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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랜지, 지속가능한 삶을 알려주는 소셜 벤처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만드는 창작자’ 

     

    권민정 플랜지 대표가 자신을 일컫는 말입니다.  

     

    권 대표는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경영학 전공하고 졸업 뒤 회사를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삶의 전환점이 되는 계기가 찾아옵니다. 여름 휴가지에서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한 두 달 동안 생사를 오가는 이들을 지켜보면서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지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탈리아 밀라노로 디자인 마케팅을 배우러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곳에서는 또 다른 계기가 권 대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래된 옷을 아끼고, 장인의 삶에 담긴 세월과 땀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사회 분위기를 접하면서 느림의 미학과 지속 가능한 삶에 눈을 뜬 것이지요. 패스트패션만 좇던 그는 느림의 미학과 지속 가능한 삶을 화두로 한 사업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공부를 마친 뒤 돌아온 권 대표는 이탈리아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플랜지 플랫폼(Plan G : Eco social Creative Platform : 이하 플랜지)을 만들게 됩니다. 

     

    [[IMAGE|317|center|플랜지 플랫폼(이하 '플랜지')에서 제작한 노트 바인딩 키트. 버려지는 종이로 만들어진 리사이클링 제품이다. [이미지 : 플랜지 플랫폼 페이스북] ]]

     

    플랜지는 일상의 공간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문화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친환경 브랜드를 개발하고 이를 알리는 소셜 벤처입니다. 

     

    권 대표가 플랜지를 통해 가장 주목하는 것은 일상성입니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환경 이슈를 경험하고 버려지는 것과 오래된 가치나 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권 대표는 사람들이 전시장이나 특별한 곳에 가지 않아도 가까운 일상 공간에서 전시를 하고 마켓을 열며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를 ‘게릴라전시’라고 부릅니다.  

     

    지난해 겨울엔 숲을 주제로 게릴라 미술관 ‘다같이 숲’을 서울 서대문구사회적경제마을센터에서 열었습니다. 숲과 자연, 멸종 위기 동물 등을 주제로 작업을 하고 버려지는 자원으로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이 함께 했습니다.  

     

    이어 전시를 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전시 포스터 일러스트를 프린트해 일회용 마스크를 대신한 패션 마스크를 만들었고, 버려지는 종이로 유용한 물건을 만들어 쓸 있는 DIY 키트도 만들었습니다. 

     

    [[IMAGE|318|center|플랜지에서 제작한 패션 마스크. [이미지 : 플랜지 플랫폼 페이스북] ]]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숲과 환경에 대한 작은 고민에서 시작된 실천은 이제 플랜지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이 됐습니다.  

     

    권 대표는 이처럼 플랜지를 통해 쉬운 방법 대신 느리고, 효율성은 떨어지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제품을 만들고 알리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플랜지는 지속 가능한 삶을 알려주는 이정표와 같은 사회적 기업입니다.

  • 부모와 교사가 함께 하는 공동육아 어린이집

    해와달 어린이집의 아이들이 교사들과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이미지 : 해와달 어린이집 유튜브 캡처]

    이윤을 생각하지 말아야 할 대표적인 일이 교육입니다. 

     

    지난해 어린이집에서 문제가 생긴 이유도 일부 원장들이 아이를 돌보고 가르치는 일을 사업으로 생각해서 벌어진 일입니다. 

     

    공동육아에서는 이런 일이 없습니다. 공동육아는 부모들이 출자금과 조합비 등을 마련해 어린이집을 직접 운영하는 시스템입니다. 

     

    서울 상도동에 자리한 해와달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이 바로 그런 곳입니다. 2002년 개원한 이곳은 사회적 협동조합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영리를 추구하지 않습니다. 

