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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효리의 서울체크인, 새 장르 힐링 예능 ‘힐능’의 시작

    이효리와 박나래

    이효리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얼마전 시작된 서울체크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서울체크인은 서울에스 스케줄을 마친 이효리씨가 누구를 만나고 어디서 자고 무엇을 할지를 보여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입니다. 파일럿 프로그램이 공개되자 이 프로그램이 방영된 OTT 채널의 가입자가 늘어날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체크인을 예능 프로그램으로 보겠지만 저는 힐링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억지로 조어를 한다면 힐링과 예능을 합한 힐능이라고나 할까요?

    서울체크인 1화를 보면서 그 생각은 확신이 됐습니다. 1화에서 이효리씨가 깊게 만나는 사람은 박나래씨입니다. 두 사람은 칵테일바에서 만나 술을 마시고 박나래씨 집으로 갑니다.

     

    재미있는 장면이 많았지만 저는 이효리씨가 직접 만들어서 전해준 향꽂이에 특히 눈길이 갔습니다.

    긴 머리의 여성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의 향꽂이인데 머리 위에 향을 올려두면 입으로 연기가 나옵니다. 이 여성의 가슴에는 하트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효리씨는 박나래씨에게 향꽂이를 주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나래가 이제 사랑의 말만 하라고..사랑에서 나오는 말만 하라고 이걸 만든거야.”

     

    이효리씨가 한 말은 어마어마한 말입니다.

    어떤 사람이 살면서 사랑에서 나오는 말만 하면서 살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효리씨는 박나래씨가 그런 삶을 살기를 기도하고 그렇게 되기를 굳게 믿으면서 이 향꽂이를 만들었을 겁니다.

    이효리씨는 지난해 성희롱 논란으로 힘든 시기를 겪은 박나래씨에게 “사람이니까 실수는 피할 수가 없지만 진짜로 사과하고 진심으로 미안해한다면 시청자분들도 결국 이해해주시는 것 같아“라고 위로했습니다.

     

    첫 화를 보면서 저는 이효리씨가 서울체크인을 통해 많은 스트레스로 힘들어 하는 연예인들에게 큰 위안과 힘을 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효리네 민박’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이효리씨는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말을 꽤 많이 했습니다. 대표적인 게 행복한 삶에 대한 조언입니다.

    “제주도에서도 마음이 지옥같이 사는 사람도 많아. 서울에서도 얼마나 즐기며 사는 사람이 많니, 어디서 사느냐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냥 내가 있는 자리 그대로 그냥 너무 좋다 만족하면서 그렇게 사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

     

    이효리씨는 연예인 가운데 특별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 눈에는 이효리씨가 어떤 삶을 사는 것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인지 깨달은 사람으로 보입니다.

    어떤 언론에서는 ‘힐능’ 프로그램에 등장해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이효리씨를 ‘마더 효레사’라고까지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이효리씨가 세상에 미칠 선한 영향력을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 류인학의 우리명산 답산기-인수봉에 서린 성스러운 기상과 우리나라의 미래

    인수봉

    ● 인수봉과 우리 나라의 미래

     

    앞에서 필자는 서울의 산 중에서 인수봉이 가장 아름다우며, 인수봉에는 성자의 기상이 가득 감돈다고 했다.

     

    인수봉은 원래의 한양땅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인수봉에 서린 성스러운 기상이 한양땅으로 크게 뻗쳐오질 않았다. 이 때문에 성자들이 많이 나올 수가 없었다. 설령 그런 이들이 있다 해도 모습을 감추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인수봉도 서울시내 복판으로 들어왔다. 인수봉 아래는 어느덧 시가지가 되었다. 이제 인수봉에 서린 성자의 기상이 활짝 피어난다.

     

    인수봉 아래에 시가지가 크게 들어선 것은 1970년대 일이다. 그리고 1980년대부터 우리 나라에서는 성자(聖者)들의 삶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인수봉의 정기가 크게 떨치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긴 것이다.

     

    1980년대는 또 우리 나라에서 소비풍조 · 물질주의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때이다. 한편에선 많이 갖고 쓰고 버리는 데서 기쁨을 찾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안 갖고 적게 쓰는 데서 참자유와 행복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예언서 격암유록>에 이런 내용의 예언들이 들어 있다.

