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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식아동에게 파스타를 무료로 제공하는 '진짜파스타' 오인태 대표(좌)와, 김정숙 여사가 '진짜파스타'에 보낸 편지 일부(우). [이미지 : 비디오머그 유튜브 / 진짜파스타 트위터]

김정숙 여사가 파스타 가게에 편지를 보낸 이유

작성자 : 공미경 에디터

김정숙 여사가 작은 파스타 가게에 편지를 보냈습니다.

 

김 여사가 청와대 직원을 시켜 편지를 전한 곳은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파스타 가게인 ‘진짜파스타’입니다.

 

‘진짜파스타’는 오인태(34) 대표와 김두범, 이민혁, 전미경 등 청년 4명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식당인데 결식아동에게 무료로 식사를 대접하고 있어 누리꾼들로부터 ‘폭풍칭찬’을 받은 곳입니다.

 

오 대표는 처음에 결식아동에게 지급되는 바우처, 꿈나무카드를 가지고 오는 아이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기만 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 바우처는 5000원 상당의 ‘쿠폰’으로 아이들이 식당에 가기 어려워 주로 편의점에서 사용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 대표는 동료들과 협의해 바우처도 받지 않고 아무런 대가 없이 식사를 제공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진짜파스타 벽면에 붙어있는 "결식아동에게는 아무런 대가 없이 식사를 제공한다"라는 내용의 공지. [이미지 : 비디오머그 유튜브 캡처]
   

 

그럼에도 오 대표는 꿈나무카드를 들고 오는 아이들의 주눅 든 모습을 보고 어떻게 하면 마음 편히 식사를 하도록 할까 고민하다 다음과 같은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아저씨가 어떻게 알려야 너희들이 상처받지 않고 편하게 올 수 있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잘 모르겠더라. 미안하다. 얘들아 그냥 삼촌, 이모가 밥 한 끼 차려준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와서 밥 먹자”

 

아이들에게 기죽지 말고 편한 마음으로 찾아오라고 당부하는 글도 적었습니다.

 

1. 가게에 들어올 때 쭈뼛쭈뼛 눈치 보면 혼난다

2. 뭐든 금액 상관없이 먹고 싶은 거 얘기해줘. 눈치 보면 혼난다!!

3. 매주 월요일은 쉬고 일요일은 5시 30분까지만 영업을 하니 미리 알고 있었으면 좋겠구나.

4. 매일매일 와도 괜찮으니, 부담 갖지 말고 웃으며 자주 보자.

 

별거 없지? 당당하게 웃고 즐기면 그게 행복인 거야.

현재의 너도, 미래의 너도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 대표와 직원들의 이런 진심이 김정숙 여사에게까지 전해졌나 봅니다. 김 여사는 편지를 통해 청년들의 ‘선한 영향력’을 격려했습니다.

 

김 여사가 편지를 보낸 사실은 오 대표가 23일 트위터(@zinjja_pasta)에 편지를 찍은 사진을 올리며 알려졌습니다.

 

김 여사는 편지에서 “이 여름에 청명한 바람 한 줄기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라면서 “꿈나무 카드를 가지고 오는 아이들에게 님이 쓴 안내문을 보았습니다. 가슴이 먹먹했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꿈나무 카드를 갖고 끼니를 챙기러 온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기를, 더 배부르기를 바라는 ‘다정한 삼촌’의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라며 “님의 마음결이 전해지는 안내문을 시처럼 되풀이해 읽었습니다”라고 감동을 전했습니다.

 

김 여사는 “진짜파스타의 선한 영향력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공동운영자 전미경, 이민혁, 김두범씨에게도 감사와 지지와 응원을 보냅니다”라고 격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