     

    [[IMAGE|316|center|서울 상도동에 자리한 해와달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이하 '해와달')은 부모들이 출자금과 조합비 등을 마련해 어린이집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미지 : 해와달 어린이집 유튜브 캡처] ]]

     

    ‘해와달’에 아이를 맡긴 부모들은 어린이집 재정과 시설 운영 전체를 책임지기 때문에 교사들은 아이들의 생활과 교육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부모들이 마련한 재원은 전적으로 아이들을 위해 쓰이고 어린이집 재정 현황은 해마다 조합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됩니다. 

     

    공동육아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해와달’ 어린이집은 부모와 교사는 물론 자연까지 교육 공간에 끌어들여 아이를 함께 키웁니다. 어린이집 커뮤니티 카페에는 ‘자연과 함께 놀아요, 어우러져 함께 살아요,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요, 부모도 더불어 성장해요’라고 교육 방침을 적어 놓았습니다. 

     

    [[IMAGE|314|center|'해와달'은 자연까지 교육 공간으로 활용해 아이들을 교육한다. 아이들은 나들이와 바깥놀이를 통해 자연과 함께 정신적, 육체적으로 밝게 성장한다.  [이미지 : 해와달 어린이집 유튜브 캡처] ]]

     

    ‘해와달’은 오전 7시 30분에 문을 엽니다. 부모들이 일찍 출근하는 가정을 위해서입니다. 교사들은 일찍 온 아이들을 품에 안고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집에서처럼 뒹굴거릴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간단히 아침을 함께 먹기도 하고요. 

     

    9시 30분까지 아이들이 모두 등원하면 체조와 동요 부르기로 아침을 시작합니다. 이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들이와 바깥놀이가 진행됩니다. 

     

    12시에 어린이집으로 돌아와 유기농 먹거리로 만든 점심을 먹고 1시부터 3시 30분까지는 낮잠을 잡니다. 3시 30분에 일어나 간식을 먹고 오후 활동을 하고 나면 어느덧 하루 일과가 끝이 납니다. 

     

    부모들의 사정에 따라 아이들은 5시 30분부터 집에 갈 수 있습니다. 7시 30분까지 어린이집을 운영하기 때문에 늦게까지 남아 있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IMAGE|313|center|'해와달'에 등원한 아이들이 교사들과 함께 체조를 하고 있다. [이미지 : 해와달 어린이집 유튜브 캡처] ]]

     

    '해와달'이 여느 어린이집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교사와 아이들 사이의 특별한 소통 방식입니다. 여기서는 아이들이 선생님이라는 말 대신 별명으로 교사를 부릅니다.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위해서입니다.  

     

    부모들도 아이 교육에 적극 참여합니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회의를 통해 부모들과 교사는 아이들의 교육을 함께 고민합니다. 부모들은 1년에 3번 일일교사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해와달’과 같은 공동육아는 1994년 ‘신촌우리어린이집’으로 우리 사회에 첫 선을 보였습니다.  
    고민은 그전부터 시작됐습니다. 1970년대부터 빈민 탁아 운동을 한 이들이 만든 ‘공동육아연구회’와 ‘해송 어린이 걱정 모임’이 오랜 연구와 논의를 거쳐 ‘공동육아’를 시작한 것이지요.  

     

    공동육아는 현재 사단법인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으로 발전해 우리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는 일을 펼치고 있습니다.

  • 아름다운 삶을 위한 기도문(작자 미상)

    날마다 하루 분량의 즐거움을 주시고 

    일생의 꿈은 그 과정에 기쁨을 주셔서 

    떠나야 할 곳에서는 빨리 떠나게 하시고 

    머물러야 할 자리에는 영원히 아름답게 머물게 하소서 

     

    누구 앞에서나 똑같이 겸손하게 하시고 

    어디서나 머리를 낮춤으로써 

    내 얼굴이 드러나지 않게 하소서 

     

    마음을 가난하게 하여 눈물이 많게 하시고 

    생각을 빛나게 하여 웃음이 많게 하소서 

     

