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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 명상수필

마음이 물질임을 깨달은 순간

작성자 : 권우현 에디터

20년쯤 전입니다. 한 수련단체에 다니며 몸과 마음을 닦아 나갈 때였습니다.

 

일 때문에 어떤 분의 장례식을 멀리서 지켜보게 됐습니다. 돌아가신 분을 알기는 했으나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습니다. 그분에게 저라는 사람은 그저 일로써 아주 가끔 만나야 하는 수십 명 가운데 한 사람이었을 겁니다.

 

그분이 일했던 공공기관의 앞마당에서 장례식이 진행됐습니다. 저는 한 100미터 가까이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멀리 서 있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순간, 갑자기 장례식장 한가운데서부터 파문이 생겨 주위로 퍼져나갔습니다. 물 위에 돌을 던졌을 때의 파문처럼 말입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그 파문은 점점 커져 제가 서 있는 곳까지 다다랐습니다. 더 놀란 일은 그 파문이 저를 스치고 지나가자 제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 겁니다. 어떤 슬픈 감정도 생기지 않은 상태에서 눈물이 흘러내리자 무척 당혹스러웠습니다.

 

그 뒤로 오랜 시간 그 일을 생각했습니다. 내가 본 것이 무엇일까. 그게 본 것일까 아니면 느낀 것일까. 저는 유족들의 슬픔이라는 마음이 물질화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때가 마음이 물질이라는 걸 체험한 순간이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 뒤로 저는 세상을 향해 사랑과 축복의 에너지를 보낼 때면 제가 만들어낸 물질적 에너지가 전달된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신비하고 놀라운 일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