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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 연등_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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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여인이 부처님에게 바친 선물

    이미지 : 픽사베이

    시내 곳곳에 부처님 오신 날을 기리는 알록달록한 연등이 걸렸습니다. 해가 지면 밤거리에 화사한 꽃등이 피지요.

     

    공연히 마음이 설렙니다. 두근두근, 거리의 꽃등을 따라 하염없이 가고 싶어집니다. 그 길의 끝에 서면, 조금 더 마음 가난해져서 오롯이 정성과 공경으로 부처님께 공양 올렸던 난타를 만날 수 있을까요.

     

    사위성의 가난한 여인이었던 난타의 이야기는 비교적 널리 퍼져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셨을 때, 당시 사위성에는 문전걸식을 하는 ‘난타’라는 가난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사위성의 기원정사에 머물며 법을 설하고자 오셨습니다. 온 성안이 부처님을 맞이할 준비로 떠들썩했지요. 그 모습을 보고 난타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요? 성안이 마치 축제라도 여는 듯 흥성거리네요.”

     

    “왕이 석 달 동안 부처님과 출가자들께 옷과 음식, 침구와 약을 공양하고 오늘 밤에는 수만 개의 등에 불을 밝혀 연등회를 연다고 해요. 그래서 성 안이 이렇게 북적거리는 거예요.”

     

    난타는 그 말을 듣고 스스로 한탄하며 생각하였습니다.

     

    “왕은 저렇게 복덕을 짓는데, 나는 가난하여 아무것도 할 것이 없구나….”

     

    그러나 난타는 슬퍼하고만 있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자신도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겠다고 결심하고 온종일 구걸하여 동전 두 닢을 얻었습니다. 난타는 기쁨에 들떠 곧장 기름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주인어른, 저에게도 기름을 주세요.”

     

    수줍은 듯 내민 난타의 손에 올려 있는 동전을 보고 기름집 주인이 물었습니다.

     

    “그 돈어치 기름을 사서 도대체 무엇에 쓰려고 하오?”

     

    “살면서 부처님을 만나 뵈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요. 저는 가난하여 부처님께 올릴 것이 아무것도 없어요. 하루 종일 애를 써서 겨우 이 동전 두 닢을 얻었을 뿐이지요. 하지만 이 돈으로 기름을 사서 저도 부처님께 등 공양을 올리고 싶어요. 공양을 올리며 저도 기원하렵니다. 다음 생에서는 저도 구걸하는 가난에서 벗어나 부처님 법을 닦는 수행자가 되리라, 라고요.”

     

    “난타야, 너의 마음이 참으로 갸륵하고도 아름답구나. 내 너의 말을 들으니 덩달아 기쁘다. 내 너에게 기름을 두 배로 주겠다. 이 기름으로 불을 밝혀 온 세상을 부처님 법으로 환하게 비춰다오.”

     

    이렇게 사위성에서 가장 가난한 여인 난타도 부처님께 올리는 등불을 켜서 세상을 밝히게 되었습니다.

     

    이윽고 밤이 깊었습니다. 기원정사의 숲을 밝히던 등불들도 기름이 다 떨어져 하나 둘 그 빛을 잃어갔습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난타가 밝힌 등불만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환하게 타올랐습니다. 부처님을 곁에서 시중들던 아난존자가 아무리 그 등불을 끄려 해도 끌 수가 없었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조용히 이릅니다.

     

    “그만두어라, 아난아. 그 등불은 한 가난한 여인이 지극한 정성으로 밝힌 것이어서 너의 힘으로 그 불을 끌 수 없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 그 여인은 마침내 깨달음을 이루어 부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