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저 물과 같아서
한곳에 고여 있으면 썩는 법이지요.
물이 흐르듯 사랑도 흘러야 합니다.
물이 파인 곳을 채우고 아래로 아래로 흐르듯
사랑도 아픈 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자꾸 아래로 낮은 자리로 흘러야 합니다.
물이 흐르며 뭇 생명들에게 밥이 되고 숨이 되고 살이 되고 생명이 되듯
우리의 사랑도 뭇 생명 안에 스며 들어 온기가 되어야 합니다.
평화가 되고 밥이 되고 눈물이 되고 웃음이 되어야 합니다.
그 자리에만 머물러 있으면 썩어 독이 되는 사랑!
내 아이, 내 부모, 연인, 그 사람과 그곳에만 고여 있으면
집착이 되고 맹목이 되어
뭇 생명을 괴롭게 하는 화가 되는 사랑!
고맙게도 생각만으로도 시공을 뛰어넘어 퍼져가는 사랑!
우리의 미소만으로도, 말투만으로도, 손끝으로도 전해지는 사랑!
소박한 한 끼 밥으로도 충분히 스며드는 사랑!
일 년 매일매일이, 매 순간이 이런 순간이기를......
우리 마음이 늘 그때이기를, 맑은 물이기를, 그 같은 사랑이기를......
ALL : 숨
Contents List 3
-
지원종 에디터
사랑도 물처럼 흘러야 합니다.
-
파노
한순간도 너를 혼자 두지 않았다
다시 성당에 나가기 시작했다.
1985년 영세를 받은 뒤 곧바로 발길을 끊었으니 성당 용어로 냉담자로 지낸 지 34년 만이다.
냉담 생활의 자발적 청산은 아니다. 개그콘서트 한 코너의 대사를 빌면 그냥 '그렇게 됐다'.
성당에서 미사에 참석하지만 사람들이 어떤 종교를 가졌냐고 물으면 딱히 대답하기 어렵다.
모든 종교의 핵심 가르침이 사실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하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부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분도 있었고, 그럼에도 이런 점에서 자신이 믿는 종교가 더 낫다고 말하는 분도 있었다. 정말 모든 종교의 가르침이 근본에서는 하나라고 믿는 이들은 많지 않아 보였다.
불편했다. 때로 '맞춤형' 답변도 하곤 했다.
성당에 다니는 분을 만나면 영세 받았음을 밝혔고, 절에 다니는 분을 만나면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살고자 한다며 어쭙잖게 경전 얘기를 하기도 했다. 세례명과 법명이 있으니 필요할 때 꺼내 쓰면 됐다.
아무튼 요즈음 주말이면 미사에 참석한다.
가끔 눈물이 난다. 아니 울지 않았던 때가 거의 없었다. 열 번에 아홉 번은 눈물을 흘렸으니...
왜 눈물이 나는지 알 수 없어 관찰을 시작했다.
주기도문을 노래할 때 가장 눈물이 자주 났다. 지금도 이유를 알 수 없다.
신부님이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고 두 팔을 뻗은 모습을 볼 때면 예외 없이 눈물이 왈칵 쏟아지곤 했다.
한때 찬송가를 따라 부르다 목이 멨는데 책을 보니 이냐시오 성인의 말씀에 붙인 찬송가였다.
5월 19일 일요일.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것 같다.
주기도문을 노래할 때였다. 내가 다니는 성당에서는 주기도문을 노래로 외운다.
갑자기 울음이 터져 나왔다. 참기가 어려웠다. 아니 불가능했다. 자칫 목놓아 울 수도 있어 울음을 참고 또 참았다.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노래를 따라 부를 수도 없었다. 가사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흐느낄 뿐이었다.
그때 나는 그분의 말씀을 들었다.
"단 한순간도 너를 혼자 둔 적이 없다."
다시 눈물이 쏟아졌다. 앞서 가신 분들의 말씀과 글을 통해 그 얘기를 수없이 들었지만 진심으로 믿지 못했음을 알았다. 그래 걱정할 일이 없었구나. 안심이라는 말의 뜻이 느껴졌다. 깊고 깊은 한숨이 쉬어졌다.
