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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벅스, 제주 한라봉 생산농가에 친환경 커피 퇴비 기부

    스타벅스코리아가 한라봉 생산 농가에 친환경 커피 퇴비를 기부했습니다.

    이 퇴비를 써서 재배한 제주 한라봉은 내년 상반기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됩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11월 26일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한라봉 농가에서 제주 지역 농가에 커피 퇴비를 전달하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이 행사에서 스타벅스 친환경 커피박 퇴비 1만1650포대(약 233t)가 전달됐습니다. 퇴비는 제주도 위미 농협을 통해 서귀포시 한라봉 농가에 배포됩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기증한 커피박은 식물의 생장에 필요한 질소, 인산, 칼륨 등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중금속 성분이 없다는 점에서 훌륭한 친환경 비료의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친환경 퇴비로 재배한 한라봉은 다시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해 농민들의 친환경 농업을 지원하게 됩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미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라이스 칩', '우리 미 카스텔라', '우리 흑미 카스텔라' 등을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산 친환경 인증 쌀과 동물복지 유정란으로 만든 '우리 미 카스텔라'는 판매량이 크게 늘어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타벅스 대표 푸드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15년부 경기도와 농산물 소비촉진 및 자원 재활용을 위한 협력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농가에 꾸준히 커피 퇴비를 기부하는 방식으로 자원 선순환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6년 업계 최초로 환경부, 자원순환사회연대와 커피 찌꺼기 재활용 활성화 시범사업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스타벅스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경기도와 보성, 하동, 제주도 농가에 총 20만 8500포대, 약 4160t의 커피박 퇴비를 기부했습니다. 금액으로 치면 8억 6200만 원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 롯데월드 벨루가 야생적응장으로 간다

    위 이미지는 롯데월드 벨루가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롯데월드에 사는 벨루가는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롯데월드가 동료들이 죽고 아쿠아리움에 홀로 남은 벨루가 ‘벨라’를 2022년 말쯤 야생적응장(생크추어리)로 보낸다고 합니다. 적응이 잘 되면 2023년 야생 방류도 가능해 보입니다.

     

    롯데월드는 지난 5일 기자 간담회를 열어 △건강평가 △방류지 적합성 평가 △야생 적응훈련 △방류 적응장 이송 △방류지 현지 적응 △방류 적합성 판정 △최종 야생 방류 등 7단계로 벨라의 방류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벨라는 현재 1~3단계에 해당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롯데월드는 벨라가 자연 상태의 벨루가와 같은 습성을 갖도록 활어를 먹잇감으로 줘 사냥 기술을 익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위험한 야생에서 생존을 위해 다른 고래류의 영상을 보여주면서 사회적 반응이 있는지도 관찰 중이라고 합니다. 벨라는 큰돌고래 등에는 반응이 없었지만, 범고래를 봤을 때는 빠르게 유영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벨루가는 귀여운 얼굴과 온순한 성격으로 세계 각국의 수족관에 전시되고 있는 해양 포유류입니다.

     

    벨라는 2011년에 러시아에서 태어난 암컷으로 잠실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개장에 앞서 2007년생 수컷 벨리, 2012년생 벨로와 함께 수입됐습니다.

     

    하지만 2016년 벨로가, 2019년에는 벨리가 폐사하면서 롯데월드는 동물보호단체 등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고 벨라를 야생방류하기로 방침을 세웠습니다.

     

    야생 벨루가의 평균 수명은 35세이고 최대 수명은 50세까지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벨로와 벨리는 12살에 죽었습니다.

  • 성자들의 시대5 - 하늘사람되는 길에 들어서다

    예전에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않았던 뭇 중생과 삼라만상의 이치가 백령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백령자에겐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신비롭기 그지 없었다. 또, 궁금한 게 너무 많았다.  백령자는 온갖 세상사에 관해 의문을 품었다. 의문이 이는 대로 벽운 선생한테 물었다. 생명이 어찌하여 태어나고 왜 죽는지, 태어나기 전에는 어디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죽은 다음에는 또 무엇이 되는지, 왜 중생들은 갖가지 종류로 갈리었는지, 왜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혀야 하는지, 무엇 때문에 뭇 중생들이 짝을 찿아 헤매는지, 짝이 되고 어버이가 되고 자식이 되는 인연은 어찌해서 이루어지는지……,

    의문은 꼬리를 물고 생겼다.

