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굶다 빵훔친 ‘청년 장발장’에 찾아온 기적
지난해 10월 배가 고파 마트에서 빵을 훔친 ‘광주 장발장’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됐었습니다.
지난 10일 주인공인 A씨가 광주 북부경찰서를 찾아왔습니다. 두 손에는 비타민 음료 두 박스가 들려 있었습니다. 처벌 대신 자립을 도와준 경찰관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는 지금 경북 포항에 있는 포스코 자회사 포스코휴먼스의 정직원입니다.
7개월 전만 해도 절도 피의자로 조사를 받은 그 청년에게 그동안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는 지난해 막노동을 하다 허리를 다쳐 지체 장애 6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일을 구하지 못해 돈이 떨어졌고 열흘 동안 굶다 배고픔을 참지 못해 빵을 훔친 겁니다.
범행 당시 그가 마트에서 들고 나온 것은 빵 20여 개, 냉동 피자 2판, 짜장 컵라면 5개 등 모두 먹을 것뿐이었습니다.
사연을 들은 마트 주인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고 경찰도 딱한 사정을 듣고 선처를 했습니다.
경찰은 그를 병원에 입원부터 시켰습니다. 허리 상태가 좋지 않았고 우울증마저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A씨가 머물 거처와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사연을 전해 들은 포스코휴먼스가 취업 기회를 주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습니다.
포스코휴먼스는 포스코가 장애인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국내 1호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입니다. 포스코 등에서 나오는 근로자 작업복 등을 가져다 세탁한 뒤 배달하는 일을 합니다.
A씨의 범행 기록을 작성했던 광주 북부경찰서 형사들은 이번에는 그의 입사지원서 작성을 도왔습니다. 면접 때 자신감 있게 보이라는 조언도 했고요.
A씨는 지난해 11월 1일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고 석 달 뒤에 정직원이 됐습니다. 이 회사는 초봉 3천만 원에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는 좋은 직장입니다.
그는 자신을 선처한 마트에도 찾아가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합니다.
마트 주인의 따듯한 마음이 한 사람의 삶을 바꾼 기적으로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