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ALL : 신비한_이야기

Contents List 3

  • 진묵조사 (6) - 저것이 바로 부처님이다

    초의 선사가 편찬한 <진묵대사유적고>에 진묵스님이 입적할 무렵의 일을 전하고 있습니다.

     

    진묵조사가 나이 72세 되는 해 10월이었습니다, 조사는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시자를 데리고 시냇물로 갔습니다. 그리고 물에 비친 스님의 그림자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저것이 바로 석가부처님이다.”

     

    물에 비친 그림자를 들여다본 시자가 말했습니다.

     

    “그것은 스님의 그림자입니다.”

     

    “너는 나의 거짓 모습은 알면서 그 안에 부처님의 참모습은 모르는구나.”

    조사는 방으로 들어가 가부좌를 하고 나서 대중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나는 오늘 세상을 떠나려고 한다. 부지런히 닦고 잘 깨우치거라.”

    “스님이 가시면 누가 법맥을 이어갑니까?”

    “수행자가 공부나 참되게 하면 되지, 그런 것은 왜 따지느냐?”

    그래도 제자들이 스님을 붙잡으며 재삼 청하자 조사는 마지못해 입을 떼었습니다.

    “명리승(名利僧)이기는 하나 서산스님이 정통을 이은 분이니 그쪽으로 해라.”

     

    말을 마친 진묵조사는 가부좌한 채 고요히 입적하였습니다. 대둔산에 있는 태고사에는 진묵조사의 풍모를 짐작하게 하는 시가 남아 전합니다.

     

    하늘을 이불 삼고 땅으로 자리하고 산은 베개 하며

    달을 촛불 삼고 구름으로 병풍치고 바다는 술통 삼네.

    크게 취해 거연히 일어나 신나게 춤추니

    긴 소매가 곤륜산에 걸릴까 저어할 뿐이라네.(끝)

  • 진묵조사 (5) - 복을 걷어찬 조카

    한 번은 누이동생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끼니를 잇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진묵조사는 7월 칠석날 조카 내외를 찾아갔습니다.

     

    “오늘 밤 자정까지 일곱 개의 밥상을 차려라. 특별히 칠성님들을 모셔다가 복을 지을 수 있는 인연을 만들어 주마.”

     

    조카는 삼촌의 신통력이 있다는 소문을 들어서 아는지라 그 말을 믿고 음식을 장만하여 일곱 개의 밥상을 차렸다고 합니다.

     

    밤 12시가 되자 진묵조사가 일곱 분을 모시고 왔습니다. 그런데 조카가 보니 자기가 생각했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하나같이 땟국물에 절은 지저분한 옷에 눈에는 눈곱이 달렸고 콧물이 줄줄 흐르는 모습으로 나타났는데 한 명은 언청이요, 한 명은 곰보, 나머지는 절름발이, 곰배팔이, 장님, 귀머거리였습니다.

     

    ‘어떻게 저런 거지 영감들만 데리고 왔담?’

     

    조카 내외는 덕을 보기는 틀렸다고 생각하여 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투덜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내외가 부엌에 들어가 탕탕 그릇 소리를 내며 소란을 피우자, 밥상 앞에 앉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일어나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사람까지 일어서려고 하자 진묵조사가 붙잡았습니다.

     

    “저를 봐서 한 숟갈이라도 드시고 가십시오.”

     

    그 말을 들은 마지막 사람은 밥 한술, 국 한 숟갈, 반찬 한 젓가락을 집어먹고 떠났습니다.

     

    모두 떠나 버리자 진묵조사가 안타까워하면서 혀를 찼습니다.

     

    “쯧쯧, 복 지을 인연을 이렇게 차버리다니 참 한심한 사람들일세. 그나마 마지막 분이 세 숟갈이라도 잡수셔서 앞으로 3년은 잘 살 수 있을 거다.”

     

    다음날 조카가 돼지 한 마리를 사게 되었는데 시세보다 많이 싸게 사 왔습니다. 그 돼지가 새끼를 열두 마리나 낳고, 몇 달이 지나자 집안에는 돼지가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3년 동안 부유하게 잘 살던 조카는 어느 날 돼지우리에 불이 나서 모든 재산이 몽땅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인연을 귀하게 여기라는 소중한 가르침을 주는 일화입니다.

  • 진묵조사 (4) - 모기도 감동한 지극한 효심

    진묵조사가 일출암에 머물 때의 일화입니다.  

     

    진묵조사는 어머니를 일출암 아랫마을 왜막촌으로 모셔왔습니다. 출가한 수행승의 처지로 한 집에 모실 수는 없으나 절 가까이에서 어머니를 보살펴 드리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해 여름에는 어머니가 밤잠을 제대로 못 주무실 정도로 모기가 많았습니다. 그때 진묵조사는 모기를 모두 다른 곳으로 보내 그 뒤로는 마을에서 모기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조사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정성스럽게 장례를 모시고 제문을 지어 올렸습니다. 

