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7일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는 배우 이주실 씨의 암 투병기가 방영됐습니다.
마흔셋에 남편과 헤어지고 두 딸을 홀로 키워야 했던 그는 나이 쉰에 유방암 4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습니다.
수술로 한쪽 유방을 다 떼냈지만 병마는 더욱 기승을 부려 그의 생명을 갉아먹었습니다.
살 날이 15일밖에 남지 않았을 때 그는 서울을 떠나 전남의 한 학교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람이 죽음을 앞뒀을 때 후회하는 것이 하고 싶은 데 못한 것과 베풀지 못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주실 씨도 남은 생명을 다른 이를 위해 쓰고 싶었나 봅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봉사하는 삶을 시작하면서 건강이 조금씩 회복됐다고 합니다. 물론 그 뒤로도 13년 동안 암은 이따금씩 그를 찾아와 괴롭히곤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과 삶>에 출연한 이 씨는 무척 건강해 보였습니다.
암 투병 동안에도 그는 학생들에게 연극을 가르치고 암 환자를 돕는 일을 하는 등 자원봉사를 지속했습니다.
이주실 씨의 삶을 보면서 타인을 위한 봉사가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한의사로부터 들은 또 다른 사례가 있습니다. 간경화가 많이 진행돼 병원에서도 치료가 어렵다고 했다는 환자가 한의원을 찾아왔다고 합니다.
그 한의사는 건강하게 움직일 수 있으실 때 자원봉사라도 하면서 남은 삶을 가치있게 쓰시는 게 어떠냐고 권했습니다. 환자도 수긍했고요.
그로부터 몇 달 뒤 그 환자가 건강한 모습으로 한의원을 다시 찾아와 한의사를 놀라게 했다는 겁니다.
한의사는 다른 이를 돕고자 하는 마음, 이타심이 치유에 어떤 도움을 주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마음의 힘은 참 묘한 것 같습니다. 마음이 지닌 치유의 힘을 연구해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