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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픽테토스의 부동심

    어떤 것을 잃게 되면 “나는 그것을 잃었다”라고 말하지 말라. 대신 “그것이 원래 있었던 곳으로 돌아갔다”라고 말해야 한다.

     

    그대의 아이가 죽었는가. 그 아이는 원래 자리로 돌아간 것이다. 그대의 아내가 죽었는가. 그대의 아내 또한 원래 자리로 돌아간 것이다.

     

    그대의 재산을 잃었는가? 그 재산 또한 원래 자리로 돌아간 것이다.

     

    그대는 자신에게서 그것을 빼앗은 자를 사악한 도둑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을 준 사람이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어떻게 해서 문제가 되는가?

     

    그것이 그대에게 주어지는 동안에는 그것을 돌보되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지 말라. 마치 나그네가 여인숙을 대하듯이 그것들을 대하라.

  • 커피 마시고 장수하세요

    한국인 등 동아시아인들에게 커피가 사망 위험률을 크게 낮춰준다고 합니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4국의 연구기관이 이들 지역에 사는 33만 명을 장기 추적해서 나온 결과입니다.

     

    커피가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는 꽤 나왔지만,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라고 하네요.

    서울대 식품영양학과와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등 4국 공동 연구팀은 국제역학저널 최신 호에 ‘아시아 코호트 분석을 통한 커피 및 녹차 소비와 사망률’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실었습니다.

     

    이 논문에 따르면 하루에 커피를 1~3잔 미만 마시는 남성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이 22% 낮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하루 3~5잔 미만과 5잔 이상 마시면 사망 위험이 각각 24%씩 낮았습니다.

     

    여성은 1~3잔 미만 마실 때는 사망 위험이 20%, 3~5잔 미만일 때에는 35%, 5잔 이상이면 28% 감소했습니다.

     

    커피는 암이나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커피를 5잔 이상 마시면 남성은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15%, 여성은 19% 낮았습니다.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도 남성과 여성 모두 27% 줄어들었습니다.

     

    카테킨 성분이 풍부한 녹차를 마시는 것도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률을 낮춰주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루 녹차 섭취량에 따라 남성은 15~21%, 여성은 12~22%까지 심혈관 질환과 관련한 사망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 세계적 힙합스타 에이콘(Akon), 아프리카의 빛이 되다

    에이콘은 미국의 유명한 힙합, R&B 가수입니다.

     

    2004년 싱글 'Locked Up'으로 데뷔했고 2007년 'Smack That'으로 그래미 어워드 대상을 받은 세계적 인기가수입니다. 그의 노래 가운데 23곡이 빌보드 차트 톱100에 들어갔습니다.

     

    한국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에이콘은 2014년 한국을 찾아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에이콘에게는 유명 가수 아닌 또 다른 얼굴이 있습니다. 아프리카에 가수가 아닌, 태양광을 이용해 지속가능하고 값싼 전기를 공급하는 운동가의 모습입니다.

     

    ‘에이콘 라이팅 아프리카(Akon Lighting Africa)’는 그가 아프리카 대륙에 전기를 공급하는 프로젝트 이름입니다.

     

    아프리카 세네갈 출신으로 7살 때 미국에 이민을 간 에이콘은 인기가수로 성공한 뒤에도 늘 아프리카의 가난한 이웃들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들을 도우려는 방안을 찾다 자신이 세네갈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전기가 그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세네갈에서 자신처럼 가난한 집 아이들은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를 해야 했는데 전기가 없이는 공부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게다가 값싼 등유는 건강을 해쳤습니다.

     

    에이콘 라이트닝 아프리카 프로젝트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에이콘은 중국 태양열 업체와 함께 10억 달러의 신용한도를 설정하기로 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성과는 놀라웠습니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단 1년 만에 기니, 세네갈, 시에라리온 등 아프리카 14개국에 태양열 발전을 통해 전기를 제공했습니다.

     

    2016년에는 16개국 480개 마을에 10만 개의 가로등을 보급했고 1200개의 태양열 발전 전력망을 구축했습니다. 이를 통해 창출된 일자리만 5500개에 이릅니다.

