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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들의 든든한 쉼터, 신부님의 3천원 김치찌개 식당

    청년들의 든든한 한 끼를 보장하는 청년밥상 ‘문간’이 성북구 정릉동에서 문을 연 지 4주년을 맞았습니다.

     

    청년밥상 ‘문간’ 식당은 글라렛선교수도회 이문수 신부가 4년 전 이맘때 성북구 정릉시장 2층 건물의 맨 위층에서 경제적 정신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을 위해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문간 입구 오른쪽 벽엔 ‘문간’ 설립 취지문을 담은 책자가 걸려있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오른쪽엔 식당이, 왼쪽엔 북카페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 층 더 옥상으로 올라가면 정릉천과 북한산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가슴이 뻥 뚫리는 정경입니다. 올해 조경 전문회사 후원으로 옥상이 루프톱 공간으로 꾸며져서 얼마 전엔 핼러윈 이벤트도 열렸습니다.

     

    이문수 신부님의 꿈은 여러 가지로 힘든 청년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일어나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걸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매일 아침기도가 하늘에 닿았는지, 점점 더 많은 청년들이 신부님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말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신부님은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밥을 대접하고, 어떤 이들에겐 ‘문간’에서 일해보지 않겠느냐고 권유도 합니다.

     

    지난해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된 ‘문간’은 이화여대 인근에 2호점을 냈고, 앞으로 계속해서 지점을 낼 계획입니다. 하늘이 도우셨는지 성안나재단에서 신촌에 있는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제안이 들어오기도 했고,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유퀴즈온더블럭>에서 출연 제안이 들어와 4월에 신부님이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많은 관심과 후원을 받게 되었죠.

     

    ‘문간’은 주방장과 아르바이트생 등의 월 300만 원 정도의 인건비가 드는데요, 3천 원의 식사비용으론 늘 적자 상태를 면할 수 없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후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지요.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과 연계되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현재 ‘문간’의 라면은 삼양식품이 후원하고 있는데, 다른 기업들의 후원도 고대하고 있습니다. 신부님은 “카카오나, 식품사업을 하는 씨제이 그룹의 후원이 오면 좋겠어요.”라며 미소 지었습니다. 덧붙여 “제가 없어도 장기적으로 청년들이 직접 ‘문간’을 운영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현재 2호점에선 주방장, 아르바이트 청년 2명, 자원봉사자가 있는데, 주방장이 점장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앞으로 청년들에게 양질의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공하고 요리사를 꿈꾸는 청년들이 와서 배울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 이탈리아 신부가 한국에서 만난 기적

    경기도 성남시에서 노숙인 급식소를 운영하는 김하종 신부가 책을 냈습니다. <순간의 두려움 매일의 기적>(니케북스 펴냄)입니다.

     

    김 신부의 본명은 빈첸시로 보르도입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사제가 된 그는 1990년 한국에 와서 김대건 신부의 성을 따 김하종이라는 이름으로 빈민과 노숙인을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맡고 있는 ‘안나의집’은 노숙인 무료급식소와 노숙인 쉼터, 노숙인 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안나의 집은 “안아주고 나눠주고 의지하는 집’이라는 뜻입니다. 

     

    김 신부가 <순간의 두려움 매일의 기적>을 낸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뒤 자신이 경험한 기적을 나누기 위해서입니다. 

     

    그는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면서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뒤 두 가지 기적을 체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나는 매일 오후 1시에 무료급식을 함께 하는 봉사자가 모이는데 한 번도 봉사자 숫자가 적어 차질을 빚은 적이 없다는 겁니다. 두 번째 기적 매일 650명의 식사 준비를 하는데 음식재료가 부족했던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김 신부는 그런 기적을 더욱 실감했다고 합니다. 안나의집은 성남동성당 맞은 편에서 월~토요일 오후4시부터 저녁7시까지 무료급식소를 운영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휴일 저녁이었지만 여기저기서 식당을 폐쇄하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가난한 거리의 500여 명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이 폐쇄된다면, 이중 70%는 ‘안나의 집’에서 제공하는 식사가 하루의 유일한 한 끼인데, 문을 닫아버린다면…”(책 중에서)

     

    논의 끝에 도시락으로 급식을 대체하기로 했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더 많은 비용이 들고 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도시락을 제공하면서 ‘안나의 집’을 찾는 사람은 점점 늘어났습니다. 다른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아서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전파를 우려한 주민들은 김 신부와 안나의집이 무료 급식을 지속하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어떤 주민은 시청에 무료 급식을 막아달라고 민원을 냈고 어떤 주민은 김 신부에게 욕설을 퍼붓고 심지어 구두를 벗어 집어 던지기도 했습니다. 

