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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가두와 인스티튜토 테라의 노력으로 열대우림이 복원된 브라질의 미나스 제라이스 모습 [이미지 : 인스티투토 테라 홈페이지]

다큐 사진의 거장, 황무지 된 고향에 ‘기적의 숲’ 복원

작성자 : 권우현 에디터

브라질 다큐멘터리 사진의 거장 세바스티앙 살가두(75)가 황무지가 된 고향을 울창한 숲으로 바꿨습니다.

 

살가두는 세계 각지를 다니며 촬영한 노동자와 이주민들에 대한 사회성 짙은 사진으로 지구촌에 큰 반향을 일으킨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입니다.

 

다큐 사진작가로 명성을 얻는 그는 1994년 아프리카 르완다의 대량학살을 고발한 사진 작업을 마친 뒤 얻은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찾은 고향마을 미나스 제라이스에서 또 다른 충격을 받게 됩니다.

 

고향 마을은 황무지로 변해 있었습니다. 어릴 적 뛰놀던 열대 우림은 다 사라졌고 자신이 보고 자란 악어와 새 등도 모두 자취를 감췄습니다.

 

살가두는 영국 언론 가디언에 “모든 것이 나처럼 앓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파괴됐고 나무가 자라는 땅은 0.5%에 불과했습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살가두는 아내 레일리아와 함께 고향 마을의 자연을 복원하기로 마음을 먹고 가족과 협력자를 모아 1998년 ‘인스티투토 테라(Instituto Terra)’를 설립하고 215만 평의 땅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 살가두는 20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열대우림의 원래 모습을 되찾기 위해 209종의 토종 나무 씨앗을 뿌렸습니다.

 

재단의 노력으로 서서히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나무가 자라면서 토양 침식이 중단됐고 8개의 샘이 복원되면서 물이 생겨났고 숲이 제 모습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현재 살가두의 고향 마을은 열대우림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170여 종의 조류와 30여 종의 포유류가 숲에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10여 종의 파충류와 양서류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살가두는 지구온난화의 해법도 찾았습니다.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나무입니다. 우리는 숲을 살려야 합니다. 토착 나무가 있는 숲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독사와 흰개미는 찾아오지 않습니다. 숲이 없으면 동물들도 오지 않습니다.”

 

살가두는 산림 복원 및 보존의 필요성 등 환경 관련 인식을 깨우기 위한 교육사업도 시작했습니다. 인스티튜트 테라는 2002년 환경교육과 복원 센터(CERA)를 만들어 70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모두 6만 500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황무지였던 살가두의 고향은 브라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그가 시작한 프로젝트는 다른 지역으로도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땅을 딛고 사는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자연은 지구이고 자연은 우리와 함께 사는 또 다른 존재입니다. 우리가 지구에 일종의 영적 귀환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생존이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인스티투토 테라의 노력으로 브라질의 미나스 제라이스는 20년만에 황무지에서 열대우림으로 산림이 복원되었다. [이미지 : 인스티튜토 테라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