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올리는 공양 12가지
불가의 가르침에 의하면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에는 의연(意緣) 공양과 의환(意幻) 공양이 있습니다. 의연 공양은 마음의 인연에 따라 외부의 실물을 취하여 공양 올리는 것이고, 의환 공양은 실제의 물질로 공양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관상으로 공양을 올리는 것을 말합니다.
삼계 만물은 모두 마음의 환현(幻現)이기에, 마음을 모아서 사물을 관상하여 성스러운 존재들께 공양을 올리는 것은 실물을 공양하는 것과 사실상 구별이 없다고 합니다.
산티데바는 그의 「입보살행론」에서 마음으로 드리는 12가지 의환 공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마음으로 목욕, 찰식(擦拭, 몸을 닦는 것), 의복, 장식품, 향수, 꽃, 향, 음식물, 보배 등(寶燈), 지면(地面, 향수와 꽃으로 장식한 땅), 궁전, 보배 우산(寶傘) 등 12가지를 공양 올리는 것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미묘한 향기 가득한 깨끗한 욕실, 밝게 빛나는 수정이 깔린 바닥,
보석으로 빛나는 찬란한 기둥, 드높이 드리워진 눈부신 진주 꽃다발 장식,
여러 종류의 진귀한 보병에 가득 채운 기쁨이 샘솟는 향수,
아름다운 노랫가락 가득 넘치는 곳에, 제불 보살님 오셔서 목욕하기를 청하옵니다.
향기 가득한 목욕을 마치면 수건으로 그 몸을 닦아드리고,
깨끗한 의복을 바치나니 향기 가득한 미묘한 색의 의복입니다.
먼저 전단 향기 가득 찬 깨끗한 욕실을 관상합니다. 수정이 깔린 바닥, 보석으로 빛나는 기둥, 기둥에 높이 매달려 눈부신 광채를 발하는 진주 꽃다발 장식을 관상합니다. 욕조 가득 향수를 채우고 꽃잎을 뿌렸으며, 아름답고 우아한 노랫가락이 흐릅니다.
이토록 고귀하고 아름다운 곳에 제불 보살이 오셔서 목욕하시길 청해봅니다. 목욕이 끝나면 미묘한 향이 정갈히 배인 수건으로 성스러운 존재의 몸을 닦아 드립니다. 그리고 가장 향기롭고 미묘하며 장엄한 의복 일습을 바칩니다.
섬세하고 부드러운 옷과 강하고 화려한 장신구로
보현보살, 문수보살, 관자재보살님을 장엄합니다.
향이 삼천 대천 세계에 두루 퍼지니
정련을 거친 순금처럼 찬란한 빛을 내는 제불의 몸에 미묘한 향냄새 덮이네.
섬세하고 부드러운 옷과 장신구로 거룩한 제불 보살님들을 장식해 드립니다. 이어 제불 보살께 향수 공양을 올리는 것을 관상합니다. 그 향기가 삼천 대천 세계에 두루 퍼집니다.
수승한 공양처인 제불보살 앞에 향기로운 연꽃,
만다라 꽃, 청색 연꽃과 그윽하고 아름다운 꽃 타래 공양을 올리나이다.
가장 좋은 향을 바치나니 향기가 넘쳐흘러 구름을 이루옵니다.
갖가지 신령스러우며 비할 데 없이 맛있고 오묘한 음식을 올리나이다.
그윽하고 아름다운 꽃 타래 공양을 올립니다. 또한 갖가지 미묘한 향을 올립니다. 이 향이 타면서 온 세계가 향기에 물드는 것을 관상합니다. 이어 각종 비할 데 없이 맛있고 신령스러운 음식을 공양 올립니다.
황금빛 연꽃 사이로 나란히 배열된 진귀한 보배등寶貝燈을 올리오며
묘향으로 칠한 바닥 위에 향기로운 꽃송이를 뿌리옵니다.
아리따운 찬탄가 흘러넘치고 매달린 진주 구슬 찬란하게 빛나며,
무량한 장식들이 허공을 장엄한 청정 궁전을 대자비의 주인께 바치나이다.
금 자루 달린 보물 우산의 가장자리에 아름다운 장식이 매달려 있네.
오묘하고 장엄한 모양의 보배 우산을 펼치어 제불께 공양 올리나이다.
황금 연꽃 사이로 배열된 보배 등燈을 바칩니다. 향기 배인 땅 위에 꽃송이를 뿌리고, 선녀들이 부르는 찬송가 가락이 흘러넘치고 공중에 매달려 있는 미묘한 장신구들이 밝은 빛을 찬란하게 뿜는 청정궁전을 모든 여래께 올리는 것을 관상합니다.
마지막으로 금 자루가 달린 보배 우산寶傘을 제불보살께 공양 올립니다. 우산 끝을 따라 아름다운 장식이 단장되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환희심을 불러일으키는데, 그 모양은 미묘하면서 장엄하기 그지없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마음으로 이 아름다운 12가지 공양물을 온 세상의 성스러운 존재들께 바칠 수 있습니다. 다시 거리로 나가 봅니다. 오밀조밀 빨갛고 파랗고 노란 등이 걸려있는 길거리 전체가 장엄 궁전처럼 느껴집니다.
마음으로 이 아름다운 궁전을 부처님 앞에 올립니다. 그리고 나직하게 읊조려 봅니다.
부처님,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행복하기를 기원하나이다. 부처님,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고통 여의기를 기원하나이다. 부처님, 세상의 모든 존재들의 기쁨을 따라 기뻐합니다. 부처님,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평화롭기를 기원하나이다.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당신이 바로 부처님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