    벽운 선생은 일년여 동안 백령자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백령자의 정신은 무한한 우주를 향해 끝없이 넓혀졌다. 그러던 어느 날, 벽운 선생에게 백령자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중생들이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아귀다툼에서 헤어날 길은 없는지요?"

    "있다."

    벽운 선생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어찌하면 그리 될까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살 수 있으면 그리 된다. 나는 먹지도 마시지도 않는다."

    벽운 선생의 이 대답은 백령자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먹지 않고 살 수 있다니 참으로 희한한 일이었다. 그동안 백령자는 허기를 느낄 때마다 강이나 논으로 날아가서 물고기를 잡아먹었다. 그리고 자기가 사냥을 나가 있는 동안 벽운 선생 역시 뭘 먹는 줄 알았다. 

     먹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백령자는 자신도 벽운 선생처럼 살고 싶었다. 언젠가부터 허기를 채우기 위해 다른 생명을 죽이는 것이 싫어졌던 것이다. 자기로 인해 죽어 가는 물고기들이 너무 불쌍했고,깊은 술픔을 느끼곤 했었다.

    "저도 먹지 않고 살 수 있는지요?"

     "아무렴, 그리 할 수 있고 말고."

     벽운 선생의 얼굴에선 은은한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어떻게 하여 먹지 않고도 사는지요?"

    "다른 중생의 몸 대신 하늘 기운과 땅 기운을 먹으면 된다. 그러면 먹지 않아도 배무르고 마시지 않아도 목이 안 마르다. 기운은 더욱 넘친다. 또, 몸에 땅 기운 하늘 기운이 가득 차면, 그 누구한테도 괴롭힘을 당하지 않는다. 아무도 감히 해치려 들지 못한다. 걱정 근심 하나 없이, 오로지 불쌍한 중생들을 돌봐 주며 자유로이 살 수 있다."

     "저도 땅 기운 하늘 기운을 먹을 수 있는지요?"

    "목숨을 지닌 중생은 누구나 다 그럴 수 있다."

     "땅 기운 하늘 기운을 어떻게 먹는지요?"

    "공부를 해야 한다. 네가 어버이한테서 날아다니는 법이나 물고기 잡는 법을 배우듯이 그 법을 배우면 된다."

    "어서 배우고 싶습니다."

    "내가 오늘부터 가르쳐 주마."

     백령자는 이날부터 벽운 선생의 가르침을 받으며 선도를 닦기 시작했다. 수행자로서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수행을 시작한 지 일년도 안 되어 백령자의 식성이 크게 변하기 시작했다. 맨 먼저, 먹는 양이 줄었다. 조금씩 먹어도 배가 불렀고 기운이 넘쳤다.

     두 번째 변화는 육식이 싫어진 것이었다. 학은 육식성 동물이다. 그런데 수행을 시작한지 2년쯤 되자  육식이 싫어졌다. 몸에서 안 받았다.

     백령자는 자연히 육식을 끊고 열매나 풀을 먹었다. 식욕도 날이 갈수록 줄었다. 하루에 한 번 먹던 것이 이틀에 한 번, 사흘에 한 번 꼴로 계속 줄어 갔다. 그러다가 10년쯤 후에는 곡기를 완전히 끊게 되었다. 우주의 진기가 몸 속에 충만해지니 먹고 마실 필요가 없었다. 

    곡기를 아주 끊자, 몸 속에 있던 노폐물이 모두 배출되었다. 몸이 정화되면서 마음은 더욱 고요해졌다. 정신도 한없이 맑아 졌다. 잠까지 사라졌다. 마음의 맨 밑바닥에 있던 번뇌의 뿌리도 남김없이 뽑혀 나갔다.