     

    무료 급식을 계속 하기로 한 데 대해 김 신부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분들은 제 가족입니다. 가족은 버릴 수 없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안나의집을 찾는 이들 가운데 70%가 이곳에서 먹는 한끼가 하루 식사의 전부라는 사실도 김 신부가 도시락 제공이라는 힘든 결정을 하게 한 이유입니다.  안나의집마저 문을 닫으면 그 사람들은 굶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안나의집 무료급식소에는 자원봉사자가 끊이지 않습니다. 가톨릭 수도자와 신자 뿐 아니라 교회 목사와 신자, 스님과 불자 등 다양한 종교를 믿는 이들이 함께 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안나의집의 기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 예멘에 열린 여성들만의 카페, '모닝 아이콘'

    예멘은 극에 치달은 내전과 종파 갈등이 몇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는 나라입니다. 
    때문에 몇년째 사회가 굉장히 혼란한 상태이며, 국교도 이슬람교가 되면서 여성들의 인권이 매우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런 예멘에 여성들을 위한 조그마한 쉼터가 마련되었습니다.

     

    19년 4월, 움 페라스(Um Feras)는 예멘 마리브 시에 여성들이 여가생활을 할 수 있는 카페 '모닝 아이콘(Morning Icon)'을 열었습니다.

     

    마리브에는 관리자부터 막내 직원까지 전원 여성인 회사나 커뮤니티 또한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여성들이 편안히 모일 수 있는 곳 조차 없었습니다. 페라스는 마리브의 이런 열악한 환경을 조금이라도 개선하려고 카페를 열었습니다.

     

    "모든 새로운 아이디어에는 지지자와 반대자가 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페라스는 자신의 카페에 대한 주변의 상반된 인식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성 또한 기업을 운영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모범사례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모닝 아이콘의 단골인 의대생 와다드는 "인터넷도 열악하고 여학생들을 위한 공간이 매우 제한적인 마리브에서 '인터넷이 가능한 여성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모닝 아이콘의 커피와 음료는 대부분 수입산을 사용합니다. 가격과 환율의 변동 속에서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고, 때문에 페라스는 어떻게 하면 품질을 유지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그녀는 여성과 어린이를 위한 더 넒은 여가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 보니파스 성당이 노숙인을 섬기는 구비오 프로젝트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성 보니파스 대성당은 노숙인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하는 '구비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 : 구비오 프로젝트]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보니파스 성당은 밤이면 노숙인 숙소로 변합니다.

     

    성당은 찾아오는 이들에게 담요를 제공하고 칫솔, 비누, 양말 등 생필품도 나눠줍니다.

     

    성당 관계자들은 밤에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어떤 것도 묻지 않습니다. 그저 따뜻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인격적으로 대해줍니다.

     

    요즈음에도 매일 수백 명의 사람들이 성당을 찾아 예배당 의자에서 담요를 덮고 하룻밤을 보냅니다. 이를 위해 보니파스 성당은 밤이면 공간의 2/3를 노숙인을 위해 내놓습니다.

