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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말라야의성자 밀라레빠(6) - 금강신으로 나타난 밀라레빠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밀라레빠는 자신을 만나고 싶어 했던 사람들과 자신을 아는 사람들, 그리고 모든 제자들을 찾아오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날에 걸쳐 ‘현상계의 진리(인과율)’와 ‘실재계의 진리(법신)’에 대하여 설법을 하고 축복을 해주었습니다. 며칠 후 병의 증세가 나타나자 제자들은 약을 먹고 치료를 받도록 간청했으나 밀라레빠는 수행을 위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고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죽음의 고통이 두려워 다시는 죽음을 겪고 싶지 않고 그래서 영원히 축복을 갈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비밀 행법을 가르쳐 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몇몇 제자들이 행법을 가르쳐 달라고 간청하자 밀라레빠가 말하였습니다.

     

    “모든 세속적인 욕망은 최종적으로 아쉬움만을 가져온다.

    얻은 것은 사라지고, 쌓은 것은 무너지며, 태어난 것은 죽는다.

    이런 이치를 아는 사람은 얻는 것과 쌓는 것, 만나는 것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올바른 스승의 지시에 따라 진리를 깨닫고자 노력한다.

    이것 하나만이 최선의 행법이다.”

     

    밀라레빠는 요기가 마을에서 죽는 것은 왕이 민가에서 죽는 것과 같으니 츄바르에 있는 동굴로 가서 죽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병환이 깊어서 걸어가시기 힘들 것입니다. 저희가 가마를 들 테니 타고 가십시오.”

    “내게는 병도 죽음도 실체가 없는 것이다. 나는 이미 스승님의 가르침으로 그것을 초월했다. 나는 여기서 병환의 현상을 보였고, 츄바르에서는 죽음의 현상을 보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 가마 같은 것은 필요 없다. 젊은 제자들 몇몇은 먼저 츄바르로 가는 게 좋을 것이다.”

     

    먼저 출발한 젊은 제자들은 밀라레빠가 이미 딜체 동굴에 와 있는 것을 보았고, 나이 든 제자들은 그를 모시고 갔으며 또 다른 밀라레빠는 그대로 머물러 대중들에게 마지막 설법을 했습니다. 집에서 고별 의례를 하며 그에게 공물을 바치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나타나 설법을 하였습니다. 나중에 모든 사람이 밀라레빠를 자신이 모셨다고 주장하자 그가 말하였습니다.

     

    “모두 다 옳다. 나는 그대들 모두와 함께 있었다.”

     

    밀라레빠는 을묘년(1135) 음력 12월 새벽에 고요한 삼매에 들었고 여든넷의 나이로 입적하였습니다. 하늘에는 아름다운 만나라 형상이 펼쳐졌습니다. 시신은 엿새가 지날 때까지 천상의 존재들과 같이 빛났고 그의 제자 레충이 늦게 도착하여 열렬한 기도를 하자 정광명 상태에서 다시 되돌려 금강신의 형태로 나타나 모습을 보이고 게송을 읊었습니다.

     

    이생과 내생의 큰 죄인은

    스스로 만들어낸 생각.

    언제나 없는 형상 찾으며

    제 안의 참된 진리 알지 못하네.

    그대 안의 진리의 본성을 탐구하라

     

    육도의 덧없는 도시에 태어난 이유는

    악업을 낳는 죄와 미망(迷妄).

    좋다 나쁘다 분별하면서

    둘 아닌 하나임을 알지 못하네.

    좋고 나쁨을 다 버릴지어다.

  • 히말라야의성자 밀라래빠(5) - 독이 든 우유를 기꺼이 마시다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딘의 안쪽 마을에 싸푸와라는 학식 있는 라마승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겉으로는 밀라레빠에게 경의를 표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질투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밀라레빠에게 유식한 질문을 하여 그의 무지를 폭로하려는 마음을 품었습니다.

     

    마을에 큰 잔치가 열렸는데, 밀라레빠는 상석에, 싸푸아는 그다음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는 철학 책을 꺼내어 밀라레빠에게 주며 해석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밀라레빠의 관점에서 보면 큰 지혜는 속세의 어떤 교육법도 요구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올바른 지식이란 경전 연구나 신앙 고백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논리적인 글을 말로 해석하는 것은 당신 자신이 더 잘 할 것이오. 그러나 참된 진리를 알기 위해서는 윤회와 열반을 하나로 보면서 고독한 명상을 통해 자신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오. 나는 이런 언어적 지식을 모르고, 알았다 하더라도 오래전에 잊었소. 그 이유를 노래로 부를 테니 들어보시오.”

     

    간추려 속삭여진 진리를 명상하는 데 익숙해져

    책들이 말하는 모든 것을 잊어버렸네.

     

    새로운 체험들을 정신적 성장에 적용하는 데 익숙해져

    교리와 신조들을 잊어버렸네.

     

    침묵의 의미를 아는 데 익숙해져

    단어와 문구들의 의미를 잊어버렸네.