-
박흥선 에디터
히말라야 성자 밀라레빠 (1) - 어두웠던 흑마술사 시절
히말라야의 성자 밀라레빠(1052-1135)는 티베트의 위대한 요기이자 스승입니다. 밀라레빠의 수행 과정과 노래가 기록으로 전해져 그의 위대한 성취가 후대에 알려졌습니다. 제14대 달라이라마는 밀라레빠가 엄격하게 명상을 실천하여 결국 지고한 경지에 도달했으며 티베트의 불교도들은 종파에 관계없이 모두 그를 존경한다고 하였습니다. 밀라레빠는 ‘무명천을 걸친 밀라’라는 뜻입니다.
밀라레빠는 티베트의 서부 캉가싸 지역에서 태어났습니다. 많은 재산을 가진 아버지와 귀한 가문 출신의 어머니 밑에서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어렸을 때 이름은 퇴파가(‘들어서 기쁘다’라는 뜻)였습니다. 9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가 위중한 병에 걸렸는데 죽기 전에 백부에게 가족과 재산 관리를 부탁하였습니다.
장례식이 끝나자 백부는 아버지 재산을 전부 빼앗고 집안의 장식물을 가져가 버렸습니다. 퇴파가와 어머니, 여동생은 백부의 집에서 하인의 신세로 전락하여 여름에는 들판에서 일하고, 겨울에는 양모를 손질하여 실을 지으며 비참하게 살아야 했습니다.
어느 날 잔칫집에 갔다가 가르침을 받는 라마승의 심부름을 가던 퇴파가는 길에서 취흥에 겨워 노래를 불렀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노랫소리를 듣자마자 달려나가 작대기로 머리를 때리고 정신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깨어난 어머니는 퇴파가에게 말했습니다.
“퇴파가야, 즐겁게 노래할 정신이 있더냐? 우리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없다. 네가 흑마술을 배워 원수를 죽이지 않으면 나는 네 앞에서 목숨을 끊을 것이다.”
퇴파가는 어머니가 그동안 마련한 작은 밭뙈기를 팔아 마련한 돈으로 집을 떠나 죽을힘을 다해 흑마술을 배웠고 결국 두 마법사의 도움으로 복수를 감행하였습니다. 백부의 맏아들이 결혼하는 날, 마당에 수많은 뱀과 커다란 전갈들이 나타났습니다. 말들이 흥분하여 집 한가운데의 기둥을 들이받아 집이 무너지면서 백부의 아들들과 신부, 친척들이 모두 죽었습니다.
어머니는 마을 사람들이 자객을 보내 퇴파가를 죽이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퇴파가에게 마을에 우박 폭풍을 일으키라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세 차례의 우박 폭풍을 일어나 보리 이삭이 남김없이 나뒹굴자, 농사를 망친 사람들은 비탄에 젖어 울부짖었습니다.
퇴파가의 흑마술을 두려워한 마을 사람들이 발길을 끊었습니다. 어머니는 결국 폐허가 된 집에서 쓸쓸히 죽었고 여동생은 걸인이 되어 떠돌았습니다.
가족을 비탄에 몰아넣었던 사람들에게 복수를 하였으나 또 다른 원한을 낳는 악업을 쌓았던 것입니다.
-
공미경 에디터
목숨을 던져 총기 참사를 막은 학생
현지 시간으로 지난 7일, 캔드릭 카스티요 군은 한 학생이 총기를 난사하려는 것을 제압하다 총에 맞아 숨졌다. [이미지 : 존 카스티요 페이스북]먼저 캔드릭 카스티요 군의 명복을 빕니다.
피어보지도 못한 삶이라고 하기에 그의 짧은 인생은 지구촌을 다녀간 어떤 이들의 삶 못지않게 귀한 것이었습니다. 지구촌에서 그의 삶은 짧았지만 이어질 삶은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현지 시간으로 7일 오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교외의 자율형 공립학교 스템스쿨에서는 졸업식을 사흘 앞두고 영문학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프린세스 브라이드>라는 영화를 보던 중이었습니다.
그때 뒤늦게 교실에 들어온 한 학생이 “꼼짝 마”라고 소리치며 친구들에게 총을 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한 학생이 그 학생을 덮쳤습니다. 그를 시작으로 다른 학생 3명이 가세해 총을 쏘던 다른 학생을 제압했습니다. 다른 학생들은 책상 밑에 몸을 숨길 수 있었지요.