     백령자는 수행을 시작한 지 15년 후에 깨닭음을 얻었다. 삼라만상의 이치를 환히 꿰뚫어 알게 되었다. 또, 어디에도 걸림이 없는 자유자재한 삶을 누렸다.

    백령자와 벽운 선생은 새벽녘까지 백학봉 정상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어느덧 먼동이 트기 시작했다. 멀리 백두대간 쪽 동녘하늘이 조금씩 붉게 물들어 갔다. 

    이때, 가없이 자비롭고 온화했던 벽운 선생의 표정이 어둡게 변했다. 탁하고 흉흉한 기운이 뭉클뭉클 솟아오르는 모습이 심안으로 보였던 것이다. 특히 생명을 죽이는 살기가 더욱 커지고 있었다. 백령자도 세상 곳곳에 감도는 살기를 몸으로 느꼈다. 백령자의 마음 역시 짙은 어둠으로 덮였다.

    '가엾은 중생들…….' 

    벽운 선생은 그 흉흉하고 탁한 기운에 휩쓸려 온갖 고초를 당하는 중생들을 떠올렸다. 몇십 년 후 살기가 극성을 부릴때, 이세상의 중생들에게 닥쳐올 대환난도 심안으로 똑똑히 보았다. 무수히 많은 중생들이 참혹하게 죽어 갔다. 그들의 처참한 신음소리가 귀에 쟁쟁하게 들려 왔다.

    살기는 온 세상 방방곡곡에 감돌았다. 산천에 감도는 살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흉포하게 만들었다. 흉포해진 사람들이 곳곳에 서 무자비하게 힘없는 중생들을 괴롭혔다. 사람들의 마음에서 뿜어 나온 살기가 또 산천의 기운을 더욱 탁하고 흉하게 만들었다.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악기.살기가 자꾸 쌓여 갔다. 명산 중의 명산이며 많은 성자들을 길러낼 운학산에도 그 흉흉한 기운이 곳곳에서려 있었다.

     벽운 선생의 심안에 상제봉과 천마봉이 나란히 떠올랐다. 곧이어 비룡봉, 장군봉도 보였다. 상제봉은 백학봉의 동남쪽에 솟아오른 봉우리다. 백학봉과 20여 리쯤 떨어져 있다. 천마봉은 백학봉 북쪽 시나리오쯤 떨어진 곳에 있는 봉우리다. 장군봉은 서남쪽으로 시오리쯤 떨어져 솟아있다.

     이 네 봉우리에는 제왕을 배출하는 대명당이 있다는 이야기가 오랜 옛날부터 전해 내려운다, 그 이야기를 듣고 많은 풍수가들이 찾아왔다. 어떤 풍수가들은 그 유명한 천하명당을 한 번 구경이라도 해보려고, 또 어떤 풍수가들은 자신이 차지하려는 욕심에서 이곳을 드나들었다.

     상제봉에 있는 명당은 상제봉조형(하늘의 임금님이 신하들과 조회를 하는 형국)이라 한다. 천마봉에는 천마사풍형( 하늘을 나는 천마가 바람을 내뿜는 형국)의 명단이, 비룡봉에는 비룡상천형(용이 하늘을 날으는 형국) 의 명당이 있다고 한다. 또, 장군봉에는 장군대좌형(장군이 버티고 있는 형국)의 병장이 깃들여 있다고 한다.

    숱한 풍수가들이 드나들었지만, 누가 그 명당들을 찾았다는 이야기도, 명당의 빼어난 지기를 입어 제왕이 나왔다는 이야기도 지금까지 전해 오지 않는다. 또, 그 명당들이 양택지지(집터)인지 음택지지(묘지 자리)인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풍수가들이 찾아오면, 산신령께서 그들의 눈을 흐려지게 만들어 어디가 명당터인지 도저히 알 수 없게 하거나, 길을 잃고 헤매게 하거나, 안개나 구름으로 가려 버린다는, 참으로 기이한 이야기들만 떠돈다.

