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기적인 치매 완화법 ‘기억의 방’
과거의 기억이 치매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일 드레스덴 지역의 알렉사 양로원에서는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방법을 써서 알츠하이머성 치매 노인들을 치료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단기 기억과 달리 오랜 시간 동안 쌓인 기억은 쉽게 잊어버리지 않으며 관련 기억을 소환하는 자극을 주면 곧바로 복원된다는 겁니다.
알렉사 요양원은 이를 위해 ‘기억의 방’이라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방에는 옛 동독의 대표적 상품인 흰 도자가 그릇과 마트료시카 인형 등 요양원에 사는 노인들에게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1960~70년대의 소품들로 꾸며져 있습니다.
‘기억의 방’은 알레스 요양원 원장인 군터 볼프람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습니다. 볼프람 원장은 2014년 치매노인들의 인지능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방법을 고민하다 젊은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실내 장식용으로 1960년대 동독에서 사람들이 많이 타고 다니던 모터스쿠터를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구입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스쿠터의 세세한 내용을 기억하는 이들이 있었고 친구들과 함께 스쿠터를 타고 놀러 다녔던 얘기를 하는 이들도 생겨났습니다. 어떤 노인은 스쿠터의 점화 장치를 작동시키기도 했다고 합니다.
볼프람 원장은 가능성을 확인하자 잡지, 헤어드라이어, 세제, 안락의자, 화로, 라디오 등 1960년대 동독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소품들을 찾아 ‘기억의 방’을 꾸몄습니다.
‘기억의 방’을 드나드는 치매 노인들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식사량이 늘었고 말 수가 늘었으며 어떤 환자는 스스로 화장실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성과가 확인되자 볼프람 원장은 1970년대의 추억을 소환하는 두 번째 ‘기억의 방’을 만들었고 지금은 1980년대를 복원한 것까지 ‘추억의 방’이 모두 3개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영화관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곳의 치매 노인들은 하루에 몇 시간씩 ‘기억의 방’에서 머물며 ‘치료’를 받습니다. 환자들은 옛 동독 시절 자신이 살던 과거로 돌아가 좋아하는 물건을 고르고 사기도 합니다.
볼프람 원장은 미국 라디오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런 의욕 없이 침대에 누워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활발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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