이 과정에서 카스티요는 학생이 쏜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8명이 총상을 입었지만 그의 용기가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졸업을 사흘 앞두고 세상을 떠난 카스티요는 자동차와 엔지니어링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밝은 얼굴로 친구들을 대했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친한 친구였던 세라 스택스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카스티요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 때면 언제나 먼저 나서곤 했다"라고 친구를 기억했습니다.
아버지 존 카스티요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들 덕분에 많은 이들이 살 수 있었다고 들었다"라며 “이 점에 대해 신에게 감사한다. 그 아이는 영웅이었고 언제나 영웅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존은 착한 사람,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도록 가르쳤다면서, “아들은 다른 이들을 그만큼 사랑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존 카스티요와 아내 마리아는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면서도 아들의 친구들이 상처를 치유하고 대학에 가고 결혼해 사랑으로 가정을 꾸리기를 기원했습니다.
카스티요와 함께 총기를 든 학생을 제압한 브랜던 바일리는 CNN에 “카스티요는 죽었지만 그의 용기는 전설이 됐다"라며 “한평생 그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공미경 에디터
밤에 문을 여는 학교
금요일 수업이 끝나면 대부분의 학교는 텅 비게 됩니다. 모두가 고대하던 주말이 시작되는 때입니다.
하지만 미국 뉴저지 주의 뉴워크에 있는 웨스트사이트 고등학교는 매주 금요일 밤이면 ‘Light On’이라는 특별한 수업을 합니다. 아크바르 쿡 교장이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위험한 지역에 사는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뉴워크는 범죄와 폭력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입니다. 어떤 학생들에게는 학교를 벗어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나아가 집 근처에서 주말을 보내는 일이 생명에 위협이 됩니다.
학생들은 금요일 밤 11시까지 학교에 머물면서 음악을 듣고 게임을 하거나 농구를 즐깁니다. 직업을 얻는 데 필요한 기술을 배우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IMAGE|406|center|미국의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 학생 두 명이 노래를 만들고 있다. 이 학교 학생들은 금요일에는 운동을 하거나 음악을 만드는 등 자기개발을 하면서 밤 11시까지 학교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미지 :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 홈페이지] ]]
‘Light On’ 프로그램은 사랑하는 제자들을 폭력과 총기 사고로 잃고 싶지 않은 쿡 교장의 간절한 바람으로 시작됐습니다.
그는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곳에 학교가 만들어진 뒤에 제가 가장 원했던 것은 더 이상 제자들을 잃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이어 “주말에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지내는 학생들이 있다는 걸 알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IMAGE|405|center|미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의 아크바 쿡 교장. 그는 사랑하는 제자들을 폭력과 총기 사고로 잃고 싶지 않아 'Light On'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미지 :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 홈페이지] ]]
몇 년 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참가 학생들이 늘면서 이제는 여름방학 기간에도 운영됩니다. 방학 기간 일주일에 사흘 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에는 지금까지 2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여해 개인당 600시간 이상 안전한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기고 있습니다. 다른 학교 학생들의 참여 도 가능합니다.
쿡 교장의 뜻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이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각지에서 후원이 답지하고 있고 자원봉사자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쿡 교장은 동료들과 함께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를 개교하려고 했을 때 자신도 무서웠다고 합니다. 그 지역 출신으로 그곳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려움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학교 문을 연 첫 주에 여학생 한 명이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살해됐습니다. 죽인 이가 아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 학기가 지날 즈음에 한 남학생이 갱단에 납치돼 살해됐습니다. 품질이 좋은 마약이 있는 곳을 대라고 추궁하다 답하지 않자 총으로 쏴서 죽인 겁니다. 그 뒤에도 한 어린 소녀가 주위에서 날아든 총탄에 맞아 숨졌습니다.
이 지역에는 갱단에 속한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당연히 학교에 가려 하지 않지요. 학교 문을 열었지만 학교에 나오는 아이들은 적었습니다.