     

    미국의 많은 곳에서 노숙인 쉼터를 제공하고 있지만 쉼터가 마치 감옥처럼 운영된다는 점을 우려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보니파스 성당을 이용한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용자의 95%가 편안함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보니파스 성당의 노숙인 섬김은 2004년부터입니다. 루이스 비텔리 (Louis Vitale) 신부와 지역 사회 활동가 셀리 로저는  ‘구비오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성당 공간을 노숙인 쉼터로 제공하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구비오는 프란치스코 성인이 태어난 이탈리아 중부 도시 아시시의 옆 마을 이름으로 성인이 늑대를 교화한 이야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구비오 마을에는 사나운 늑대들이 자주 출현했는데 마을 사람들은 프란치스코 성인이 마을을 찾자 늑대를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성인은 맨손으로 들판으로 나갔고 자신에게 모여든 늑대들에게 성호를 그으며 “늑대 형제,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네. 나도 다른 누구도 해치지 말게”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늑대들은 양처럼 순하게 프란치스코 성인을 따랐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늑대들과 ‘협정’을 맺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을 해치지 않는 조건으로 매일 먹을 것을 주기로 한 것이지요. 그 후로 늑대가 마을 사람들을 해치는 일은 사라졌다고 합니다. 

  • 멍 때리기가 건강에 좋은 이유

    멍 때리기가 뇌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멍 때리기는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는 상태를 뜻하는 속어입니다. 예전에는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린다는 부정적인 뜻으로 쓰였지만 현대인들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2016년부터 멍 때리기 대회가 열리고 있을 정도로 ‘대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정보에 노출되기 때문에 생각이 많을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 멍 때리기는 뇌에 휴식을 주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뇌는 몸무게의 3% 정도를 차지하지만 20%의 에너지를 사용할 정도로 활동량이 많습니다. 심지어 우리가 잘 때도 뇌는 움직이지요.

     

    멍 때리기는 그렇게 쉼 없이 일하는 뇌에 꿀맛 같은 휴식을 주는 방법입니다.

     

    멍 때리기는 의학 용어로는 ‘디폴트 모드’라고 합니다. 컴퓨터를 껐다 켜면 초기 설정인 디폴트로 돌아가듯이 뇌도 휴식을 취해야 다시 일할 준비가 된다는 뜻입니다.

     

    디폴트 모드는 뇌의 ‘성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창의력과 학습력이 높아지고 기억력이 좋아지도록 한다는 겁니다.

     

    창의적 아이디어나 문제 해결책을 찾는 사람이 일상에서 벗어나 쉴 때 갑자기 ‘유레카’를 외치게 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을 때 전혀 예상치 못하게 과거의 일이 기억나는 것도 디폴트 모드의 ‘힘’일 수 있습니다.

     

    멍 때리기가 무념무상 상태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일종의 명상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 노숙인 도우려 컵케이크 가게 차린 꼬마

    마이클 플랫은 어릴 때부터 두 가지를 좋아했습니다. 하나는 빵을 굽는 일이었고 다른 하나는 굶주리는 아이들을 돕는 일이었습니다.

     

    11살 때 플랫은 두 가지 일을 함께 하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마이클즈 디저트(Michaels Desserts)’라는 회사를 만들어 매출과 기부를 연결한 겁니다. 플랫은 컵케이크, 케이크, 쿠키 등 하나를 팔 때마다 노숙인을 위해 기부를 합니다.

     

    “저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다른 이들을 돕는 일 말입니다. 저는 제가 하는 일이 제게 어떤 도움을 줄지가 아니라 어떻게 다른 일에 영향을 미칠까를 늘 생각합니다.”(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

     

    플랫이 만든 가게 이름에서도 그런 그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미국에서 흔한 가게 이름은 주로 따옴표를 써서 누구의 가게로 짓습니다. 하지만 플랫은 자신의 가게 이름에 따옴표를 뺐습니다. 자신의 성공을 위한 자신의 가게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플랫은 15달러(1만 7천 원) 짜리 컵케이크를 한 달에 75개가량 판매합니다. 많지는 않지만 케이크와 쿠키도 팔고요.

     

    그가 만든 제품이 팔릴 때마다 기부를 하겠다는 원칙에 따라 플랫은 한 달에 100여 차례 기부금을 모읍니다.

     

    그리고 한 달에 두 번씩 노숙인 쉼터나 가정폭력 피난처 등에 전달합니다. 비영리단체인 노키드헝그리(No Kid Hungry)와 협업도 합니다.

     

    “저는 사업을 하고 싶어요. 그러나 돈만이 목적이 아니에요. 저는 사업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

     

    마이클 플랫은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이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어뒀습니다.

