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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들의 선한 마음 되찾아주는 ‘아기 교사’

    미국의 공립학교인 모리초등학교에서는 갓난 아기가 수업에 참여하는 ‘공감의 뿌리(Root of Empathy)’라는 수업이 있다. [이미지 : 공감의 뿌리 유튜브 캡처]

    미국의 공립학교인 모리초등학교에는 특별한 수업이 있습니다.

     

    ‘공감의 뿌리(Root of Empathy)’로 알려진 이 수업은 갓난 아기가 교사와 함께 수업에 참여합니다. 그리고 많은 학생들의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옹알이 외에 말도 잘 못하고, 혼자 힘으로 걷지도 못하는 아기가 학생들을 바꾼다는 게 믿어지지 않지만 이를 통해 학생들은 놀라울 정도로 바뀝니다.

     

    수업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교실 바닥에 초록색 담요가 깔리고 아이들이 교사와 함께 담요 가장자리에 둘러앉습니다. 이어 엄마가 아기와 함께 들어와 아기를 안고 앉습니다.

     

    이어 교사가 학생들에게 질문을 합니다. “아기가 교실에 들어올 때 어떤 느낌이었을까?” “아기는 지금 어떤 감정일까?”

     

    한 달 뒤에 엄마와 아기가 다시 교실을 찾습니다. 학생들은 질문이 많아집니다. “ “이빨은 났나요” “뒤집기는요?

     

    교사가 소리 나는 장난감을 들어 보입니다. 지난달에는 아기가 반응하지 않았지만 아기는 소리 나는 쪽을 돌아봅니다. 아이들은 아기를 응원합니다.

     

    ‘공감의 뿌리’에서 학생들은 아기가 태어나 경험하는 첫해를 함께 합니다.

     

    생후 서너 달이 된 아기는 한 달에 한 번씩 교실을 찾습니다. 아기가 올 때마다 새로운 자극에 반응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아이들은 진심으로 기뻐합니다.

     

    아기가 가진 교육적 힘은 마법과도 같습니다. 캐나다에서 이 수업을 진행한 학교에서 10년 만에 집단 괴롭힘 현상이 90%가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2002~2003년 밴쿠버와 토론토 지역에서 이뤄진 조사도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공감 교육을 받은 교실에서는 학생 사이에 괴롭힘이 크게 줄었습니다.

     

    아이들이 다른 존재를 돌보는 마음이 커지고, 정의감도 생긴다는 내용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한 자폐아는 반 친구들의 생일잔치에 한 번도 초대받지 못했는데 공감 수업을 받은 해에는 세 번이나 초대를 받았다고 합니다.

     

    [[IMAGE|516|center|'공감의 뿌리'를 고안한 메리 고든. [이미지 : 공감의 뿌리 유튜브 캡처] ]]

     

    ‘공감의 뿌리'는 캐나다의 교육 운동가 메리 고든이 고안했습니다. 유치원 교사로 오래 일했고, 아이들을 낳아 키우기도 한 그는 갓난아기가 지닌 공감 능력에서 교육적 힘을 발견했습니다.

     

    1996년 그가 만든 ‘공감의 뿌리’는 캐나다 유치원에서 시작해 초, 중, 고교로 퍼져나갔고 호주, 뉴질랜드, 미국 등에서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매리 고든은 이런 놀라운 결과를 모아 <공감의 뿌리>(샨티 펴냄)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 16세 스웨덴 환경운동가 노벨평화상 후보에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는 매주 금요일마다 거리로 나서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 운동을 진행한 16세 환경운동가로, 지난 14일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이미지 : 그레타 툰베리 트위터]

    스웨덴의 16세 환경운동가가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14일 스웨덴 의회 앞에서 매주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가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노르웨이 의원 3명의 추천을 받아 후보가 된 툰베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영광”이라고 적었습니다.

     

    툰베리는 지난해 8월 스웨덴 의회 앞에서 첫 시위를 벌인 뒤 매주 금요일마다 거리로 나서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 운동을 진행해 왔습니다.

     

    툰베리가 시작한 운동은 독일, 영국, 프랑스, 호주, 일본 등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학생들은 이 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등교를 거부하기도 합니다.