     

    ‘에이콘 라이트닝 아프리카’를 통해 서민들은 늦게까지 가게를 열어 소득을 늘릴 수 있게 됐고, 어린이들은 유해한 등유 램프 없이도 공부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어두운 지역을 밝히는 가로등은 범죄율도 크게 줄였습니다.

     

    현재 ‘에이콘 라이트닝 아프리카’는 아프리카 25개국 2880만여 명의 사람들에게 태양열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싼값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아프리카 많은 나라가 정치적으로 불안해 정부의 도움을 받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이라 금융기관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융통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다음으로는 아프리카 주민들의 자립을 돕는 문제였습니다. 에이콘은 자신의 프로젝트가 자선사업이 아닌 아프리카 사람들의 자립을 돕는 지속가능한 프로젝트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에이콘 라이트닝 아프리카’를 비영리 자선 단체가 아닌 영리회사로 설립한 이유입니다. 대신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태양열 발전 기술을 교육하는 학교 Solektra Solar Academy를 설립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에이콘 라이트닝 아프리카’의 목표는 2030년까지 아프리카 대륙의 2억 5천만 명에게 태양열 발전 전력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에이콘은 또 다른 목표도 세웠습니다. 이른바 ‘Akon City입니다. 세네갈에 세워질 이 도시는 태양열 발전으로 전력을 충당하고 자체 암호화폐인 ACoin을 사용할 미래 도시입니다.

     

    약 60억 달러(약 7조1천억 원)가 투자되는 이 도시에 대해 에이콘은 “인종차별을 겪는 모든 이들에게 ‘돌아갈 고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명상하면 뇌가 더 커진다?

    명상은 스트레스 관리, 학습 향상, 건강 증진, 경기력 향상, 약물중독 치료, 심리치료, 습관 교정, 자기 수양, 면역력 향상 등에서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연구는 명상이 심리적인 효과 뿐만 아니라, 뇌의 회백질(척추동물의 중추신경에서 신경세포가 모여 있는 곳으로 중추신경의 조직을 육안으로 관찰했을 때 회백색을 띠는 부분) 크기도 실제로 키운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연구팀은 지난해 명상이 뇌에 주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사람들을 실험 관찰했습니다. 꾸준히 명상을 해 온 사람 22명과 그렇지 않은 사람 22명의 뇌를 고해상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해 관찰하고 분석한 거죠.

     

    이때 명상을 한 그룹의 평균 명상 기간은 24년이었고, 명상 시간은 하루 10분에서 90분으로 다양했습니다. 실험 관찰 결과, 오랫동안 명상을 해 온 사람들의 뇌 여러 부위는 명상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컸고 뇌 능력이 훨씬 잘 발휘되고 있었습니다.

     

    또한 이들의 뇌는 대뇌,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안와전두피질 등의 크기가 보통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더 컸습니다. 반면 명상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선 이런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고요.

     

    이 연구 결과(The underlying anatomical correlates of long-term meditation: Larger hippocampal and frontal volumes of gray matter)는 뉴로이미지(NeuroIamge)에 실렸습니다.

     

    결론적으로 연구팀은 “명상을 해온 사람들의 뇌가 명상을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확실히 더 크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명상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면서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하는지 이유를 밝히는 열쇠가 되었다”라고 했습니다.

  • 위로와 평화를 주는 가톨릭 피아노 묵상곡

    또 한 주가 지나갔습니다.

    모두들 최선을 다하셨고, 애쓰셨습니다.

     

    어떤 때는 너무 지쳐 아무런 생각조차 나지 않기도 합니다.

    그때 자신에게 미소를 지어보세요. 작은 음악도 선물해보세요.

     

    위로와 평화를 주는 가톨릭 피아노 묵상곡을 소개합니다.

  • 하느님과 대화를 나눈 아이

    <울지마 톤즈>는 이태석 신부님의 헌신적인 생애와 죽음이 깊은 감동을 자아내는 영화입니다.

     

    한 엄마가 아이와 함께 영화를 봤습니다. 엄마는 영화가 끝났지만 감동과 함께 슬픔의 쓰나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계속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아이가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그렇게 슬퍼?"