쿡 교장은 지역 사회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 얘기를 나눴고 SNS를 통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샅샅이 뒤졌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저녁 시간에 아이들을 위한 피난처를 제공하기로 한 것입니다. ‘Lihgt On’의 시작이었습니다.
쿡 교장은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사랑과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갱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랬습니다.
쿡 교장은 아이들을 늘 유심히 살핍니다. 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들이 꽤 있었는데 더러운 옷을 입고 있다고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교복을 세탁할 형편도 안되는 집에 사는 것이었죠.
쿡 교장은 지역사회의 한 재단에 사업 신청을 해 2만 달러를 확보해 학교에 세탁기 5대와 건조기 5대를 비치한 세탁실을 만들었습니다.
[[IMAGE|407|center|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의 한 학생이 학교에 비치된 세탁실에서 세탁을 하고 있다. [이미지 :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 홈페이지] ]]
“우리는 아이들이 교실에 오도록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아이들이 학교에 오고 배우고 싶어 하게 됐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쿡 교장은 현재 웨스트워드 지역의 다른 학교를 돕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저녁 6시부터 밤 11시까지 학교 문을 열도록 합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안전한 장소를 제공합시다. 그 시간에 대부분의 범죄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
권우현 에디터
프란치스코 교황, 남수단 지도자 발에 입맞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수단의 지도자들을 교황청에 초청해 평화를 유지하고 나아가기를 촉구했다. [이미지는 본문과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 : 픽사베이]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랜 내전으로 참상을 빚은 남수단의 지도자들의 구두에 입을 맞췄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일 교황청의 초청으로 바티칸을 찾은 남수단 지도자들에게 평화를 향해 앞으로 나아갈 것을 간곡히 호소했습니다.
교황은 이날 남수단의 정부와 반군 지도자를 초청해 진행한 피정 행사를 마무리하는 연설에서 “평화를 계속 유지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형제로서 간청한다"라며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지만 이겨내고 문제를 해결해 달라"라고 간청했습니다.
교황은 “여러분 사이의 의견 충돌은 사무실 안에만 가둬두고 사람들 앞에서는 손을 잡으라"라며 “그러면 여러분들은 남수단의 아버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교황은 말을 마친 뒤 남수단 지도자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과 야권 지도자인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 등 5명의 지도자의 발에 차례로 입을 맞췄습니다.
평화를 향한 간절한 마음을 담은 교황의 이런 파격적 행동에 남수단 지도자들은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IMAGE|390|center|프란치스코 교황이 남수단 지도자들의 발에 차례로 입맞춤하고 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수단의 지도자들을 교황청에 초청해 평화를 유지하고 나아가기를 촉구했다. [이미지 : 바티칸 미디어] ]]
인구 대부분이 기독교를 믿는 남수단은 2011년 이슬람 국가인 수단에서 독립한 나라로 고 이태석 신부의 봉사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곳입니다.
하지만 남수단은 2013년 말 키르 대통령 지지자와 마차르 전 부통령을 추종하는 세력 사이에 교전이 시작돼 5년 동안 약 40만 명이 숨졌습니다.
다행히 키르 대통령과 마차르 전 부통령은 지난해 9월 평화협정에 서명하고 다음 달에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해 평화로 가는 길에 한걸음 다가섰습니다.
-
공미경 에디터
예비 신부를 울린 기적 같은 선물
올해 8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엠마(38)는 3월 초, 돌아가신 어머니가 미리 주문한 신부용 구두를 받았다. [이미지 : Lace and Love 페이스북]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부가 자신 앞으로 배달된 선물을 받고 눈물을 쏟았습니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올해 8월에 약혼자 리처드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엠마(38)는 3월 초 자신 앞으로 배달된 신부용 구두를 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2017년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딸을 위해 미리 주문해둔 것이었습니다.
엠마는 구두들 살피다가 밑창에 쓰인 메시지를 발견하고 왈칵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구두에 쓰인 글은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남긴 축하 편지였기 때문입니다.
“네 결혼식에 선물을 주고 싶었단다. 결혼식에 신을 구두는 내가 주는 선물이야. 마법 같은 하루가 되길 바란다. 가없는 사랑을 담아 너를 안아 주고 싶다. 엄마로부터”
포장을 뜯고 구두 한 짝을 집어 들었을 때까지만 해도 그는 구두 밑창에 쓰인 글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쪽에 쓰인 글에서 어머니가 남긴 편지임을 알고는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엠마는 “우느라 숨도 제대로 쉴 수도 말을 할 수도 없었다"라고 BBC에 말했습니다.