    벽운 선생은 빼어난 대명당을 품고 있다는 그 네 봉우리에 엄청난 탁기가 서려 있는 것을 보았다. 봉우리마다 특정한 어느 한 장소에서 흉한 기운이 강하게 뿜어 나왔다. 그 기운은 매우 거칠고 음습했다. 흉한 기운들이 뿜어 나오는 곳에서 좀 떨어진데에는 숱한 풍수가들이 찾으려다 실패한 대명당들이 있다. 그곳들만은 아주 맑고 꺠꿋한 기운이 감돌았다. 숱한 생명을 살려 줄 좋은 기운이 었다.

     벽운 선생의 심안에 문득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 네 봉우리를 찾아오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풍수가들이 아니었다.그들 무리에는 벽운 선생의 옛친구도 하나 끼여 있었다. 그들은 흉한 기운이 가득 감도는 곳으로 몰려왔다. 거기서 커다란 신통력을 얻기 위해 용맹정진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 뒤에는 그들을 따르는 제자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세상을 어지럽히는 무리들.'

    마음속으로 이렇게 탄식하는 벽운 선생의 표정이 어욱 어두워졌다.백령자 역시 앞으로 많은 사도의무리가 운학산 곳곳에 들어오리라는 걸 예견했다. 벽운 선생의 제자들이 그들로 인해 종종 어려운 일을 당하는 모습이 심안으로 보이기도 했다. 백령자의 마음에도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얼마 후에 백두대간 위로 붉은 아침해가 둥실 떠올랐다.아직 눈에 뒤덮인 뭇 산줄기들이 새하얀 자태를 드러냈다. 그 위로 아침 햇살이 퍼져 나갔다.

    벽운 선생의 심안에 새로운 사람들이 떠올랐다. 벽운 선생과 인연이 깊은 사람들이었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그대로 좇아올 수행자들이었다.

    운학산뿐 아니라, 방방곡곡의 명산에 벽운 선생과 그의 도반들한테서 가르침을 받게 될 수행자들이 몰려들었다. 그 수행자들은 앞에서 보았던 사도의 무리들과 정반대되는 사람들이었다.그들의 발길은 자기도 모르게 아름다운 정기가 흘러넘치는 명산의 명당들로 향했다.거기서 빼어난 정기를 받아 참삶의 길을 깨우쳤다. 깨달음을 얻은 그들에게서 밝고 환한 빛이 뿜어 나왔다. 그 빛이 세상을 뒤덮은 살기를 정화시켰다. 많은 중생들이 그 덕을 입었다.

    처음엔 그들의 수가 많지 않았다. 사도의 무리보다 훨씬 적었다. 백 명에 한 명꼴도 안 되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점덤 더 많아졌다. 그들이 사도의 무리보다 많아지는 몇십년 후의 광경이 벽운 선생의 심안에 떠올랐다.

    이때 어두워졌던 벽운 선생의 표정이 다시 밝아졌다. 가없이 온화한 미소가 얼굴 가득 감돌았다. 백령자의 마음도 아침 햇살처럼 환해졌다.

    벽운 선생은 자신과 인연이 닿을 모든 중생들을 향해 무한한 사랑을 보냈다. 그 사랑과 함께 지극히 맑고 깨끗한 기운, 성스러운 기운이 전해졌다. 백령자도 스승을 따라 자신과 인연이 닿을 이들에게 한없는 사랑을 보냈다.

    잠시 후 벽운 선생의 몸에서 은은한 광채가 뿜어 나왔다. 백령자의 몸에서도 빛이 번져 나왔다. 광채는 점점 더 환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백령자와 벽운 선생은 눈부신 광채에 휩싸였다가 곧 모습이 사라졌다. 둘 다 빛으로 화해 버렸다. 또, 두개의 빛덩이가 하나로 합쳐졌다.이 빛의 응어리는 산산이 흩어져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는 빛의 응어리까지 사라져 버렸다. 백학봉 정상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몇 분 후에 벽운 선생과 백령자의 모습이 허공에서 다시 나타났다. 그들은 나타나자마나 초막으로 내려갔다. 그들이 초막에 당도하니, 소나무 위에 앉아 있던 청령자가 반갑게 맞이했다.