    "신부님이 저렇게 애쓰다 돌아가셨는데 넌 안슬퍼?"

     

    "그래서 하느님께 물어봤어. 왜 그렇게 신부님을 빨리 데려가셨냐고."

    "그랬더니 뭐라셔?"

     

    "신부님이 이 세상 할 일을 다 마치셨기 때문이래."

    "그럼 저 불쌍한 아이들은 어떡하라고?"

     

    "그건 남은 우리들 몫이래. 슬퍼만 하지 말고 나와 엄마가 할 일을 찾으면 돼."

  • 고양이가 10년 만에 다시 '집사'를 만났을 때

    영국 애버딘에 살던 부부 닐과 루시 헨더슨은 아기 고양이를 데려와 '포브스'라는 이름을 붙이고 애지중지 키웠습니다. 아기 고양이는 부부를 잘 따랐고, 갖은 애교를 부려 부부를 즐겁게 했습니다.

     

    그런데 2011년 3월 포브스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부부는 애타게 포브스를 찾아 포스터를 붙이고, 살던 동네 로즈마운트 지역을 샅샅이 뒤졌습니다.

     

    심지어 혹시 숨어 있을지 모를 차고와 창고까지 살폈습니다. 8, 9개월을 찾아 헤맸지만, 포브스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 후 10년의 세월이 흘러 에든버러에 살고 있던 부부는 놀라운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스코틀랜드 SPCA(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 동물학대 방지협회) 구조원이 애버딘에서 얼룩무늬의 야윈 고양이를 발견했는데, 그 고양이에 심어진 마이크로칩을 스캔해보니 포브서였던 것입니다.

     

    2살 아기 고양이 때 헤어져 12살 노년기에 접어든 포브스를 만난 닐과 루시는 감격에 겨워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현재 두 부부는 개 2마리와 고양이 2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이들에게 포브스를 소개하고 서로 잘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연 10년 동안 포브스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신나는 모험이었을까요? 고난과 역경이었을까요?

  • 엄마 아빠가 뒤바뀐 아이에게 찾아온 행운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사는 카테리나 알리그나와 멜리사 포데라는 올 해 둘 다 스물 세 살 입니다. 두 여성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두 명입니다. 조부모는 친가와 외가를 합해 모두 8명이나 됩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1998년 12월 31 밤 시칠리아의 한 포구인 마자라 델 발로에서 두 가정에 아기가 15분 간격으로 태어났습니다. 둘 다 딸이었습니다.

     

    그로부터 3년 뒤 카테리나의 엄마는 보육원에서 자신의 두 딸과 너무나 똑같이 생긴 아이를 발견했습니다. 얘기를 나눠보니 그의 딸과 자신의 딸이 같은 병원에서 비슷한 시각에 태어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두 엄마는 유전자 검사를 했고, 아이가 바뀌었다는 충격적인 검사결과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뒤였습니다. 아이를 다시 원래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쉬웠지만, 아이들이 받을 충격을 가늠하기 어려웠습니다.

     

    석 달 동안 고민한 끝에, 두 가족은 놀라운 결정을 합니다. 두 아이를 함께 키우기로 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 두 가족이 모두 함께 살 수 있는 집을 구해 이사까지 갔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여덟 살이 됐을 때,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렇게 스무 해가 흘렀습니다. 두 아이는 쌍둥이 자매처럼 함께 자랐고, 두 가족은 더 큰 가족이 됐습니다.

  • 꿈 깨니 또 꿈이네!

    남편이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갔습니다. 저는 화도 나고 슬프고 비참하기 그지없었습니다.

     

    한참 지나 그는 죽을 병이 들어 집에 들어왔습니다. 원래는 그를 깊이 사랑하고 있던 터라 연민으로 그를 보살폈습니다. 앓다가 잠들은 그를 보며, 이불을 끌어당겨 덮어줬습니다.

     

    그러다가 불현듯 화가 치밀었습니다. "이 나쁜놈아! 바람 핀 여자가 다섯이나 되지? 그러고도 사람이냐? 무슨 낯짝으로 이렇게 누워있냐?"하고 이불을 밀치며 분노를 폭발시켰습니다.