     

    을유년 (1945) 에 해방이 되고 나라가 둘로 쪼개진다.

     

    무자년 (1948) 에 이씨 성을 가진 사람 (이승만) 이 권력을 잡는다. 이씨가 12년간 독재정치를 한다.

     

    인년 (1950) 에 남과 북이 서로 싸운다.

     

    계사년 (1953) 에 전쟁이 끝난다.

     

    경자년 (1960) 에 독재정권 (이승만 정권)을 몰아낸다.

     

    신축년 (1961) 에 군인들이 반란을 일으켜 권력을 장악한다. 그들도 이승만 정권처럼 독재정치를 한다. 국민들 입에 재갈을 물린다.

     

    군사독재정권이 물러갈 때가 되면 물질주의가 판친다. 종이돈이 세상을 지배하리라. 이 때 사람들이 말하기를, 돈이면 못할 게 없다고 한다.

     

    물질주의가 사람들을 타락시키며 온 세상을 황폐하게 만든다. 물질주의로 인해 인류는 파멸의 위기를 맞는다. 자칫하면 천 사람 중 한 사람이 살아남을까 말까 하는 비극을 겪게 된다.

     

    그때 성자들이 인류를 구하기 위해 세상에 나온다. 물질주의에서 헤어나, 성스러운 마음을 기르고, 무소유의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이들은 성자들을 따라 성자들의 세계로 들어간다.

     

    성자들의 세계.

     

    그곳은 오랫동안 인류가 꿈꿔온 낙원이며, 천국 · 극락 같은 이상향이다. 파멸의 위기가 사라진 다음에는 온 세계가 그 이상향으로 변한다. 갈등과 투쟁으로 얼룩진 암흑의 시대가 가고, 모든 사람·모든 생명이 찬란한 자유와 평화를 함께 누리는 광명시대가 밝아온다.

     

    인수봉은 지금 이 광명시대의 여명을 보고 있는지 모른다. 인류를 구하기 위해 다가오는 성자들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있을 것이다. 또 물질주의에 빠져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깨어나라' 외치며, 가슴에 품고 있는 성스러운 기상을 보내고 또 보낼 것이다.(계속)
     

  • 청와대에서 펑펑 운 92세 김밥 할머니

    이미지 : 박춘자 할머니(92)

    “구순이 넘는 육신과 이미 모든 것을 기부했다는 사실만큼 당신을 완벽히 증명하는 것이 없었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박춘자 할머니를 만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할머니는 생계를 위해 10살부터 일본 순사의 눈을 피해 경성역 부근에서 김밥을 팔기 시작했고 평생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한 분입니다. 지금은 자신의 전세보증금마저 기부하고 자신이 만든 복지시설에서 지적장애인을 돌보며 살고 계십니다.

     

    남궁인 교수는 지난 연말 청와대 초청행사에서 만난 박춘자(92) 할머니를 ‘성자’로 호칭하며 그분의 삶을 ‘범인으로는 범접하기 어려운 영혼이 펼쳐놓는 한 세계”라고 적었습니다.

     

    다음은 남궁인 교수가 올린 글입니다.

     

    지난 연말 청와대에 초청받았다. 아동보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의 홍보대사 자격이었다. 한 해 활발히 활동한 열네 개의 봉사, 나눔 단체의 기관장과 대표하는 인물을 초청해 대통령이 격려하고 상징적으로 기부하는 자리였다. 처음 참석하는 청와대 공식 행사가 기대되고 긴장도 되었다.

     

    일찌감치 경복궁에서 출발하는 청와대행 버스에 올랐다. 초청받은 사람들의 면면은 대단했다. 국가를 대표하는 봉사 단체의 대표와 더불어 홍보대사들이 격식을 갖춰 참석했다. 구세군, 월드비전, 적십자, 유니세프 등의 이사장과 티브이에서 보는 유명 연예인들이 한 버스에 있었다. 구면인 그들은 각 단체의 올 한 해 활동과 사회적 현안, 덕담을 나누었다. 대의와 선의가 함께하는 낯설고 새로운 세상이었다.