    벽운 선생이 초막으로 돌아오자 석주는 아침 식사를 차렸다. 식사라야 미숫가루뿐이었다. 벽운 선생은 음식을 끊은 지 오래되어 한 숟갈도 입에 대지 않았다. 제자들만 미숫가루를 물에 타서 한 공기씩 마셨다. 식사를 마치고 제자들은 가르침을 받기 위해 벽운 선생 앞에 나란히 앉았다. 벽운 선생이 제자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필섭이와 석주도 혜원이처럼 본격적인 수도의 길로 들어설 때가 되었다. 내 그동안 뒤에서 너희를 항상 지켜봤다. 둘 다 마음을 잘 다스려 왔으니, 우리의 도를 전해 받을 자격이 있다."

    이 말을 듣는 필섭의 두 눈이 기쁨으로 반짝였다. 얼굴엔 밝은 기운이 가득 감돌았다. 석주의 얼굴도 발갛게 상기되었다.     

     " 우리의 도는 아득한 옛날부터 전해 내려온 하늘의 도다. 하늘 뜻을 섬기며, 하늘 뜻 그대로 살아서, 하늘 사람으로 거듭나는 길을 밝힌 도이다. 하늘 사람이란 불가의 부처님. 보살님이요, 선가의 천상선과 같은 성인이다. 불도와 선도와 우리의 도는 수도 방법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목표하는 바나 수도법의 중심 줄기는 별로 다르지 않다. 하늘 사람을 향해, 한단계 한단계 나아가면서 얻게 되는 것도 똑같다. 우리의 도가 중국에서는 선도로 알려졌고, 인도에서는 요가로 알려졌다. 불도의 뿌리는 또 바로 요가이다. 예수님이 전하신 도 역시 본래는 우리의 도와 별개의 것이 아니었다."

     석주에겐 생소한 이야기였다. 석주와 도반들은 스승이 대도인이란 사실만 알았지, 그가 어느 도에 입문하여 깨닭음을 얻었는지 전혀 몰랐다. 누구는 그가 예전에 스님이었는데, 수행을 잘하여 큰 도력을 얻었다고 생각했다.

    또, 누구는 스승이 선도를 닦아 선인의 경지에 올랐다고 추측했다. 제자들이 궁금하게 여겨 물어 보면,벽운 선생은 한결같이 그런 걸 알아서 뭣에 쓰려느냐고 반문했다. 그게 대답이었다. 그리고는 마음을 닦고 또 닦으라고만 일렀다. 벽운 선생의 말씀이 계속 이어졌다.제자들은 눈을 반짝이며 귀를 기울였다

    필섭은 5년 전, 벽운 선생과 처음 인연을 맺기 전에 벽운 선생의 도반인 호산 스님한테 풍수를 배웠다.호산 수님은 풍수의 비법을 전수해 주고는, 훗날 자신의 도반을 만나게 될테니 그를 스승으로 모시고 수행하라 일렀다.

    그때 필섭은 청련사에 있었다. 청련사 주지였던 상지 스님이 필섭의 고모였다. 상지 스님은 지현 스님의 은사 스님이었고, 벽운 선생과도 인연이 깊은 이였다.

    벽운 선생을 처음 만난 이후 지금까지 5년간은 필섭에게 스승으로부터 도를 전해 받기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 그동안 많은 시헙을 거쳤다. 이제 비로소 수행의 길로 들어섰다 생각하니 가슴이 벅찼다.

    석주 역시 감개부량했다. 아내한테 배신당하고 자살까지 시도했는데, 벽운 선생을 만나 새 삶을 누리게 되었다. 이젠 자기가  하늘처럼 모시는 벽운 선생의 뒤를 좇는다 생각하니 지극한 기쁨이 용솟음쳤다. 또, 스승의 은혜가 한량없이 크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