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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 성자들

이미지 출처 : BRIEF (Flickr.com)

이집트의 은수자 마카리우스 (1)

작성자 : 김완수 에디터

마카리우스는 이집트의 기독교 수사이자 은수자입니다. ‘사막의 등불’로 불리는 분입니다.

 

이집트의 시골에서 태어난 마카리우스는 어린 시절 목동으로 가축을 돌보며 지냈습니다. ‘직업’의 특성상 혼자 고독하게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 많았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래서인지 마카리우스는 말과 행동이 범상치 않았다고 합니다. 친구들은 그런 그를 노인의 지혜를 부여받은 청년(파이다리오게론)이라고 불렀습니다.

 

마카리우스는 부모의 뜻에 따라 결혼했지만 영적 삶에 대한 동경이 컸던 것 같습니다.

 

아내가 젊은 나이에 죽고 부모도 세상을 떠나자 그는 전 재산을 주위에 나눠주고 성 안토니우스의 지도를 받으며 구도의 길에 들어섭니다.

 

수도자가 됐지만 그는 성직을 받고 싶지 않아 나일강 부근의 어느 섬으로 숨어들었습니다. 그곳에서 돗자리와 바구니를 짜면서 생계를 유지하게 됩니다.

 

낯선 지방에서 머무는 중 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그 마을의 처녀가 임신을 한 것입니다. 그녀는 두려운 나머지 아기 아버지가 마카리우스라고 말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격분하여 몰려왔습니다. 마카리우스를 끌고 그의 목에 솥을 매달았습니다. 마을 골목골목을 다니며 솥을 두드리고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이놈이 우리 마을의 깨끗한 처녀를 더럽혔습니다. 이놈을 마을에서 내쫓아 버립시다"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모여들어 마카리우스를 때리며 모욕했습니다. 마카리우스는 거의 죽을 지경이 됐지만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마을의 원로가 지나다가 마을 사람들의 행동을 가로막고 나섰습니다. "이 수도자를 죽일 작정이오?" 처녀의 친척들은 "우리 딸을 데려다가 먹이고 책임진다면 놓아 주겠소"라고 외쳤습니다

 

마카리우스는 원로에게 간청하여 어르신께서 보증을 서 주면 그러겠노라고 말하였습니다. 원로의 중재로 간신히 풀려난 마카리우스는 자기 방으로 돌아와 그동안 짜놓은 바구니를 전부 주면서 팔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뜻하지 않게 부인이 생겼으니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도 했습니다

 

마카리우스는 그때부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일했습니다. 바구니 판돈을 모아 ‘처가’에 꼬박꼬박 전했습니다.

 

처녀는 해산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며칠이나 진통을 해도 아기가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부모의 걱정은 태산 같았습니다.

 

이 때 그 여인이 고백을 했습니다. "이렇게 오래도록 진통이 지속되는 이유는 저 때문입니다. 제기 죄 없는 은수자를 중상모략했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아버지는 뒷집 청년입니다"

 

그가 이렇게 고백을 하자 거짓말처럼 아이가 머리를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이 처녀의 고백을 들은 원로는 마카리우스에게 달려가 기쁨으로 말했습니다

 

"친척과 마을 사람들이 당신께 오고 있습니다. 잘못을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