     

    "열 달 동안 태중에 품으신 은혜를 무엇으로 갚겠습니까? 

    슬하에 삼 년 동안 길러주신 은혜도 잊을 수 없습니다. 

     

    만 년에 또 만 년을 더하여도 자식 마음에는 부족한데 

    백 년 생애도 못 채우셨으니 어머니 수명은 어찌 이다지도 짧습니까? 

     

    표주박 하나로 걸식하는 이 중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규중에 혼자 남은 누이는 어찌 슬프지 않겠습니까? 

     

    제단에 올라 불공을 마친 스님들은 자기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앞산 뒷산 첩첩한 이 산중에 어머니 혼은 어디로 떠나셨습니까? 

     

    아! 애달프기 한이 없습니다.” 

     

    진묵조사는 만경들판에 어머니 묘를 모셨는데 마침 근처에 사는 논 주인이 오가며 잘 보살펴 주었습니다. 그 해 풍년이 들어 농사가 잘 되자 마을 사람들이 해마다 모두 함께 나서서 어머니 묘를 정성껏 돌보았습니다.  

     

    진묵조사의 어머니 묘에 향불을 올리면 소원 한 가지는 이루어진다 하여 지금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고 하며, 후손이 없어도 향불이 꺼지지 않는 자리라 하여 풍수가들이 들르는 코스라고 합니다. 

     

    어머니 살아생전에 지극했던 진묵조사의 효심이 지금도 계속 이어지는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 진묵조사 (3) - 천 리 떨어진 해인사의 불을 끄다

    진묵이 길을 가다 냇가에서 소년들이 물고기를 잡아서 끓이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진묵이 솥을 들여다보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잘 놀던 물고기가 이렇게 죄 없이 삶아지는구나.”

    한 소년이 스님도 드셔보라고 내밀자 진묵은 솥을 들어 단숨에 마셨습니다. 소년들은 고기를 먹은 스님을 땡땡이 스님이라고 놀렸습니다.

     

    진묵조사가 이 말을 듣고 빙긋이 웃었습니다.

    “너희가 죽인 물고기를 내가 도로 살려주마.”

    시냇물을 등지고 앉아 힘을 주니 물고기들이 쏟아져 나와 헤엄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진묵이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물고기들아, 큰 강으로 가서 다시는 삶아지는 고통을 당하지 말거라.”

     

    진묵이 급하게 물을 찾은 날이 있었습니다. 더운 뜨물을 갖다 주자 그것을 입으로 머금고 동쪽으로 내뿜었습니다. 뒤에 들으니 합천 해인사에 큰불이 났었다고 했습니다.

    “그날 대중들이 해인사에 난 불을 끄느라고 정신없이 뛰어다녔지요. 얼마나 불길이 세던지 우왕좌왕하는데 난데없이 서쪽에서 소나기가 몰려와 불을 껐어요. 그런데 무슨 일인지 빗방울이 희끄무레하고 묻은 곳에는 얼룩이 졌습니다.”
    그 말을 들은 스님들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합니다.
     

     

    하루는 전주 송광사와 부여 무량사 두 절에서 스님들이 찾아왔습니다. 부처님 점안식을 한다며 진묵을 모셔가겠다고 온 것입니다. 진묵은 자기가 둘 다 갈 수 없다며 송광사에는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주었고, 무량사에는 손에 들고 있던 염주를 주었습니다.

    송광사에서는 스님이 앉는 자리에 주장자를 세워 놓으니 밤낮으로 꼿꼿이 서 있었습니다. 무량사에서도 염주를 자리에 놓으니 저절로 돌아가며 점안식이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았습니다. 스님과 대중들은 진묵의 도력에 탄복하며 불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 히말라야의 선인 라히리 마하사야(2)

    <<히말라야의 선인 라히리 마하사야가 보인 이적들>>

     

     

    히말라야의 대 성취자 마하사야(1828-1895)의 제자 중에 ‘아브호야’라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아브호야는 여덟 명의 아기를 출산했지만, 모두 태어나자마자 바로 죽었습니다. 그녀는 아홉 번째로 임신한 다음 스승을 찾아가 이 아이는 오래 살 수 있도록 축복을 내려 달라고 간곡한 요청을 올렸습니다. 마하사야는 쾌히 승낙하면서, “아기가 밤중에 태어날 테니 동이 틀 때까지 꼭 등잔불을 켜놓으라”라고 일렀습니다.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하던 출산 날이 다가왔습니다. 아브호야는 조산원에게 부탁해서 등잔에 기름을 가득 채워 두었습니다. 한밤중에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아브호야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건강한 아기와, 아기를 안고 기뻐하는 산모의 모습을 지켜보는 조산원의 보람 역시 매우 컸겠지요.   

