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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 성자들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TonW)

히말라야의 선인 라히리 마하사야(1)

작성자 : 이혜원 에디터

<<히말라야의 선인 라히리 마하사야와 그의 아내 이야기>>

 

 

라히리 마하사야(Lahiri Mahasay, 1828-1895)를 아시나요? 마하사야는 전설의 요기 바바지의 가르침을 받은 히말라야의 선인(仙人)입니다. 

 

오늘날 구도자들이 행하는 수행 방편 중에 널리 알려진 것으로 크리야 요가(Kriya-Yoga)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초반 출간된 파라마한사 요가난다(Paramahansa Yogananda, 1893-1952)의 자서전을 통해서 크리야 요가가 소개되지요. 그런데 마하사야는 바로 요가난다의 사조(師祖)입니다. 

 

마하사야는 생전 20명의 제자를 두었는데, 그중 한 명이 유크테스와르(Swami Yukteswar Giri, 1855-1936)이고, 유크테스와르의 14명의 제자 중의 한 명이 요가난다입니다. 

 

요가난다는 미국에서 진아실현회(SRF)라는 공동체를 만들고 통신과정으로 크리야 요가를 배울 수 있게 하지요. 그런데 크리야 요가는 바바지가 전생에서 자신의 제자였던 라히리 마하사야를 히말라야 산속의 한 동굴로 이끈 뒤 그에게 전수해 준 것입니다. 

 

마하사야는 깨달음을 얻은 뒤에도 세속에서 보통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 ‘스리마티 카시 모니’라는 여자와 결혼도 했습니다. 그런데 카시 모니는 자기 남편이 성자였다는 것을 전혀 몰랐어요. 단지 가난하게 살면서도 돈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남편이 늘 못마땅할 뿐, 그로 인해 바가지도 종종 긁었다고 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카시 모니는 남편과 함께 잠을 자다가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납니다. 자기 머리 위에 아름다운 천사들이 떠 있는 꿈을 꾼 것이었어요. 그런데 눈을 뜨고 보니 더욱 놀라운 장면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가부좌를 튼 채 방 한가운데에 떠 있고, 그를 둘러싼 천사들이 그를 향해 경배를 드리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찬란한 광경에 넋이 나간 카시 모니는 여전히 자기가 꿈을 꾸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하사야는 아내를 향해 “여인이여, 꿈이 아니다. 영원히 꿈을 깨라. 영원히”라고 말하며 서서히 방바닥으로 내려왔습니다. 그제서야 꿈이 아니고 현실임을 깨달은 아내는 감격에 겨워 남편의 발치에 엎드려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곤 그동안 남편을 구박해 온 자신의 행실에 대해 용서를 빌며 남편을 스승으로 모시겠노라 약조를 올리지요. 그러자 방 안을 가득 메우고 있던 천사들도 오간 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날 이후 마하사야는 아내와 각방을 썼습니다. 매일 낮이나 밤이나 제자들과 같이 지내며 성자의 일에만 전념하였습니다. 카시 모니는 남편을 빼앗긴 기분이었습니다. 비록 남편을 스승으로 모시겠노라 다짐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마하사야는 스승이기 전에 자기의 남편이었습니다. 게다가 대 성취자와 함께 산다고 해서 먹고사는 모든 일들이 저절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카시 모니 가슴엔 또다시 불만이 차곡차곡 싸여 갔고, 참다 참다 어느 날 그녀는 마하사야에게 또 이렇게 쏘아붙입니다. 

 

“당신은 온종일 제자들하고만 함께 있어요! 처자식은 어떻게 할래요?! 제발 돈 좀 버세요!”

 

마하사야는 한동안 아내를 뚫어져라 쳐다봤습니다. 그러다가 순식간에 온데간데없이 모습을 감추었어요. 아내는 순간 두려움에 몸을 떨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이러다가 영영 남편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두려움과 회한에 떠는 카시 모니의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흘렀습니다. 그때, 텅 빈 방 안에서 갑자기 커다란 음성이 울려 나옵니다.

 

“그대는 그게 얼마나 헛된 일이라는 걸 모르는가? 또 나같이 형체가 없는 존재가 어떻게 재물을 모은단 말인가?”

 

남편의 목소리를 듣고 겨우 정신을 차린 카시 모니는 제발 모습을 보여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남편의 모습을 다시는 못 볼까 봐 너무나도 두렵다며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러자 “나는 여기 있네.”라는 말이 바로 머리 위에서 들려왔습니다. 고개를 드니 남편의 모습이 보이는데,  남편의 머리는 천장에 닿아 있었고 눈은 타오르는 불길 같았습니다. 카시 모니는 또다시 남편의 발밑에 엎드려 하염없이 흐느꼈습니다. 마하사야는 흐느끼는 카시 모니에게 온화한 목소리로 가르침을 내렸습니다. 

 

“오직 성스러운 풍요만을 찾아라. 재물에 마음을 두지 마라. 마음의 보화를 얻으면 필요한 물질은 저절로 생긴다.”

 

그리고는 한 제자가 그녀에게 필요한 재물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 가서 정말로 제자 중 한 사람이 그들을 위해 돈을 가져다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