    인내하게 하소서 

    인내는 잘못을 참고 그냥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깨닫게 하고 

    기다림이 기쁨이 되는 인내이게 하소서 

     

    용기를 주소서 

    부끄러움과 부족함을 드러내는 용기를 주시고 

    용서와 화해를 미루지 않는 용기를 주소서 

     

    음악을 듣게 하시고 햇빛을 좋아하게 하시고 

    꽃과 나뭇잎의 아름다움에 늘 감탄하게 하소서 

     

    누구의 말에나 귀 기울일 줄 알고 

    지켜야 할 비밀은 끝까지 지키게 하소서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지 않게 하시고 

    그 사람의 참 가치와 모습을 올바로 알게 하소서 

     

    사람과의 헤어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되 

    그 사람의 좋은 점만 기억하게 하소서 

     

    나이가 들어 쇠약하여질 때도 

    삶을 허무나 후회나 고통으로 생각하지 않게 하시고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지혜와 

    너그러움과 부드러움을 좋아하게 하소서 

     

    삶을 잔잔하게 하소서 

    그러나 폭풍이 몰려와도 쓰러지지 않게 하시고 

    고난을 통해 성숙하게 하소서 

     

    건강을 주소서 그러나 내 삶과 생각이 

    건강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하소서 

     

    질서를 지키고 원칙과 기준이 확실하며 

    균형과 조화를 잃지 않도록 하시고 

    성공한 사람보다 소중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언제 어디서나 사랑만큼 쉬운 길이 없고 

    사랑만큼 아름다운 길이 없다는 것을 알고 

    늘 그 길을 택하게 하소서

  • 청소가 직업인 그림 작가 김예지

    <저 청소일 하는데요?>의 김예지 작가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청소에 업을 두었다는 독특한 이력 때문에 화제가 되었다.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생각보다 행복합니다.”

    <저 청소일 하는데요?>(21세기북스)라는 책 표지에 쓰여 있는 글입니다. 이 책이 화제가 된 것은 김예지라는 작가의 특이한 이력 때문입니다.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안정적 직장을 다니던 작가는 26살 때 회사를 그만두고 어머니와 함께 청소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올해 30대에 들어선 작가가 지난 4년여 동안 청소 일을 하며 겪은 에피소드와 자신이 느낀 감정을 담은 책입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젊은 사람이 청소를? 작가는 책에서 자신의 경험을 들며 “시선 때문에 포기하지 말라"라고 조언합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만화나 삽화 등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직장은 그에게 그런 여유를 주지 않았습니다. 불안 장애가 있던 작가는 싫어하는 사람을 매일 만나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그때 오랫동안 요구르트 배달을 해 온 어머니가 청소 일을 함께 해보는 게 어떠냐고 권했다 합니다. 그래서 26살의 젊은 작가는 어머니와 함께 사무실, 병원, 학원 등을 청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막상 해보니 가성비가 좋았다고 합니다. 수입도 어느 정도 보장이 되고, 작업을 위한 시간도 확보가 됐고 무엇보다 인간관계 스트레스가 없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밥을 먹고 틈날 때 커피 믹스를 타서 마시는 시간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김 작가가 청소 일을 시작할 수 있었던 데는 어머니의 가르침이 힘이 됐다고 합니다. 그는 책에서 어머니로부터 ‘남과 비교하지 않기’ ‘자식을 깎아내리지 않기’ ‘항상 나를 생각해주기’ 등을 배웠다고 했습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네가 필요하고 맞다고 생각하면 남의 시선보다는 네게 맞는 방향으로 가라"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책을 낸 후 고등학생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다른 이들의 시선을 어떻게 견디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는 솔직하게 답했다고 합니다.

    “이기지 못했어요. 이겼다기보단 견뎠어요. 마음으로 이기고 싶었지만 사실 이기질 못하더라고요. 신경은 쓰였지만 견뎠던 것 같아요.”

    김 작가는 앞으로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는 게 꿈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생계가 해결될 때까지는 청소 일을 계속하겠다고 합니다.