     

    15일에는 세계 100여 개 나라에서 수천 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등교거부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는 올해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각국의 지도자들에게 “우리 모두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데 실패해왔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앞서 툰베리는 지난해 12월 폴란드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각국 정부와 정치권에 기후변화를 막는데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습니다.

     

    툰베리는 트위터에 자신을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16살 환경운동가’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발달장애의 한 종류로 비정상적인 사회적 상호작용과 제한되고 반복적 행동을 보이는 질환입니다.

     

    그를 노벨평화상 후보에 추천한 노르웨이의 한 의원은 AFP 통신에 “우리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전쟁, 갈등, 난민 등의 문제를 낳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레타 툰베리를 추천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에는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301건이 추천됐습니다.

     

    툰베리가 노벨평화상을 받게 되면 17세에 노벨평화상을 받은 말랄라 유사프자이 보다 1살 어린 최연소 수상자가 됩니다.

  • 조코비치, 명상과 식이요법이 비결

    테니스 스타 노박 조코비치의 전성기가 다시 시작된 것 같습니다. 

     

    만 31세인 조코비치는 2018년 말 역대 최고령 연말 세계 랭킹 1위 기록을 썼습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26일 발표된 남자 프로 테니스 단식 세계 랭킹에서 랭킹 포인트 9045점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15년 이후 3년 만에 연말 랭킹 1위를 되찾은 것이지요. 

     

    한때 부상 등으로 부진해 내리막길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조코비치는 30대에 들어 다시 전성기 때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코비치는 올해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윔블던과 US 오픈에서 우승했고 마스터즈 시리즈 신시내티와 상하이 오픈에서 정상에 올랐습니다. 

     

    조코비치는 명상과 식이요법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선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테니스 선수로서는 나이가 적지 않은 조코비치가 다시금 전성기 때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데도 명상과 식이요법이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코비치는 특히 윔블던 대회 참가를 위해 영국에 머물 때면 자신이 훈련하는 잉글랜드 클럽 근처의 윔블던 불교센터에 자주 가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조코비치는 알아차림 명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조코비치가 경기가 있는 도시의 사찰을 찾아 알아차림 명상을 하며 압박감을 이겨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코비치는 “아름다운 공원이나 자연 속 사찰에서 알아차림 명상으로 나 자신을 훈련한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조코비치는 식이요법을 철저히 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세르비아 출신으로 12살 때 독일로 테니스 유학을 간 그는 21세에 호주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테니스계의 떠오르는 별로 주목을 받았지만 한동안 부진했습니다. 

     

    조코비치는 그때 부진을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를 통해 극복했습니다. 그는 2013년 펴낸 자서전 <승리를 위한 서브(Serve to Win)>에서 자신이 글루텐 알레르기가 있어서 밀가루를 섭취하면 체력이 심하게 소진된다고 했습니다. 

     

    그는 영양사의 조언에 따라 좋아하던 파스타나 피자를 완전히 끊고 글루텐이 없는 빵과 견과류, 과일 등을 많이 먹었습니다. 아침에는 뉴질랜드산 마누카꿀을 넣은 미지근한 물을 마셨습니다. 틈날 때마다 명상도 했습니다. 

     

    다이어트와 명상의 효과는 놀라웠습니다. 조코비치는 2011년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3개를 석권하며 당시 페더러와 나달이 구축하고 있던 테니스 양강 체제를 무너뜨리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2016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조코비치는 팔꿈치 부상 등으로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2016년 말 앤디 머리에게 세계 1위를 내줬고 지난해 20위 밖으로 순위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윔블던을 우승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명상을 통한 마음 관리와 식이요법이 부활에 힘이 되지 않았을까요? 

  • 하객들이 결혼식에서 검은 안대를 한 이유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이 검은 안대를 썼습니다. 

     

    지난달 25일 호주 퀸즐랜드에서 열린 스테파니와 로버트 캠벨 부부의 결혼식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호주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호주의 한 국립공원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이 혼인서약이 시작되자 모두 준비해 온 검은 안대를 꼈습니다. 

     

    그들은 혼인서약이 끝날 때까지 안대를 쓴 채 두 사람이 평생 서로를 사랑하겠다는 다짐을 들었습니다.  