     

    잠에서 깬 그는 슬픈 표정으로 일어나 집을 나갔습니다. 저는 분노와 배신감과 원망으로 가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울면서 "가지마! 가지마!"하고 소리쳤습니다.

     

    그러다 눈물을 흘리고 소리치면서 꿈에서 깼습니다. 꿈에서 깨어나서도 비참함과 슬픔으로 눈물이 나고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진짜로 가슴이 아프고 답답했습니다. 꿈이 아닌 것처럼 생생했습니다.

     

    도가나 불가에선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도 '꿈'이라고 했지요. 얼마 전 지리산 자락에 있는 실상사를 다녀왔는데요. 안내책자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었습니다.

     

    "해가 뜨니 구름이 가리나 있는 그대로 바라봅니다. 꿈에서 깨니 내가 삶의 주인공입니다."

  • 구도소설 성자들의 시대1 - 운학산

    운학산에는 밤새 눈이 내렸다.

    온세상을 덮어버릴 기세로 함박눈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눈은 새벽녘이 되어서야 그쳤다.

    먹구름이 동녘 하늘 멀리 몰려갔다.

    별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총총히 빛났다.

    운학산 주능선의 한가운데 솟아오른 백학봉,이 백학봉의 정상 부근에

    작은 초막이 하나 있었다.

    먼동이 트기 전에 이 초막에서 한 사내가 밖으로 나왔다.

    그는 곱추였다.나이는 서른여덟,이름은 이석주다.

     

    석주는 초막 앞마당에 서서 잠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는 백학봉 정상을 향해 눈을 헤치고 걸음을 옮겼다.

    키가 작아서 허벅지까지 눈 속에 빠졌다.

     

    석주가 백학봉 정상에 오르니 동녘 하늘이 부옇게 밝아 오기 시작했다.

    동이 트면서 어둠은 서쪽으로 몰려갔다.

    별똥별 하나가 꼬리를 끌며 날아가다 곧 스러졌다.

     

    석주가 두팔을 벌리면서 심호흡을 했다.차갑고 맑은 공기가

    가슴깊이 밀려 들어왔다.아랫배까지 시원했다.

     

    잠시후 하늘이 붉게 물들고 이어서 숯불처럼 빨간 태양이

    백두대간 위로 솓아오르기 시작했다.석주는 태양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계속했다.

    숨을 들이 쉴때마다 태양의 붉은 기운이 밀물 처럼 쏴아쏘아 밀려와

    온갖 번뇌를 녹여주었다.

    가슴 깊은 곳에 잠들어있는 집착과 욕망,분노와 미움,슬픔까지도 사라지는 것

    같았다.

     

    석주는 아내와 정부情夫를 떠올렸다.그들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런데도 분노가 일지 않았다.붉은 태양이 아내의 모습을 지웠다.

    그 사내의 모습도 더 이상 떠오르지 않았다.

     

    문득 스승 벽운선생의 음성이 귓전에 울렸다.

    "욕망을 남기없이 비워라 그러면 온 우주보다 더 크고 아름다운 것을 얻느니라

    욕망은 고통의 씨앗이다.

    집착은 너를 얽매는 사슬이다.

    아내에 대한 집착을 끊어라.

    그래야 네 마음이 미움에서 헤어난다.

    아내에 대한 집착을 우주 삼라만상을 향한 자비심으로 바꿔라"

     

    어느덧 태양이 아득히 먼 백두대간 위로 불쑥 떠올랐다.

    운학산에서 백두대간까지는 2백여리가 넘는다.

    속리산에서 지리산으로 뻗어간 백두대간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다.

    그모습은 거대한 용이 약동하며 치달리는 것과 흡사했다.

     

    운학산과 백두대간 사이에는 수많은 산줄기들이 겹겹으로 펼쳐져있다.

    눈에덮인 그 산줄기들의 모습은 하늘에 떠있는 흰 구름처럼 보였다.

    새하얀 산봉우리들 위로 아침햇살이 쏟아져 내렸다.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푸르렀다.

     

    푸르른 하늘과 새하얀 산줄기들.     