  • 미드에 언급된 문재인 대통령과 기적의 배 메러디스호

    미국 드라마 타임리스(Timeless)에서 언급된 메러디스 빅토리호와 문재인 대통령. [이미지 : 청와대 페이스북 및 위키피디아 이미지]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드라마에서 언급돼 화제가 됐습니다.

     

    문 대통령의 얘기가 등장하는 드라마는 미국 NBC에서 방영된 타임리스(Timeless)입니다. 화제가 된 부분은 시간 여행을 하는 주인공들이 한국전쟁 때로 돌아가 북한 바닷가의 한 부두로 가면서 나눈 대화입니다. 한 등장인물이 “그 배에 탄 사람 가운데 중요한 사람이 있었냐"라고 묻자 다른 등장인물이 “미래의 한국 대통령 문재인의 부모”라고 답합니다.

     

    드라마에서 언급된 ‘그 배’는 중공군의 참전으로 수세에 몰린 국군과 미군이 함경남도 흥남에서 1만 명의 피난민을 실어 나른 메러디스 빅토리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때문에 화제가 되긴 했지만 메러디스 빅토리호와 선장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감동을 줍니다. 다음은 소설가 공지영 씨의 책 수도원기행2에 실려 있는 내용입니다. 

     

    [[IMAGE|297|center|흥남철수작전에 사용된 메러디스 빅토리 호. 1만 4천 명의 피난민을 구한, 단일 선박으로서 가장 큰 규모의 구조 작전을 수행한 배로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

     

    레너드 라루라는 이름의 선장은 미군의 군수품을 싣고 원산에 갔다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1만 4천 명의피난민을 구해 돌아왔습니다. 단 한 명도 죽거나 다치거나 아프지 않았다고 합니다. 

     

    라루 선장은 어마어마한 숫자의 피난민을 싣고 며칠 동안 항해를 해 남쪽으로 내려와 그들을 무사히 육지에 내려놓았습니다. 가슴을 쓸어내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그날이 바로 크리스마스이브였습니다. 라루 선장은 이 '사건'을 통해 하느님의 존재를 확신하고 가톨릭으로 출가해 마리너스 수사로 평생을 살았습니다.

     

    더 감동적인 것은 그 배에 탄 사람들의 얘기입니다.

     

    피난민을 실은 메러디스 호는 남쪽으로 사흘간 항해를 했습니다. 거제도에 도착해 선실의 문을 열었을 때 선장과 선원들은 약탈, 아사와 동사, 전염병 혹은 살인 등 여러 가지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단 한 사람도, 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건 기적이었습니다. 피난민들이 하선하는 데만 다시 이틀이 걸렸습니다. 피난민들은 그 힘겨운 상황에서도 노약자들에게 먼저 하선을 양보했다고 합니다.

     

    "팔꿈치로 밀치는 사람 하나 없었어요. 그들은 난민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품위를 간직한 사람들이었어요."

    라루 선장은 회고입니다. 

     

    전쟁 속에 죽음을 피해 필사의 탈출을 한 사람들, 배 화물칸에서 길게는 닷새 동안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지냈을 1만 4천 명의 사람들이 인간의 품위를 잃지 않고 약자를 배려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배 안에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님이 타고 있었습니다.

  • 최이현 모어댄 대표, 폐차에서 고급 가방을

    모어댄(Morethan)은 폐차에서 나온 가죽으로 가방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이다. 사진은 모어댄 설립자인 최이현 대표가 자사의 가방을 들고 있는 사진. [이미지 : SK이노베이션 블로그]

    최이현 모어댄(Morethan) 대표는 폐차에서 나온 가죽으로 고급 가방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의 CEO입니다. 

     

    자동차가 폐차되면 시트에 쓰인 천연가죽이나 안전벨트 등은 그냥 버려집니다. 폐차 업을 하시는 분들도 돈을 주고 내다 버려야 하는 거지요.  

