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성인(2) - 3년 동안의 동굴 ‘면벽’
베네딕토 성인은 유모와 함께 살던 엔피데(지금의 아필레)를 떠나 수비아코에서 은수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성인은 좁고 어두운 골짜기를 지나 바위산 꼭대기에 있는 동굴에서 3년 동안을 지냈는데 그 시절 로마노 수사라는 분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성인이 수비아코로 가기 위해 산길을 가던 중이었습니다. 사람의 왕래가 거의 없는 곳이었는데 그곳에서 성인은 로마노 수사와 우연히 마주치게 됩니다.
근처의 수도원에서 생활하고 있던 로마노 수사는 성인이 무엇을 하는 사람이며 어디로 가는지를 물은 뒤 은수자 수도복 한 벌을 주고 정기적으로 먹을 것을 가져다줬습니다.
성인이 머무는 곳은 가파른 낭떠러지에 있는 동굴이어서 접근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로마노 수사는 방울을 매단 줄을 달아 놓고 빵을 가져다 묶은 뒤 줄을 흔들어 방울소리를 듣고 성인이 줄을 끌어올려 빵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어려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는 3년 동안 성인을 성심성의껏 뒷바라지했습니다.
성인의 동굴 생활에 대해 전해지는 얘기는 없습니다. 하지만 베네딕토 성인은 동굴 속에서 하느님과 대면하며 지내는 삶이 무엇보다 행복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뜻은 거기에 있지 않았습니다.
부활절을 앞둔 어느 날 수비아코 근처에 사는 한 신부의 꿈에 하느님이 나타나셨습니다. “수비아코의 낭떠러지에 있는 큰 동굴에 나의 종이 굶주리고 있으니 좋은 음식을 가져다 주어라”
신부는 곧바로 부활절 대축일을 위해 준비한 음식을 싸 들고 낭떠러지를 향했고 동굴을 찾았습니다. 그 안에는 베네딕토 성인이 기진맥진해 쓰러져 있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베네딕토 성인의 이야기가 널리 퍼져 나왔고 많은 이들이 성인의 말씀을 듣기 위해 동굴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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