무료급식소에 자주 가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밥값을 받기로 했습니다.

     

    이 신부 자신도 “고민과 불안함과 실패와 좌절 같은 그런 것들을 안고 경험하고 지냈던 시기가 있었다"라고 합니다. 그는 서울 명문대 공대에 들어갔지만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고 편의점에서 끼니를 주로 때워야 했습니다. 

     

    그때 이 신부는 대기업에 취직해 돈을 많이 벌어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96년 겨울방학 때 피정에서 예수님처럼 사랑을 실천하고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걸 깨닫고 사제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합니다. 피정은 가톨릭 신자들이 일정 기간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고요한 곳에서 묵상과 자기 성찰기도 등 종교적 수련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신부는 몇 가지 꿈이 있습니다. 요리 실력을 쌓아 주방에 ‘진입’하는 것이고 ‘문간’ 같은 식당을 체인점으로 늘려나가는 것입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청년들이 문간에서 힘을 얻고 갔으면 좋겠다. 본인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곳이 있다는 것을 전해주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신부는 식당을 운영하면서 “하느님, 이 식당에 (배고픈) 청년들을 보내주십시오. 그들을 만나고 싶습니다”라고 매 순간 기도한다고 합니다. 테이블을 닦으면서, 음식을 나르면서도 그의 이 신부의 기도는 이어집니다.

    

  • 마이크로소프트 재팬의 주 4일 근무 실험

    마이크로소프트가 일본에서 주 4일 근무제를 실험적으로 운영했습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습니다.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고 직원들의 행복과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8월 한 달 동안 2300명의 직원들에게 주 4일 근무를 하도록 했습니다. 목요일까지만 근무하고 금요일은 쉬도록 한 겁니다. 이는 ‘과로 사회’ 일본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찾고자 기획된 ‘2019 여름 일과 삶 선택 챌린지(the Work Life Choice Challenge 2019 Summer) 프로젝트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물론 월급을 깎지는 않았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근무일이 하루 줄어들면서 업무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직원들과 논의해 일하는 방식에 변화를 줬습니다.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회의를 30분으로 제한했고 그 또한 대면회의보다는 온라인으로 하도록 했습니다. 대신 회사는 직원들이 가족과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1인당 920달러를 지급했습니다.

     

    타쿠야 히라노 마이크로소프트 재팬 대표는 자사 웹사이트에 “직원들이 어떻게 하면 일하는 시간을 20% 줄이고도 같은 결과를 낼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경험하기를 원한다"라고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1인당 생산성이 40%나 높아졌습니다. 반면 인쇄용지 사용량이 59% 줄었고 전기 사용량도 23% 감소했습니다. 업무 성과는 높아지고 비용은 절감된 것이지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직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94%가 만족한다는 답을 했습니다.

     

    주 4일 근무 실험은 이 회사가 처음이 아닙니다. 2018년 뉴질랜드 신탁회사 퍼페추얼 가디언(Perpetual Guardian)은 24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2개월 동안 주 4일 근무제를 실험했습니다.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집중력이 높아졌고 스트레스가 7%가량 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