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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의 은수자 마카리우스 (3)

    이미지 : 유한울 에디터

    마카리우스 성인의 가르침은 영적인 삶의 체험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가 남긴 가르침 가운데 50가지가 <마카리우스의 신령한 설교>라는 책으로 출판되어 있습니다. 일부를 소개합니다.

     

    하느님께서는 타락한 인간으로 하여금 생명으로 돌아오기를 원하시며, 그로 하여금 울며 돌아와 회개하게 하려 하십니다. 만일 타락한 사람에게 은혜가 남아 있다면, 그것은 그로 하여금 보다 더 확실하게 이전의 잘못된 행실을 회개하게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기독교인의 표적은 사람들의 주목을 힘껏 피하면서 하느님께 인정을 받으려 하며, 비록 왕의 보물을 맡았을지라도 그것을 감추고, “그것은 나의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내게 맡긴 것입니다. 나는 가난한 사람입니다. 그분이 원하시면 언제라도 가져갈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영혼도 죄악의 깊은 바다와 정욕으로 어두워진 악한 세력들이 도사리고 있는 위험한 바다를 혼자서 무사히 지나갈 수 없습니다. 그는 가볍고 천상적인 날개가 달린 그리스도의 영을 받아야만 합니다. 그리스도의 영은 모든 악한 것을 지나고 통과하여 좁고 올바른 과정을 밟아 하늘의 안식의 항구, 즉 하나님의 나라에 도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성령만이 주님의 뜻을 알고 계시며, 우리가 성령 안에서 완전케 되고 성령 자신도 우리 안에서 완전케 되어 우리가 죄의 모든 더러움과 허물이 없이 깨끗해진 후, 성령께서는 우리의 영혼을 순결한 신부처럼 깨끗하고 허물이 없이 그리스도께 인도할 것이며 우리는 하나님 나라에서, 하나님 안에서 안식하며 하나님은 우리 안에서 영원히 안식하실 것입니다.

     

    기독교인은 항상 하나님을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성경에는 “마음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는 기도 처소로 들어갈 때만 아니라 길을 갈 때나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나 음식을 먹을 때에도 주님을 사랑하며, 하나님을 기억하고 사랑하고 하나님께 대해 성실한 애정을 품어야 합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마음과 속사람에 관한 한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나라에 있으며” 그곳에서 활동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육신의 눈이 맑으면 언제나 태양을 분명히 볼 수 있듯이, 완전히 정결케 된 마음의 눈은 항상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광채를 바라보며, 신성과 결합된 그리스도의 몸이 항상 성령과 함께 거하시듯 밤낮으로 주님과 함께 거합니다.

     

    (끝)

  • 이집트의 은수자 마카리우스 (2)

    마카리우스는 마을 사람이 용서를 빌기 위해 자신에게 오고 있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도망쳐 마을을 떠나 사막으로 들어갔습니다.

     

    사막에서 마카리우스는 은수자로 자신을 온전히 버리는 삶을 이어갑니다. 악마는 이런 수도자를 넘어 뜨리려 온갖 술수를 부린다고 합니다.

     

    악마의 방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일화가 전해집니다.

     

    어느 날 마카리우스가 밭에서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올 때였습니다. 악마는 마카리우스가 지나갈 때 낫을 들고 달려들어 쓰러뜨렸습니다. 하지만 마카리우스는 불평도 대꾸도 않고 다시 일어나 가던 길을 갔다고 합니다.

     

    악마는 그 뒤 마카리우스에게 다음과 같이 털어놓았다고 합니다.

     

    “너 때문에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너를 도저히 넘어뜨릴 수 없으니 말이다. 네가 하는 일이라면 나도 다 할 수 있다. 금식하면 나도 먹지 않고, 잠을 자지 않으면 나도 자지 않는다. 그런데 단 한 가지 네가 날 앞서는 게 있다. 그것 때문에 내가 널 어찌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마카리우스는 악마에게 그게 무엇인지 물었다고 합니다.

     

    악마는 "너는 스스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내가 너를 당할 수 없게 만드는 게 바로 겸손”이라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마카리우스는 가르침을 받기 위해 자신을 찾아온 이들에게 겸손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수련은 우리 마음의 모든 영역을 성령으로 온전히 채워가는 일인데 그를 위해서는 겸손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자기를 비우는 겸손은 교만에서 벗어나게 해줘 우리 마음에서 성령의 영토를 넓히게 해준다고 했습니다.

     

    마카리우스는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않았습니다. 한때 그가 너무 수척하다고 뒤에서 수근대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마카리우스는 "가시나무를 불태우느라 이리저리 쓰이는 지팡이는 늘 불에 그을립니다. 사람이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으로 심령을 연단할 때 경외심은 사람의 뼈까지도 수척하게 만듭니다. 그건 큰 영광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카리우스의 삶에 대해 알려진 바는 적지만 몇 가지 일화가 전해져 옵니다.