     

    최 대표는 쓰레기장으로 갈 운명에 처한 그런 것들을 원재료로 고급스러운 가방, 지갑 등을 만듭니다. 심지어 안전벨트나 에어백도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버려지는 천연가죽 시트는 세척, 코팅 등 여러 작업 과정을 거친 뒤에 재생 가죽 원단으로 거듭납니다. 모어댄은 이 원단으로 명품 수준의 가방이나 지갑 등을 만드는 것이지요. 

     

    모어댄이 만든 제품은 컨티뉴라는 브랜드로 판매됩니다. 인터넷쇼핑몰(wecontinew.co.kr/)에는 그렇게 만들어진 고급스러운 제품들이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갑, 폰케이스, 서류 가방, 필통, 핸드백, 백팩, 카드지갑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최 대표가 모어댄과 같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영국 유학 때였습니다. 어찌 보면 우연과 우연이 맺어준 필연이라고 할까요. 

     

    당시 최 대표가 타고 다니다 세워둔 차를 누군가 들이받고 달아났습니다. 수리해서 쓸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폐차를 해야 했는데 너무 아끼던 차라 가죽 시트를 뜯어서 집에 갖고 왔다고 합니다.  

     

    패션을 공부하는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다가 가죽 시트를 보더니 소파를 만들라고 해서 만들어봤는데 꽤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최 대표는 당시 리즈대 대학원에서 ‘코퍼레이트 커뮤니케이션(corporate communication)’을 전공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마케팅과 연관시키는 방안에 대한 논문을 쓰고 있었는데 폐자동차 가죽시트를 재사용하는 일이 기업 마케팅과 관련이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 한국에서라면 사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SK이노베이션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모어댄’은 폐차업자마저 등을 돌린 쓰레기를 패션 아이템으로 재탄생시키는 사회적기업이 되었습니다.

  • 정경선, 세상을 바꾸는 특별한 재벌 3세

    주식회사 에이치지이니셔티브의 정경선 대표(33). 그는 재벌 3세임에도 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꾸는 일을 돕고자 하는 '체인지메이커'이다. [이미지 : KBS News 유튜브 캡처]

    정경선(33) 씨는 현대그룹을 만든 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입니다. 아버지는 현대해상화재보험의 정몽윤 회장이고요. 재벌 3세이지요. 

     

    하지만 그는 재벌가의 ‘돌연변이’로 ‘딴짓’을 하는 특별한 사람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업을 물려받기 위한 경영 수업 대신 선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꾸는 일을 돕는 게 그의 본업입니다. 

     

    클 경(京), 베풀 선(宣)이라는 이름에서 그의 인생이 짐작된다고 하면 과장일까요. 

     

    정경선 씨는 2012년 비영리사단법인 루트임팩트를 만들어 세상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그의 나이 26살 때였습니다. 2년 뒤에는 사회의 혁신적 변화를 추구하는 벤처기업을 도우려 소셜 벤처 투자회사 HGI를 만들었습니다. 

     

    정 씨의 공식 직함은 루트임팩트의 최고상상책임자이자 HGI의 대표입니다. 

     

    HGI 홈페이지에는 “모든 사람들이 가치 기반의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고 적혀 있습니다. “가치 기반의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소셜벤처를 돕는” 것이 미션입니다. 

     

    HGI는 체인지메이커를 지원하는 일을 주로 합니다. 체인지메이커는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꾸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아이 돌봄 매칭 플랫폼 ‘째깍악어’, 공유 주방 위쿡, 친환경 플라스틱 원료 개발 기업 ‘테코플러’, 위안부 할머니와 연결된 디자인 및 소품 제조 회사 ‘마리몬드’ 유아 전문 UX 디자인 회사 ‘키두(KIDU)’ 등이 HGI가 투자한 곳들입니다. 