     

    “'네 사업은 지속 가능하지 않아. 컵케이크로 뭘 할 수 있지?' 이런 말을 하는 어른들에게 저는 다음과 같이 답합니다.

     

    컵케이크는 많은 일을 할 수 있어요! 저는 컵케이크가 미소, 눈물, 기쁨, 만족, 행복 등과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봤어요.

     

    쇼핑카트에 모든 짐을 싣고 다니는 사람에게 컵케이크를 건넸을 때 그 사람은 제가 자신에게 희망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컵케이크를 나눠주는 이유입니다.

     

    사람들은 '네 사업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모델이며, 내가 팔고 있는 것과 똑같은 가치를 지닌 디저트를 공짜로 나눠주는 한, 사업을 키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컵케이크가 필요한 사람들과, 제가 나눠줄 다음 번 컵케이크 이 둘에 대해서만 생각합니다."

    

    [[IMAGE|588|center|caption]]

  • 2300시간 동안 쉼없이 예배를 올린 교회

    네덜란드에서 아르메니아를 떠나 네덜란드에 온 한 가족의 추방을 막기 위해 96일간 ‘교회판 필리버스터’가 진행됐다. [이미지 : TRT World 유튜브]

    네덜란드에서 난민 추방을 막기 위해 진행된 교회판 필리버스터가 성공을 거뒀습니다.

     

    필리버스터는 약탈자를 뜻하는 스페인어에서 유래된 말로 다수당의 독주를 막기 위한 소수당의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행위를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무제한 토론을 통해 표결 등을 막는 것이지요.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교회판 필리버스터’는 아르메니아를 떠나 네덜란드에 온 한 가족의 추방을 막기 위해 교회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베델교회는 2018년 10월 26일부터 24시간 예배를 12월 30일까지 진행했습니다. 무려 96일 동안 일초도 쉬지 않고 예배를 이어온 이유는 아르메니아 출신의 탐라지안 가족 때문입니다.

     

    이 가족은 2010년 아르메니아를 떠나 네덜란드에 정착했습니다. 야당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박해가 예상되자 해외로 도피한 것입니다.

     

    [[IMAGE|320|center|탐라지안 가족은 야당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박해가 예상되자 아르메니아를 떠나 네덜란드에 정착했다. 네덜란드 정부가 이들을 추방하려 하자 교회에서 릴레이 예배가 96일 동안 진행되었다. [이미지 : TRT World 유튜브] ]] 

     

    네덜란드 정부는 두 번이나 이들을 추방하려 했지만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세 번째 추방 명령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자 탐라지안 가족은 교회로 피신했습니다

     

    베델교회는 이들이 교회 안으로 피신하자 릴레이 예배를 시작했습니다. 네덜란드 법률은 예배 중에 경찰이 교회에 들어가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릴레이 예배 소식이 알려지자 네덜란드 교회뿐 아니라 가톨릭 성직자와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 온 목회자 등 1000여 명이 예배를 이어갔습니다. 추방을 반대하는 서명운동도 시작돼 25만 명이 참여했습니다.

     

    96일째 예배가 이어지던 12월 20일 네덜란드 정부가 자국에서 자란 어린이들이 있는 700 가족에 대한 추방 절차를 중단하고 재심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습니다. 탐라지안 가족 5명도 재심사 대상에 올라 추방을 면했습니다.

     

    예배를 이끈 목사들 중 한 명인 데르크 스테헤만은 <뉴욕타임스>에 “이번 일을 계기로 교회가 약한 사람들을 지지하고 사회에 영향을 주는 새 길이 열리기를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 가서 쉬어라

    성서에 보면 전교 여행을 마치고 온 제자들이 스승님께 그간의 일들을 말씀드리자 스승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외딴곳에 가서 좀 쉬어라." 

     

    '쉼'은 '비움'입니다. 

    비워야 부드러워집니다. 

    모든 생명은 이 부드러움에서 싹 틉니다. 

    부드럽지 않은, 비어있지 않은 곳에서는 아무 생명도 창조되지 않습니다. 

    창조의 힘과 완성은 '쉼'입니다. 

