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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 성자들

이미지 : 픽사베이

히말라야의 성자 밀라레빠(2) - 밝은세계 향해 나아가다

작성자 : 박흥선 에디터

밀라레빠는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재물을 파괴한 후,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몹시 후회했습니다. 마음이 괴로워 음식을 먹을 수도 없었고 잠을 잘 수도 없었습니다. 밀라레빠는 올바른 가르침을 찾기로 결심하고 길을 떠났습니다. 밀라레빠에게 가르침을 주던 한 라마승이 밀라레빠에게 마르파에 대해 알려주었습니다.

“남부 지역 로닥에 위대한 인도 성자이신 나로파님의 제자 마르파님이 계시다. 마르파님은 경전 번역의 일인자고 밀교 교리에 뛰어난 사람인데, 너와는 전생으로부터 인연이 있으니 거기로 가거라.”

 

마르파의 이름을 듣는 순간 밀레르빠의 눈에 기쁨의 눈물이 흘렀습니다. 마르파를 찾아가는 여러 달 동안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습니다.

‘언제 내 스승을 만나게 될 것인가? 언제 그의 얼굴을 우러러보게 될 것인가?’

 

마르파는 밀라레빠가 오기 전날 밤, 꿈을 꾸었습니다. 스승 나로파가 나타나 녹이 슨 금강저를 주며 황금병에 담긴 감로수로 녹을 닦고 승리의 깃발 위에 세우라고 지시했습니다. 금강저를 닦아 깃발 위에 세우니 찬란한 빛이 온 세상을 가득 채우면서 중생들이 예배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마르파는 행복한 마음으로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마침내 밀라레빠가 찾아왔으나 마르파는 쉽게 가르침을 주지 않고 여러 가지 힘든 일만 하게 하였습니다. 자신에게 오는 사람들의 예물을 약탈하는 마을에 가서 우박 폭풍으로 혼내주라고 명령하였습니다. 밀라레빠는 마음의 고통을 억누르고 마르파가 말한 대로 실행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약속한 대로 가르침을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뭐라고? 아니 그래, 내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인도에서 들여온 그 신성한 법을 너의 그 악업의 대가로 가르쳐 달란 말이지? 당장 마을에 입힌 피해를 모두 배상하고 죽은 사람들을 다시 되살려 놓고 오렴. 그러면 내가 너에게 진리를 가르쳐 주겠다.”

 

다음날 아침 밀라레빠를 찾아온 마르파는 산마루에 둥근 건물을 짓게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계획을 잘못 세웠다며 흙과 돌들을 원래의 장소에 돌려놓게 하였습니다. 다음에는 반달 모양의 집을, 그 다음에는 삼각형 모양의 집을 짓게 한 다음 다시 부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나중에는 사각형의 9층 집을 짓고 10층에 장식물을 얹으라고 하였습니다.

 

밀라레빠의 등허리에 난 상처에서 피고름이 흘러 등 전체를 적셨습니다. 그래도 밀라레파는 짐을 나르며 일을 계속하였습니다. 마르파의 부인인 다메마는 안타까워하며 늘 좋은 음식을 가져다주고 밀라레빠를 위로하였습니다.

“정말 알 수 없는 분이야. 보통 때 같으면 개를 만나도 불법을 가르치고 그 개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는 분이었는데……. 그러니까 스님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는 마라.”

 

수제자들을 위한 대관정 의식이 열리는 날, 다메마는 밀라레파에게 그 의식에 참석해 보라고 권했습니다. 그러나 마르파는 제자들에게 베푸는 의식이 있는 날마다 밀라레빠에게 트집을 잡고 머리카락을 잡아끌거나, 발길질하거나, 바닥에 거꾸러뜨려 쫓아냈습니다.

 

다메마는 밀라레빠의 처지를 동정하여 마르파의 제자인 곡파스님이 사는 마을로 보내 교리를 배우게 하였습니다. 마르파 이름으로 된 편지를 써 주고, 나로파 스승님의 목걸이를 몰래 내어 주어 마르파가 보낸 증명으로 삼게 했습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마르파는 자기 아내와 곡파스님에게 벌을 내렸습니다. 절망에 빠진 밀라레빠는 목숨을 끊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제가 악업이 너무 많아 저만 고통당한 것도 모자라 사모님과 스님까지 끌어들였네요. 저는 이생에선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많은 죄를 짓고 있으니 차라리 인생을 빨리 끝내는 게 훨씬 나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