     

    정경선 씨는 그 자신이 체인지메이커이지만 비슷한 일을 하는 다른 이들에게도 관심이 많습니다. 2018년 12월에는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는 체인지메이커 20명을 인터뷰한 책 <당신은 체인지메이커입니까?>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는 저자인 그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체인지메이커를 돕는 재벌 3세로 화제가 된 체인지메이커. 대학에서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아산나눔재단 창립 멤버 및 NPO 사업팀장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헌신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체인지메이커들이 행복하게 일해야 사회가 조금 더 빠르게 변화한다는 신념으로 2012년 비영리 사단법인 루트임팩트를, 2014년 임팩트 투자사 HGI를 시작했다. 현재 미국에서 MBA 과정을 밟음과 동시에 루트임팩트의 CIO(Chief Imagination Officer)이자 HGI의 대표로 일하며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임팩트 생태계 확장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정 씨가 성수동에 세운 8층 건물 헤이그라운드는 체인지메이커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스타트업이 모여들고 있고 소셜 벤처의 ‘메카’가 됐습니다. 80여 개 회사가 입주해 있고 상주하는 인구만 500명이 넘습니다.

     

    [[IMAGE|284|center|정경선 대표가 성수동에 세운 헤이그라운드. 체인지메이커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는 소셜 벤처의 ‘메카’이다. [이미지 : 루트임팩트 홈페이지] ]]

     

    금수저 중의 금수저로 태어난 정경선 씨는 어떤 생각으로 체인지메이커가 된 것일까요? 언론을 통해 알려진 그의 생각을 모아봤습니다. 

     

    “저는 남들이 평안해야 나도 평안하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내가 먼저 선의로 대하면 상대방도 선의로 갚는다고 믿었는데 그 믿음이 군대에서 흔들렸습니다. 카투사로 군 생활을 했는데 선임장교가 저를 무척 괴롭혔습니다. 하지만 그때 사회적 선의를 지닌 청년들이 홀대받는 현실을 바꾸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체인지메이커는 대단한 게 아닙니다. 신념이 굳은 사람이 사실 가장 폭력적일 수 있습니다. 거창한 일을 하기보다 일회용 컵 좀 덜 쓰고 공정무역 제품 구매하는 그런 분들이 중요한 체인지메이커라고 생각합니다. 

     

    할아버지인 정주영 회장님은 저의 알파와 오메가입니다. 할아버지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을 맡았는데 그때 많이 배웠어요. 할아버지는 지역사회교육협의회라는 비영리단체 이사장을 하셨는데 아무리 바빠도 꼭 챙기셨다고 합니다. 

     

    할아버지의 말씀 중에 꼭 새기고 있는 게 있습니다. 

     

    “나는 자본가가 아니라 부의 청지기다. 개인이 100억 원을 가지면 자기 재산일 수도 있지만 1000억 원이 넘어가면 그 사람 재산이 아니다. 사회가 그에게 맡긴 거다.” 

     

    집안에서는 처음에는 제가 하는 일을 잘 이해하지 못하셨습니다. 제가 하는 말을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최근에는 너 같은 애가 있어서 좋다고들 하십니다. 

     

    행복은 지속 가능한 감정이 아니라 집착하면 불행해집니다. 친구들과 두루 잘 지내고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와인 마시면 만족감이 커집니다. 

     

    제가 하는 일을 재벌 3세의 딴짓을 가식이나 위선으로 오해한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되묻고 싶습니다. 모든 재벌 3세는 다 똑같을까요? 

     

    저는 재벌 3세가 아니라 책 읽기를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내성적인 정경선으로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꿈꿉니다.  

     

    그 사회는 우리를 쓸모로 평가하고 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최소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고 다양한 개성을 존중받으며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신의 꿈을 만들어가는 사회입니다.”