     

    하루는 마카리우스가 아토스의 성인으로 불리는 안토니오가 사는 동굴로 찾아갔습니다. 문을 두드리니 "누구세요?"라는 말만 들리고 기척이 없었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을 기다리자 문이 열리고 안토니오가 끈을 만드는 재료를 들고 나왔습니다. 일을 돕겠다고 하자 안토니오는 “마음대로 하시구려”라고 승낙합니다.

     

    그때부터 두 사람은 말없이 끈을 엮어 문밖으로 내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저 일과 하나가 되고 두 사람이 하나가 된 듯이 시간을 잊고 일을 했습니다.

     

    다음 날 안토니오 성인이 동굴에서 내려가 보니 끈이 큰 무더기로 쌓여 있었습니다. 안토니오는 몹시 감탄하여 두 손에 입을 맞추며 "그 훌륭한 덕행이 바로 이 손에서 나온 것이군요"라고 칭송했습니다

     

    어느 날 도적이 마카리우스의 집에서 물건을 훔치고 있었습니다 그는 지나가는 순례자인 척하고 도둑을 도와서 수레에 모든 것을 실어 주었습니다 배웅해 주면서 "우리가 세상에 아무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니 여호와의 이름만을 찬미하리이다"하고 말하며 기쁘게 보내주었습니다

     

    마카리우스는 홀로 동굴에서 기도하다가 앉아서 홀연히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저 온 곳으로 돌아갈 때에는 밝아진 영혼만을 가지고 연처럼 홀연히 떠나는 길입니다 마카리우스 성인처럼 말입니다.

    

  • 이집트의 은수자 마카리우스 (1)

    이미지 출처 : BRIEF (Flickr.com)

    마카리우스는 이집트의 기독교 수사이자 은수자입니다. ‘사막의 등불’로 불리는 분입니다.

     

    이집트의 시골에서 태어난 마카리우스는 어린 시절 목동으로 가축을 돌보며 지냈습니다. ‘직업’의 특성상 혼자 고독하게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 많았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래서인지 마카리우스는 말과 행동이 범상치 않았다고 합니다. 친구들은 그런 그를 노인의 지혜를 부여받은 청년(파이다리오게론)이라고 불렀습니다.

     

    마카리우스는 부모의 뜻에 따라 결혼했지만 영적 삶에 대한 동경이 컸던 것 같습니다.

     

    아내가 젊은 나이에 죽고 부모도 세상을 떠나자 그는 전 재산을 주위에 나눠주고 성 안토니우스의 지도를 받으며 구도의 길에 들어섭니다.

     

    수도자가 됐지만 그는 성직을 받고 싶지 않아 나일강 부근의 어느 섬으로 숨어들었습니다. 그곳에서 돗자리와 바구니를 짜면서 생계를 유지하게 됩니다.

     

    낯선 지방에서 머무는 중 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그 마을의 처녀가 임신을 한 것입니다. 그녀는 두려운 나머지 아기 아버지가 마카리우스라고 말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격분하여 몰려왔습니다. 마카리우스를 끌고 그의 목에 솥을 매달았습니다. 마을 골목골목을 다니며 솥을 두드리고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이놈이 우리 마을의 깨끗한 처녀를 더럽혔습니다. 이놈을 마을에서 내쫓아 버립시다"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모여들어 마카리우스를 때리며 모욕했습니다. 마카리우스는 거의 죽을 지경이 됐지만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마을의 원로가 지나다가 마을 사람들의 행동을 가로막고 나섰습니다. "이 수도자를 죽일 작정이오?" 처녀의 친척들은 "우리 딸을 데려다가 먹이고 책임진다면 놓아 주겠소"라고 외쳤습니다

     

    마카리우스는 원로에게 간청하여 어르신께서 보증을 서 주면 그러겠노라고 말하였습니다. 원로의 중재로 간신히 풀려난 마카리우스는 자기 방으로 돌아와 그동안 짜놓은 바구니를 전부 주면서 팔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뜻하지 않게 부인이 생겼으니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도 했습니다

     

    마카리우스는 그때부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일했습니다. 바구니 판돈을 모아 ‘처가’에 꼬박꼬박 전했습니다.

     

    처녀는 해산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며칠이나 진통을 해도 아기가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부모의 걱정은 태산 같았습니다.

     

    이 때 그 여인이 고백을 했습니다. "이렇게 오래도록 진통이 지속되는 이유는 저 때문입니다. 제기 죄 없는 은수자를 중상모략했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아버지는 뒷집 청년입니다"

     

    그가 이렇게 고백을 하자 거짓말처럼 아이가 머리를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이 처녀의 고백을 들은 원로는 마카리우스에게 달려가 기쁨으로 말했습니다

     

    "친척과 마을 사람들이 당신께 오고 있습니다. 잘못을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