    신께서도 천지를 창조하시곤 이레째 되는 날 쉬십니다. 

     

    어느 광고도 있지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우리도 쉬어야 합니다. 

    온전한 '쉼'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어떻게 쉴 것인가 

    하루에 적어도 이, 삼십 분 

    고요히 앉아 내 안의 진정한 참모습을 바라보며 기뻐하고 즐기는 일 

    일 년에 적어도 보름 정도 

    익숙한 내 자리를 떠나 낯선 곳에서 전혀 타인처럼 훨훨 살아 보는 일  

     

    그대가 본시 대자유하고 완전한 존재이기에 

    가끔은 이곳을 떠나 

    고요한 그대의 자리로 돌아가 머무는 그것 

     

    "너희는 가서 좀 쉬어라."

  • 개운조사(3)-분주히 다니면서 신발만 닿게 하다

    "개운조사(2) 보러가기(클릭)"

     

     

    그러나, 자애로운 은사님 밑에서 연달이 피붙이들을 여의여야 했던 상처를 어루만지며 생사고락을 넘을 수행의 기초를 닦아나가는 것마저도 잠시, 조사가 입산한 지 1년 후 혜암 선사께서 열반에 드십니다. 참으로 조사의 삶에서 삶의 풍파를 막아주는 어른들의 안락함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이었을까요. 

     

    죽음을 이기는 방법을 배우고자 산으로 들어왔는데 이제 스승마저 돌아가시니 이제 나는 누구를 의지해야 한단 말인가……. 

     

    은사 스님을 잃은 조사의 입에선 연신 장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듯, 뼈 마디마디마다 무상함이 절절히 새겨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출가수행자의 몸으로 언제까지 슬픔에만 잠겨 있을 수도 없는 노릇, 조사는 그 후 다른 스님들의 지도를 받으며 6년 동안 봉암사에서 경학과 참선 공부를 이어갑니다. 한 권 한 권 경학을 떼고 한 번 참선에 들면 밤을 넘기기가 일쑤……. 시간이 흐를수록 수행은 깊어갔지만 조사의 마음 한 켠 아쉬움은 달래지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봉암사에서는 죽음을 초월한 스님도, 죽음을 이기는 길을 제대로 가르쳐주는 스님도 만날 수 없었기 때문이었지요. 죽음을 넘어 자유자재한 삶에 이른 큰 스승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런 스승의 가르침을 받들고 싶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이러한 열망은 점점 더 깊어지고……, 조사는 마침내 스스로 스승을 찾아 봉암사를 떠납니다. 조사의 나이 19세 되던 해였습니다.

     

    조사는 이후 11년 동안 만행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조사가 찾던 스승은 없었습니다. 세월만 쉼 없이 흘러 어느덧 조사의 나이 서른, 어느 날 조사는 홀연 “공연히 쇠신만 닳게 하면서 분주히 돌아다니네.”라는 옛 선사의 시를 읽게 됩니다. 꼭 자신의 처지를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문득 깨달아지는 바가 있어 그 길로 봉암사로 돌아옵니다.

     

     

    "개운조사(4)"에서 이어집니다.

  • 숨, 참 쉼의 도구

    숨과 관련한 우리 표현 가운데 쉰다는 게 있습니다. 내쉰다고도 합니다.

    왜 숨이라는 단어에 쉰다는 표현이 들어가 있을까요? 숨이 우리가 쉬는 데 가장 요긴한 수단이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숨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음식은 먹지 않아도 50일 이상 살 수 있지만 숨은 몇 분만 쉬지 않아도 생명을 잃게 됩니다.

    하지만 숨의 중요성을 나타내기에 쉰다는 표현은 적합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숨을 쉰다는 표현은 말 그대로 숨을 통해 우리의 몸과 마음이 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숨을 풍부하게 들이마시고 내쉬면 몸에 긴장을 풀 수 있습니다. 몸에 에너지도 찹니다.

     

    무엇보다 숨은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쉴 수 있도록 해줍니다. 숨에 마음을 모으면 생각이 줄어듭니다. 생각은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숨이 생각을 쉬는 도구가 되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