     

    조산원은 정성을 다해 아기를 씻기고 정결한 배냇저고리를 입혔습니다. 그리고 산모의 뒷수발을 들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어느새 날이 밝아 왔습니다. 그런데, 밤을 꼬박 새운 조산원과 아브호야는 새벽녘이 되자 그만 깜박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그 사이 어느덧 등잔의 기름이 거의 다 떨어져서 불꽃이 차츰차츰 희미해져 갔습니다. 꺼질락 말락 불꽃이 점점 사그라 드는데, 잠에 곯아떨어진 조산원과 아브호야는 일어날 기척이 없고…….  

     

    이때 와락 큰 소리를 내며 방문이 열렸습니다. 두 여인은 깜짝 놀라 눈을 떴습니다. 문간엔 스승 마하사야가 서 있었습니다. 스승은 다짜고짜 불꽃을 손으로 가리키며, “아브호야, 불이 꺼지지 않느냐”라고 호통을 쳤습니다. 조산원이 급히 일어나 기름을 채우니 불꽃이 다시 환하게 일었습니다. 스승은 순식간에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마하사야는 죽어서 숨이 끊긴 사람도 다시 살려 냈습니다. 하루는 제자 유크테스와르가 허겁지겁 스승을 찾아왔습니다. 그는 자기 친구 라마가 콜레라에 걸려 죽게 됐다며 살려 달라고 스승에게 매달렸습니다. 마하사야는 미소를 머금고 “염려 말라.”라고 했습니다. 유크테스와르는 안심하고 돌아갔지만 친구 라마는 곧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유크테스와르는 엉엉 울면서 스승에게 되돌아갔습니다. 

     

    라마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마하사야는 깊은 명상에 잠겼습니다. 속절없이 하루가 가고, 다음 날 새벽이 되어서야 명상에서 깨어난 마하사야는 유크테스와르에게 자기 방에 있는 등잔의 기름을 조금 가져다가 라마의 입에 일곱 방울만 떨어뜨리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미 죽은 친구의 입에 기름을 떨어뜨리라니, 유크테스와르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라마는 어제 죽었습니다. 시체의 몸에 기름을 떨어뜨린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스승에게 물어보았지만 스승은 더 이상 가타부타 말씀이 없었습니다. 스승이 시키시는 일을 거역할 수가 없었던 유크테스와르는 마지못해 기름을 들고 죽은 친구에게 갔습니다. 라마의 시체는 이미 딱딱하게 굳어 있었지만 유크테스와르는 라마의 입술을 열고 스승의 말씀대로  기름을 떨어뜨립니다.  

     

    한 방울, 한 방울……. 드디어 마지막 일곱 번째 방울이 떨어졌습니다. 그러자, 라마의 몸이 갑자기 후들후들 떨리더니 그가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마하사야님께서 찬란한 빛에 휩싸여 계셨어! 나한테 깨어나라고 명령하셨어! 그리고 너와 함께 집으로 오라고 하셨어!” 

     

    1895년 마하사야는 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열반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마하사야가 열반에 든 이후에 어떤 사람은 강물 위를 걸어 어디론가 가고 있는 그를 보았다고 합니다. 마하사야를 직접 다시 만난 제자도 있었습니다.  

     

    마하사야의 시신을 화장한 다음 날이었습니다. 아침 열 시경, 마하사야의 제자 케샤 바난다의 방이 갑자기 환한 빛으로 가득 차올랐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빛 속에서 스승이 더욱 젊고 생기 있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찬란한 빛은 스승에게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빛 속에서 장엄하게 스승의 목소리가 울렸습니다.  

     

    “바난다여, 나를 보아라. 불에 타서 흩어진 원자(原子)들을 가지고 내 형체를 이렇게 부활시켰느니라. 나는 바바지님과 한동안 히말라야에서 지낼 것이다.” 

     

    마하사야는 이렇듯 시해선(尸解仙)이 되어 육신의 껍질을 벗어 버리고 선계(仙界)로 들어간 것입니다.

  • 히말라야의 선인 라히리 마하사야(1)

    <<히말라야의 선인 라히리 마하사야와 그의 아내 이야기>>

     

     

    라히리 마하사야(Lahiri Mahasay, 1828-1895)를 아시나요? 마하사야는 전설의 요기 바바지의 가르침을 받은 히말라야의 선인(仙人)입니다. 

