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의 진심이 청년의 삶을 바꿨다
한 경찰관의 진심이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한 청년을 구했습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0일 부산 부산진 경찰서 개금 파출소에 20대 청년이 양손에 치킨을 들고 방문했습니다.
한 경찰관을 애타게 찾던 그는 파출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서병수 경위를 보자 다가가 뜨겁게 포옹을 나눴습니다.
그 청년의 이름은 손경서(23)씨. 두 사람의 아름다운 인연은 한 달 전쯤에 시작됐습니다.
8월 8일 저녁 112로 친구가 자살하려 한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습니다. 경찰과 소방대원들은 부산진구의 한 원룸으로 긴급 출동했습니다. 손 씨는 경찰을 향해 당장 철수하지 않으면 목숨을 끊겠다고 소리쳤습니다.
강력계 형사 출신인 서 경위는 상황을 곧바로 파악하고 현장에 있는 이들을 모두 물러나게 한 뒤 동료 경찰 한 명과 방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손 씨는 처음에 대화조차 거부했지만 진심을 담아 말을 건네는 서 경위에게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열었습니다.
서 경위는 1시간 30분가량 손 씨와 얘기를 나누며 “내가 도와줄 테니 제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믿어봐라. 직장도 알아봐 주고 끝까지 도와주겠다"라고 설득했습니다.
보육원에서 자란 손 씨는 자신의 불우했던 삶을 조금씩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결심했던 손 씨는 몇 개월 동안 일을 하지 못했고 며칠 동안 굶은 상태였습니다.
서 경위는 손 씨가 마음을 돌리자 우선 근처의 국밥집으로 데리고 가 요기부터 시켰습니다. 자주 연락하겠다는 말과 함께 손가락을 걸며 약속까지 했습니다. 헤어질 때는 끼니는 거르지 말라고 5만 원을 주머니에 넣어줬습니다.
손 씨는 서 경위와 헤어진 뒤 집에 돌아와 한참을 울었다고 합니다.
약속대로 서 경위는 매일 전화를 걸어 손 씨를 격려했고 지인의 도움을 받아 서울에 있는 한 인테리어 회사에 손 씨를 소개했습니다. 면접을 보러 가는 날에는 기차표까지 끊어주면서 격려했습니다.
정성이 통했던지 손 씨는 그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됐습니다.
손 씨는 부산에 있는 공사 현장에 출장 차 왔다가 서 경위의 도움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치킨과 양말을 사서 개금 파출소를 찾았습니다.
서 경위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돈도 없는 데 통닭을 왜 사 왔냐고 했더니 해주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뭉클했다"라며 “우리 사회가 손 씨와 같은 아이들을 외면하지 말고 끝까지 돌봐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