[[IMAGE|373|center|엠마(38)가 돌아가신 어머니로부터 받은 신부용 구두 밑창에는 그의 어머니가 남긴 편지가 적혀 있었다. [이미지 : Lace and Love 페이스북] ]]
엠마의 어머니는 말기 암 진단을 받고 1년 남짓 남은 시간 동안 가족들에게 편지를 썼다고 합니다.
구두를 만든 아만다 바이제는 “처음 주문을 받고 난 뒤 어머니가 연락을 해서 자신이 암에 걸려 딸의 결혼식에 가지 못할 것 같다며 메시지를 구두에 새겨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엠마의 구두는 내가 만든 것 가운데 가장 감동적인 구두”라면서 “엠마가 이를 통해 위로를 받기를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엠마는 2016년 약혼을 했는데 같은 해에 어머니는 폐암 진단을 받았고 이듬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
권우현 에디터
세계를 감동시킨 뉴질랜드 총리의 테러 대응 리더십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총리가 지난 16일 검은 히잡을 쓰고 무슬림 공동체를 방문해서 뉴질랜드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한 위로를 표했다. [이미지 : 가디안 뉴스 유튜브 캡쳐]이슬람 사원 모스크에서 벌어진 사상 최악의 총격 테러로 충격과 슬픔에 잠긴 뉴질랜드에서 총리의 리더십이 세계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희생자를 진심으로 위로했고,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어울려 사는 뉴질랜드의 가치를 다시 확인했으며 이 같은 사건의 재발을 위해 단호한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총격 사건이 다음 날인 16일 아던 총리는 이슬람 전통 복장인 히잡을 쓰고 사건이 발생한 크라이스트처치로 가 충격과 공포에 빠진 무슬림 공동체를 찾았습니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뉴질랜드를 대표해 여러분 모두에게 사랑과 지지의 메시지를 전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건 뉴질랜드가 아닙니다. 지난 24~36시간 동안 우리가 본 사건과 행동 가운데 뉴질랜드답다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여러분이 지금 보고 있는 지지의 메시지들입니다.”
파이자 알리라는 한 시민은 이날 히잡을 쓰고 무슬림 공동체를 찾은 아던 총리의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검은색 히잡을 쓴 아던 총리의 얼굴에서는 진심 어린 슬픔이 묻어났습니다.
그 자리에서 누군가가 희생자 가족들을 방문해줄 수 있느냐고 하자 아던 총리는 곧바로 일정을 바꿔 희생자 가족이 머물고 있는 해글리대학으로 향했습니다.
알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저신다 아던 총리를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얼마나 훌륭한 지도자인가요. 총리는 사건 뒤 공격용 무기에 대한 제한 조치를 했을 뿐 아니라 희생자 가족에 대한 재정적 지원도 제안했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수도 웰링턴으로 돌아온 아던 총리는 18일 웰링턴국립도서관에 마련된 공식 분향소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방명록에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뉴질랜드의 모든 사람을 대표해 우리가 함께 비통해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우리는 하나입니다. 희생자들이 바로 우리입니다.”
조문을 한 뒤 아던 총리는 곧바로 각료 회의를 주재하고 부총리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10일 안에 총기법 개정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아던 총리는 테러범에 대해서는 단호했습니다.
19일 검은색 옷차림으로 의회에 나온 아던 총리는 ‘앗살람 알라이쿰(당신에게 평화가 있기를)’이라는 아랍어 인사말로 연설을 시작했고 “테러 용의자의 이름을 부르지 않겠다"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테러 행위로 많은 것을 얻으려 했고, 그 중 하나는 악명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제가 그의 이름을 말하는 것을 보지 못할 이유입니다.
그는 테러리스트입니다. 범죄자입니다. 극단 주의자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의 이름을 부르지 않을 것입니다.
다른 이들에게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그들의 목숨을 앗아간 남자의 이름 대신, 목숨을 잃은 이들의 이름을 불러주십시오.