  • 2년간 골프공 5만개를 건진 소녀

    알렉스 웨버(사진 우측)는 해양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바닷속에서 5만여 개 골프공을 건져냈다. [이미지 : 더 플라스틱 픽업]

    알렉스 웨버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18세 소녀입니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알렉스는 2년 동안 거의 매일 바다로 나갑니다. 파도가 높아 위험한 때 말고는 궂은 날이건 추운 날이건 가리지 않고 바다를 찾았습니다. 

     

    알렉스가 바다에 가는 이유는 골프공을 건지기 위해서입니다. 지금까지 5만 개의 공을 건져 올렸다고 합니다. 

     

    그가 16살일 때인 2016년 알렉스는 아버지와 함께 페블비치 골프장으로 유명한 바닷가에서 다이빙을 하다 물속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알렉스는 미국 라디오 방송 NPR 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모래가 보이지 않았어요. 바닷속이 온통 흰색이었습니다. 너 도대체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니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가슴에 총을 맞은 것 같았어요.” 

     

    [[IMAGE|279|center|골프공으로 오염된 바다에서 헤엄치는 물개. 페블비치 골프장 인근의 앞바다는 골프공이 수없이 떨어져 있다. 골프공은 얇은 폴리우레탄으로 코팅이 되어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코팅이 떨여저 나와 바다를 더더욱 오염시킨다. [이미지 : 더 플라스틱 픽업] ]]

     

    알렉스는 그때부터 바다에서 골프공을 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와 아버지의 친구인 스탠퍼드 대학의 과학자 매트 사보카도 동참했습니다. 그들은 캘리포니아 몬테레이의 바닷속에서 무려 5만 개가 넘는 골프공을 건져 올렸습니다. 자맥질로 건진 공은 카약에 실어 해변가로 날랐습니다. 

     

    바닷속을 뒤덮은 골프공은 페블비치 부근의 골프장들에서 날아온 것이었습니다. 

     

    해양오염 문제를 다루는 전문지에 따르면 골프공은 얇은 폴리우레탄으로 코팅이 되어 있습니다. 아연화합물과 같은 독성물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골프공에 포함된 이런 물질들이 떨어져 나와 바다를 오염시킵니다. 

     

    알렉스는 현재 골프장이 바닷속의 골프공을 처리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해양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공부를 할 수 있는 대학교에 진학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아버지의 친구인 매트는 알렉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알렉스가 한 일은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의 해양을 청소했다는 점뿐 아니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환경 문제에 관심을 끌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알렉스는 누구나, 나이와 상관없이 세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 동방정교회의 대수도자 시소이스 성인

    시소이스 성인은 동방정교회의 수도자로, 자신을 찾아온 이들에게 항상 겸손을 강조했다. [이미지는 본문과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시소이스 성인은 동방정교회의 수도자로 겸손을 강조한 수도자로 유명했습니다.  

     

    이집트 출신인 시소이스는 사막의 성자로 불리는 안토니우스 성인의 뒤를 따라 한평생 금욕주의 수도자로 겸손되게 살았습니다.  

     

    그가 머문 곳은 안토니우스 성인이 일궈놓은 수행터로 이집트 사막의 한 동굴이었습니다. 성인은 이곳에 머물며 60년에 걸친 수도 생활을 통해 높은 영적 성취를 이뤘습니다.  

     

    시소이스 성인은  많은 이의 병을 낫게 했으며 영혼을 정화했습니다. 죽은 아이를 기도로 살려냈다고도 합니다.  

     

    그는 자신에게는 매우 엄격했지만 늘 자비와 친절로 다른 이를 대했고 사랑으로 섬겼다고 합니다.  

     

    시소이스 성인은 자신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특히 겸손을 강조했습니다.  