     

    사람들이 밀라레빠의 말에 더 동조하자 모욕감을 느낀 그는 첩에게 값비싼 보석을 주겠다며 밀라레빠에게 독약이 든 우유를 바치게 했습니다. 밀라레빠는 제자들과 신도들을 해탈과 완성으로 이끄는 자신의 임무를 마쳤으므로 자기에게 임종의 시기가 온 것을 알았습니다. 싸푸아의 첩이 독약이 든 우유를 공물로 바쳤을 때 밀라레빠는 잔잔하게 웃으며 받아 마셨습니다. 그녀가 그 모습을 보며 싸푸아가 말한 대로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밀라레빠가 물었습니다.

     

    “약속받은 보석은 받았는가?”

     

    그녀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두려움에 떨며 독이든 우유를 자신에게 도로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나는 물론 돌려주지 않을 것이야. 나는 그대를 가엾게 여기노라. 내 수명은 다 되었고 할 일도 다 끝났다. 독이든 우유가 내게 죽음을 주는 것도 아니다. 그대와 싸푸아는 이번 일을 깊이 참회할 것이고 때가 되면 그대들도 고행과 수도에 몸을 바칠 것이다. 내가 지금 그대들을 구원하지 않으면 영원토록 지옥의 고통이 따를 것이다. 그러므로 그대의 공양물을 수락하는 것이다.”

  • 히말라야의 성자 밀라레빠 (4) - 대성취를 이루다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밀라레빠는 고향에 도착해서 꿈속에서와 똑같이 폐허가 된 집을 보게 되었습니다. 흙먼지 속에서 어머니의 유골을 찾아 수습하며 말할 수 없는 고뇌를 느꼈습니다. 여동생은 집을 떠나고 없었습니다. 원수가 왔다며 마을 사람들에게 쫓기기도 했습니다. 밀라레빠는 닥카르타소 동굴로 떠나며 수행을 위하여 어떤 마을이든 사람 사는 곳에 내려가지 않겠다고 서원하였습니다.

     

    허망한 속세의 향락에 유혹당하지 않고

    명상의 평화가 깊어지기를

     

    무의식의 평온에 빠지지 않고

    초의식의 꽃이 피어나기를

     

    밤낮으로 끊임없이 명상을 계속하며 삼 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밀라레빠는 식량이 떨어지자 동굴 근처에 있는 쐐기풀로 죽을 끓였습니다. 몸이 해골같이 야위고 피부도 쐐기풀과 똑같은 녹색을 띠기 시작했으며 털도 녹색으로 바뀌었습니다. 지나가던 사냥꾼들이 밀라레빠의 비참한 모습을 동정하여 세상에 나가 더 나은 삶을 살라고 권하였습니다.

     

    말(생각)을 전념(專念)의 올가미 밧줄로 붙잡아

    명상의 기둥에 묶어두고

    스승의 가르침을 먹이면서

    의식의 흐름을 마시게 하네.

     

    이 말은 드넓은 행복의 평원을 달리게 되니

    목적지는 모든 승리자들의 나라

    후미는 윤회하는 삶 벗어나고

    선두는 해탈의 안전한 곳으로 나아가네.

     

    이렇게 달리며 불성(佛性)을 전달하니

    당신들의 행복이 이와 같은지?

    속세의 행복을 나는 원하지 않노라.

     

    몇 년이 지나 누이동생 페타가 소식 듣고 동굴로 찾아왔습니다. 페타는 오빠를 잘 알아보지 못하다가 목소리를 듣고서야 울음을 터뜨리더니 그대로 의식을 잃었습니다. 동생은 자기가 본 부유하고 존귀한 라마승 밑에 제자로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간청했습니다.

     

    다음에는 어렸을 때 약혼했던 제세가 누이동생과 함께 잘 절여둔 고기와 버터, 보릿가루를 들고 찾아왔습니다.

     

    “먹을 것은 보시를 받으세요, 입을 것은 가져오겠어요.”

     

    “좋은 옷과 음식과 친구들에 둘러싸여 흉내만 내는 수행에 만족할 수 없소. 그리고 당신과 페타는 옷가지를 들고 여기 오지 않아도 돼요. 불법에 귀의한다면 오는 것을 허용하겠소. 먹을 것을 구하러 가라는 충고는 고맙지만 그런 말이 내겐 들리지 않소.”

     

    그 무렵 명상 중에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혼란이 왔던 밀라레빠는 그들이 가져온 음식을 먹고, 어려움이 닥칠 때 보라며 스승이 주었던 책에서 수행 중의 장애를 극복하는 행법을 찾아 실행하였습니다. 그러자 몸속에서 미세한 기도(氣道)가 열리고 배꼽 아래의 매듭이 풀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어서 모든 감각을 초월한 고요하고 맑은 의식 상태가 찾아왔습니다. 수행자에게 바친 음식의 공양이 깨달음의 공덕이 되어 높은 경지로 나아가게 된 것입니다.

     

    꿈속에서 밀라레빠는 수백 개의 분신을 만들어 불국토에 가서 그곳의 가르침을 듣고 많은 사람들에게 설법을 하였습니다, 몸을 빛이나 물로 변화시킬 수도 있었습니다. 밀라레빠는 현실에서도 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수행을 하였고 현실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밀라레빠는 생명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해방과 초월의 길로 나아갔습니다. 수많은 제자들을 수행시키고 대중들을 감화시키며 바른길로 인도했습니다. 밀라는 종교의 성자들에게 공통되는 거룩함으로 인류가 무지의 어둠을 벗어나도록 돕는 또 하나의 등불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