     

    오늘날 구도자들이 행하는 수행 방편 중에 널리 알려진 것으로 크리야 요가(Kriya-Yoga)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초반 출간된 파라마한사 요가난다(Paramahansa Yogananda, 1893-1952)의 자서전을 통해서 크리야 요가가 소개되지요. 그런데 마하사야는 바로 요가난다의 사조(師祖)입니다. 

     

    마하사야는 생전 20명의 제자를 두었는데, 그중 한 명이 유크테스와르(Swami Yukteswar Giri, 1855-1936)이고, 유크테스와르의 14명의 제자 중의 한 명이 요가난다입니다. 

     

    요가난다는 미국에서 진아실현회(SRF)라는 공동체를 만들고 통신과정으로 크리야 요가를 배울 수 있게 하지요. 그런데 크리야 요가는 바바지가 전생에서 자신의 제자였던 라히리 마하사야를 히말라야 산속의 한 동굴로 이끈 뒤 그에게 전수해 준 것입니다. 

     

    마하사야는 깨달음을 얻은 뒤에도 세속에서 보통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 ‘스리마티 카시 모니’라는 여자와 결혼도 했습니다. 그런데 카시 모니는 자기 남편이 성자였다는 것을 전혀 몰랐어요. 단지 가난하게 살면서도 돈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남편이 늘 못마땅할 뿐, 그로 인해 바가지도 종종 긁었다고 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카시 모니는 남편과 함께 잠을 자다가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납니다. 자기 머리 위에 아름다운 천사들이 떠 있는 꿈을 꾼 것이었어요. 그런데 눈을 뜨고 보니 더욱 놀라운 장면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가부좌를 튼 채 방 한가운데에 떠 있고, 그를 둘러싼 천사들이 그를 향해 경배를 드리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찬란한 광경에 넋이 나간 카시 모니는 여전히 자기가 꿈을 꾸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하사야는 아내를 향해 “여인이여, 꿈이 아니다. 영원히 꿈을 깨라. 영원히”라고 말하며 서서히 방바닥으로 내려왔습니다. 그제서야 꿈이 아니고 현실임을 깨달은 아내는 감격에 겨워 남편의 발치에 엎드려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곤 그동안 남편을 구박해 온 자신의 행실에 대해 용서를 빌며 남편을 스승으로 모시겠노라 약조를 올리지요. 그러자 방 안을 가득 메우고 있던 천사들도 오간 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날 이후 마하사야는 아내와 각방을 썼습니다. 매일 낮이나 밤이나 제자들과 같이 지내며 성자의 일에만 전념하였습니다. 카시 모니는 남편을 빼앗긴 기분이었습니다. 비록 남편을 스승으로 모시겠노라 다짐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마하사야는 스승이기 전에 자기의 남편이었습니다. 게다가 대 성취자와 함께 산다고 해서 먹고사는 모든 일들이 저절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카시 모니 가슴엔 또다시 불만이 차곡차곡 싸여 갔고, 참다 참다 어느 날 그녀는 마하사야에게 또 이렇게 쏘아붙입니다. 

     

    “당신은 온종일 제자들하고만 함께 있어요! 처자식은 어떻게 할래요?! 제발 돈 좀 버세요!”

     

    마하사야는 한동안 아내를 뚫어져라 쳐다봤습니다. 그러다가 순식간에 온데간데없이 모습을 감추었어요. 아내는 순간 두려움에 몸을 떨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이러다가 영영 남편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두려움과 회한에 떠는 카시 모니의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흘렀습니다. 그때, 텅 빈 방 안에서 갑자기 커다란 음성이 울려 나옵니다.

     

    “그대는 그게 얼마나 헛된 일이라는 걸 모르는가? 또 나같이 형체가 없는 존재가 어떻게 재물을 모은단 말인가?”

     

    남편의 목소리를 듣고 겨우 정신을 차린 카시 모니는 제발 모습을 보여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남편의 모습을 다시는 못 볼까 봐 너무나도 두렵다며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러자 “나는 여기 있네.”라는 말이 바로 머리 위에서 들려왔습니다. 고개를 드니 남편의 모습이 보이는데,  남편의 머리는 천장에 닿아 있었고 눈은 타오르는 불길 같았습니다. 카시 모니는 또다시 남편의 발밑에 엎드려 하염없이 흐느꼈습니다. 마하사야는 흐느끼는 카시 모니에게 온화한 목소리로 가르침을 내렸습니다. 

     

    “오직 성스러운 풍요만을 찾아라. 재물에 마음을 두지 마라. 마음의 보화를 얻으면 필요한 물질은 저절로 생긴다.”

     

    그리고는 한 제자가 그녀에게 필요한 재물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 가서 정말로 제자 중 한 사람이 그들을 위해 돈을 가져다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