     

    한 수도자가 어떻게 하느님을 항상 기억하며 살 수 있겠느냐고 묻자 시소이스 성인은 “그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자신을 다른 모든 사람보다 낮은 자리에 둔다면 그것이야말로 위대한 일이다”라고 답했습니다. 겸손을 지닌 사람은 성서의 모든 가르침을 충족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시소이스 성인은 회개의 중요성도 거듭 언급했습니다. 수도사들이 죄를 지은 이가 회개하는 데 일 년이면 되느냐고 묻자 시소이스 성인은 “나는 하느님의 자비를 믿는다. 그러므로 죄를 지은 형제가 온 마음으로 회개하면 하느님께서는 사흘 만에 받아주실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시소이스 성인은 자신에 대해서는 무척 엄격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세상을 떠날 때조차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시소이스 성인이 죽음을 앞두고 자리에 누웠을 때 주위에 몰려온 제자들은 성인의 얼굴이 태양처럼 빛나는 것을 봤습니다.  

     

    수도사들은 성인에게 무엇이 보이느냐고 물었습니다. 성인은 안토니오스 성인과 예언자들, 그리고 사도들이 보인다고 답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인의 얼굴은 더 빛이 났고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수도사들은 누구와 말씀을 나누고 계시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성인은 자신의 영혼을 데리고 가기 위해서 온 천사들에게 회개할 시간을 좀 더 달라고 간청하고 있노라고 답했습니다. 

     

    수도사들이 신부님은 회개할 일이 없지 않느냐고 묻자 성인은 나는 회개를 시작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마치자 성인의 얼굴은 더욱 빛났고 주위 사람들은 눈이 부셔 더 이상 쳐다볼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어 번개와 같은 빛이 번쩍이더니 아름다운 향기가, 그러고 나서 번개와 같은 빛이 번쩍이면서 성인은 세상을 떠났고 아름다운 향기가 그곳을 감쌌다고 합니다.

  • 두 아기를 구하고 세상을 떠난 아기

    무뇌증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아이를 정상적으로 출산하고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심한 부부의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미지 출처 : Kiley Thomas 트위터]

    한 부부가 의사로부터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죽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의사의 말을 들으며 아기가 이 세상에 온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 출산을 결심했습니다.  

     

    미국 테네시주 클리브랜드에 사는 크리스타 데이비스(23)와 데렉 러베트(26) 부부는 임신 4개월째 아기가 딸로 확인되자 라일리(Rylei)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일주일 뒤 의사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아기가 무뇌증으로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무뇌증 말 그대로 뇌가 거의 없는 상태의 질병을 말합니다.  

     

    무뇌증 태아는 사산되거나 태어나도 생존이 불가능합니다. 길어야 일주일 정도밖에 살지 못한다고 합니다. 

     

    의사는 부부에게 두 가지 옵션을 제시했습니다. 유도 분만을 통해 아이를 일찍 꺼내는 것이고 아이가 죽지 않을 경우 정상적으로 출산하는 것이었습니다. 의사는 아이가 태어나도 살 가능성이 없지만 장기 기증으로 두 명의 아기를 살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의사로부터 그 얘기를 듣고 남편과 나는 서로를 쳐다봤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라일리와 함께 집에 갈 수는 없겠지만 다른 두 아기는 집으로 갈 수도 있다는 거였어요.” 

     

    부부는 아이를 정상적으로 출산하기로 했습니다. 

     

    [[IMAGE|267|center|부부는 라일리가 비록 무뇌증이라 짧은 삶을 살 수 밖에 없더라도, 다른 생명들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해 정상 출산과 함께 라일리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이미지 출처 : Kiley Thomas 트위터] ]]

     

    라일리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에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크리스타는 “라일리가 내 품에 안겨 혼자 숨 쉬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그 자체가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라일리는 크리스마스이브에 태어나 새해 전날인 지난해 31일 떠나온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라일리가 기증한 심장판막과 폐는 다른 두 아기의 생명을 살렸습니다. 

     

    라일리가 이 세상에서 살다간 시간은 고작 7일에 불과했지만 두 아기에게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부부도  
    삶에서 가장 비극적인 순간을 이름도 모를 이들에게 희망의 순간으로 바꿔내는 기적을 이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