     

    검은 안대 착용은 아내 스테파니의 아이디어에 따른 이벤트였습니다. 

     

    스테파니는 19살 때 원뿔세포 이영양증 진단을 받았고 29살인 3년 전 시력을 잃었습니다. 원뿔세포 이영양증은 망막 세포 중에 색각과 시력을 맡고 있는 원뿔세포가 변성이 되어 볼 수 없게 되는 질병을 말합니다.  

     

    스테파니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자신과 똑같이 그 순간을 함께 하고 기억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친구와 가족들에게 자신과 로버트가 혼인서약을 할 때 안대를 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객들은 야외 식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소리를 통해 경험했고, 두 사람의 결혼 서약을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스테파니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이 완전히 현존을 경험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결혼식을 준비한 회사에서는 예식 진행되는 동안 10가지의 천과 10가지 향의 에센셜 오일을 써서 스테파니가 그 순간을 기억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 피터 노먼, 올림픽보다 더 위대한 선수

    [[IMAGE|157|center|caption]]

     

    1968년 멕시코에서 열린 올림픽을 전설로 만든 것은 단 한 장의 사진이었습니다.

     

    육상 200m 시상식 사진입니다. 1등과 3등을 차지한 흑인 선수는 시상대에서 고개를 숙인 채 검은 장갑을 낀 손을 치켜 올렸습니다.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에 항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두 사람이 올림픽 정신을 훼손했다며 곧바로 선수촌에서 쫓아냈습니다.

    시상대에 섰던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는 그 때부터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이 됐습니다.

     

    하지만 두 선수 옆에 얌전하게 서 있던 백인 선수를 기억하는 사람은없습니다.

    은메달을 받았던 호주 출신의 백인 선수 피터 노먼이 그의 이름입니다. 

     

    시상식 전에 두 사람이 퍼포먼스를 준비한다는 사실을 한 노먼은 자신도 동참하겠다고 밝히고 두 선수에게 까만 장갑을 구해다 주기까지 했습니다.

    함께 팔을 들지 않았지만 노먼은 정의를 상징하는 올림픽 배지를 착용했습니다.

     

    호주는 백인 우월주의의 또 다른 이름인 백호주의(White Australia policy)가 득세하던 곳이었습니다. 백인이 아닌 사람의 이민을 제한하는 정책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런 나라를 조국으로 둔 피터 노먼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칭찬 대신 혹독한 ‘응징’을 당했습니다. 호주는 그에게 상을 주는 대신 차기 올림픽 출전권 박탈이라는 징계를 했습니다.

    노먼은 백호주의를 저버린 ‘배신자’로 낙인찍혀 일자리도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간신히 학교 체육 교사로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그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인종 차별을 반대하는 흑인 인권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노먼은 함께 시상대에 섰던 두 흑인을 비판하면 복권시켜주겠다는 제안도 받았지만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대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인권운동에 삶을 바쳤습니다.

     

    노먼은 2006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때도 호주 정부는 그를 외면했습니다.

    스미스와 카를로스는 장례식에 참석해 관을 들고 애통해했습니다.

    카를로스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두 사람은 약간의 좌절을 맛봤지만 노먼은 자신의 조국인 한 나라와 맞서 고독한 싸움을 해야 했습니다”라고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IMAGE|159|center|피터 노먼(가운데)이 토미 스미스, 존 카를로스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이미지 출처 : 피터 노만 페이스북]]

     

    노먼이 세상을 떠난 지 6년이 지난 2012년 호주 올림픽 위원회는 드디어 그에게 정식으로 사과했고 그의 인권운동에 대한 공헌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노먼의 이런 삶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흑인인권운동을 상징하는 대표적 사진인 멕시코 올림픽 시상식 사진에서 그저 “위대한 흑인 선수 옆에 있는 백인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노먼은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는 시상식 사진이 조형물로 만들어질 때 자신이 서 있던 자리를 비워두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섰던 자리에서 “위대한 흑인 선수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두 흑인 선수 못지 않게 노먼도 위대한 선수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IMAGE|158|center|1968 멕시코 올림픽 당시의 시상식을 본떠 만든 조형물. 노먼의 의사를 존중해 2등 자리는 공석으로 남아있다. 이미지 출처 : San Jose State University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