     

    리허설을 마치고 공식 행사가 시작되었다. 장내 소개와 함께 대통령, 영부인과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 공식적이지만 온화한 자리였다. 그중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고액 기부자로 참석한 한 할머니가 눈에 띄었다. 대통령, 영부인, 비서실장, 단체의 이사장, 유명 연예인 틈의 왜소한 체격의 구순 할머니. 그 대비는 너무 뚜렷해서 영화나 만화 속 장면 같았다.

     

    어느덧 할머니의 차례가 되자 대통령 내외는 직접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부축하러 나갔다. 전 재산을 재단에 기부한 분으로 소개되고 있었다. 영부인의 손을 잡은 할머니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에 모두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할머니는 온전히 남을 위해 살아온 사람이었다. 당신은 남한산성 앞에서 김밥을 팔아서 번 돈과 자신의 집과 땅을 포함한 전 재산 6억을 기부했다. 단순히 금전뿐이 아니었다. 스무 살 전에 결혼했지만,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이혼당해 가족 없이 살던 할머니는 40년 전부터 길에 버려진 발달장애인을 가족처럼 돌보며 살았다.

     

    고령이 되자 남은 것은 거동이 불편한 몸과 셋방의 보증금뿐이었다. 할머니는 셋방을 뺀 보증금 2천만 원마저 기부하고 거처를 옮겨, 예전 당신이 기부해 복지시설이 된 집에서 평생 돌보던 장애인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러니까, 성자였다. 할머니가 청와대에 초청받아 영부인의 손을 붙들고 우는 장면은 어느 드라마 같았지만, 현실이었다. 지극한 현실이라 오히려 더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먹먹한 표정으로 우리는 회담장으로 향했다. 대통령 내외는 할머니를 모시고 선두에서 이동했고, 사람들은 그 뒤를 따랐다. 대통령의 간단한 인사말과 각 단체의 발언이 이어졌다. 자리의 무게에 걸맞은 정돈된 언어들이었다. 소외된 이웃이 있는 봉사 현장과 새로운 나눔의 방향, 발전한 국가 위상과 더불어 베푸는 국가로서의 고민이 이어졌다. 이윽고 영부인 옆자리에 앉은 할머니의 발언 차례가 되었다. 모두는 어떤 부채감으로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할머니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발언을 시작했다.

     

    "저는 가난했습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어머니가 없었습니다. 아버지와 근근이 힘든 삶을 살았습니다. 돈이 없어 배가 고팠습니다. 배가 고파서 힘들었습니다. 열 살부터 경성역에 나가 순사의 눈을 피해 김밥을 팔았습니다. 그렇게 돈이 생겨 먹을 걸 사 먹었는데... 먹는 순간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그게 너무나 좋아서 남한테도 주고 싶었습니다. 돈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주면 이 행복을 줄 수 있었습니다. 돈만 있으면... 그 뒤로는 돈만 생기면 남에게 다 주었습니다. 나누는 일만큼 기분 좋은 일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구십이 넘게 다 주면서 살다가 팔자에 없는 청와대 초청을 받았습니다. 이런 일이 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방금 내밀어 주시는 손을 잡으니, 갑자기 어린 시절 제 손을 잡아주던 아버지의 손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귀한 분들 앞에서 울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팔십 년 전의 따뜻한 손을 기억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할머니, 그 손 때문에 모든 것을 남에게 내어주신 할머니, 옆자리의 영부인이 가장 크게 울고 계셨다. 그것은 압도적인 감각이었다.

     

    그 자리의 많은 사람들 또한 치열한 선의로 살아온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들에겐 여전히 '높은' 무엇인가가 있었고, 앞으로도 일정 지위의 삶을 영위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그 따뜻한 손을 나눠주기 위해 자신이 얻은 모든 일생을 조용히 헐어서 베풀었다. 구순이 넘는 육신과 이미 모든 것을 기부했다는 사실만큼 당신을 완벽히 증명하는 것이 없었다. 그 패배가 너무 명료해 '봉사'라는 명목으로 모인 사람들은 그 앞에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기분이었다.

     

    어떤 한 생은 지독하고도 무한히 이타적이라 무섭고 두렵기까지 하다. 그것은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존재를 직면했을 때 경험하는 경배일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청와대에서 조우한 것은 화려한 건물이나 높은 사람들도 번듯한 회의도 아니었다. 범인으로는 범접하기 어려운 영혼이 펼쳐놓는 한 세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