그가 악명을 얻으려 했는지 모르겠지만 뉴질랜드에서 우리는 그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을 것입니다. 이름조차도”
아던 총리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위로 전화를 걸어와 도와줄 일이 없느냐고 물었고 자신은 “모든 무슬림 커뮤니티를 위해 지지와 사랑을 보내달라"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
권우현 에디터
"나무가 하는 말을 들었다"
찰스 로퍼(Charles Roper) 박사가 쓴 아름다운 시를 소개합니다. 번역이 서툴지만 마음으로 읽어주시길...
나는 들었다
나무가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당당히 서되 숙일 줄도 알라
포용적이고 유연해야 한다
자신에게 솔직하라
홀로 서라, 그리고 함께 서 있으라
용감하라
인내심을 길러라
시간이 지나면 너는 성장할 것이다.
바람이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숨을 느껴보라
자신의 몸, 마음, 영혼까지 모두 돌보라
여유를 가져라
침묵하라
가슴의 소리를 들어라
용서하라
태양이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다른 이를 돌보라
네게서 뿜어져 나오는 따뜻함을 다른 이들이 느끼도록 하라
바라지 말고 베풀라
냇물이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흐름에 모든 것을 맡겨라
진실로 중요한 것에 마음을 쏟고
나머지는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 두라
멈추지 말고 움직여라. 주저하거나 두려워 말라
모든 일을 가볍게 생각하라.. 웃고 낄낄대라
산이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 자리에 머물라
정직하라
믿음직한 사람이 되라
하겠다고 말한 일은 해보라
무엇보다 진실되게 하라
양심에서 나온 말을 하라
속이지 말라
새들이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자신을 자유롭게 하라.
노래하라
깃털처럼 가볍고 명랑하라
때로는 무거운 슬픔도 느껴보라
슬플 때는 울어라
하늘이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마음을 활짝 열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든 경계와 장벽을 허물라
변화를 경험하라.
자유롭게 날아올라라
꽃들과 작은 식물들이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겸손하라
소박하라
작은 것들의 아름다움을 존중하라
겸손과 진실의 아름다움을 존중하라
완벽하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 그러면 변화의 문이 열린다.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라.
벌레들과 곤충이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일하라.
생산적인 사람이 되라.
손을 사용하라.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라.
과거는 무시하라, 지금만이 있을 뿐이다.
달이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사랑하라.
사랑을 나누라.
사랑을 만들라.
낭만적이 되라. 느끼고 보듬어 주라.
다른 이의 사랑을 받아들여라.
다른 이를 점잖고 친절하게 대하고 이해하도록 하라.
촛불을 사용하라.
별들이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춤추며 놀아라.
생각을 비우고 즐겨라
지구가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나는 너의 어머니다.
나는 네게 생명을 줬다.
주위의 모든 것들을 존중하라.
너 자신을 포함해 모든 것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라.
살아 있던 것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든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분리되지 않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어린 사람과 나이 든 사람을 존중하라.
그들은 모두 신에게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고등한 생명체라는 믿음을 버려라.
우월한 생명체라는 것은 없다.
우리 모두는 똑같이 평등한 존재다.
나에게 돌아올 때 나는 너를 환영할 것이다.
그리고 네 영혼을 자유롭게 할 것이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잘 양육하라.
좋은 음식을 만들어 주고 자주 그들을 꼭 안아주라.
나도 자주 꼭 안아주라.
그러면 나도 너에게 그렇게 하겠다. 나는 너를 지지한다.
믿음을 가져라.
-
피스우즈
사랑에 대하여
사랑이 그대에게 손짓하거든 그를 따르라
비록 그 길이 험하고 가파를 지라도
그리고 그 사랑의 날개가 그대를 감싸거든
그에게 그대의 몸을 고스란히 맡기라
비록 깃속에 숨겨진 칼이 그대를 상처나게 하더라도
또 사랑이 그대에게 말하거든 그를 믿으라
비록 사랑의 목소리가 매서운 북풍이 되어
정원을 폐허로 만들어 버릴지라도
왜냐하면 사랑이 그대에게 왕관을 씌우는 만큼
십자가도 함께 지울 것이기에
- 칼릴 지브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