    하늘에도 대지에도 티끌하나 눈에 뜨지 않았다.하얀색과

    파란색,그리고 붉은 태양의 선명한 대비가 무척 아름다웠다.

    석주는 아스라이 펼쳐진 산들과 태양을 바라보았다.

    혜원의 얼굴이 태양에 겹쳐 떠올랐다.

    그녀의 얼굴에서 한없이 자비롭고 평화로운 미소가 번져나왔다.

    삼라만상을 모두 품어 줄 듯한 미소였다.

    혜원의 미소가 눈부신 햇살과 함께 온 세상으로 퍼져가는 것 같았다.

     

    오늘은 혜원이 벽운 선생과 운학산으로 온다고 한 날이다.

    석주는 지난여름 계룡산에서 여러도반들과 함께 지냈다.

    그들은 모두 벽운선생의 문하생들이었다.

    혜원은 그들중 한 사람으로 수행이 깊었다..

    그녀는 석주보다 두 살 아래였다.

     

    해가 꽤 높이 떠올랐다.운학산은 햇빛을 받아 하얗게 빛났다.

     눈덮인 운학산은 완연한 학이었다.

    백학봉,청학봉,관음봉,보현봉,미륵봉,기린봉...봉우리마다 학이

    날개를 접고 앉아 있는 것 같았다.

     

    세상은 온통 새하얬다.

    산도 강도 들녘도 모두 눈에 파묻혀 청량한 기운을 품었다.

    석주는 서해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심호흡을 한 다음 초막으로 돌아왔다.

     

    초막은 방 둘에 부엌 하나가 딸린오두막 집이었다.

    집에 비해 터는 꽤 넓었다.3백평은 족히 되었다.

    초막 뒤에는 백학봉이 솟아 올랐다.

    오른쪽과 왼쪽에는 백학봉에서 뻗어 온 기린봉과

    문필봉이 우뚝 서있다.

     

    세 봉우리 다 타원형으로 생겼는데,그중에서 백학봉이 제일 높고 중후하다.

    기린봉,문필봉은 높이와 생김새가 거의 똑같은데 정상부분만

    약간 다르다.기린봉 꼭대기는 뭉툭하고 문필봉 머리는 날렵하다    

     

    초막 바로 앞은 계곡이다.계곡 건너편에는 수정봉,관음봉,세지봉,

    보현봉,문수봉, 이 다섯 봉우리가 나란히 솟아있다.

    봉우리 뒤에는 아득히 2백여리 밖까지 수천 수만의 산봉우리들이

    구름처럼 펼쳐졌다.또 그 너머에는 서해 바다가 아득하게 보인다.

     

    옛날,어는 유명한 풍수객이 여기 들렸다가 무릎을 치며

    이런 얘기를 했다.

    "천하명당이로다.여덟명의 신선이 구름을 타고 하늘로 등천하는

    형국이다.

    누가 이 터와 인연이 닿아 그 정기를 받을것인가.

    뭇 중생이 그 은덕을 크게 입으리라"

    석주는 세수를 하려고 샘으로 갔다. 마당의 가장자리,석주보다

    조금 더 큰 바위 밑에 샘이 있었다.

    사방 두어자쯤 되는 옹달샘 이었는데 물이 아주 잘 나왔다.

     

    여름에는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겨울에는 따뜻한 물이 솟아 나오는 샘이었다.

    거울처럼 잔잔하고 맑은 수면위에서 김이 모락 모락 피어나왔다.

     

    석주는 세수를 마치고 막 일어설 때였다.

    서북쪽 하늘에 하얀 학한마리가 나타났다.학은 천천히 날아서

    백학봉쪽으로 다가왔다.

     

    백학봉 상공에서 몇바퀴 맴돌더니 초막뒤쪽의 소나무에 내려 앉았다.

    백령자!

    석주가 학을 발견하고 반갑게 소리쳤다.

    백령자는 학의 이름이다.

    벽운 선생이 그 이름을 붙여주었다.

    백령자도 벽운 선생의 가르침을 받고있다..벽운선생의 제자들 중에서

    백령자의 도가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