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ALL : 명상수련

Contents List 3

  • 내 안의 부처님을 만났던걸까?

    십 년 전쯤 명상수련에 아주 몰입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책에서, 어느 도인이 수련을 열심히 하다가 자신의 진면목을 보게 되었는데, 그것은 눈부시게 환한, 금빛 찬란한 부처의 모습을 하고 있더랍니다. 누구나 수련을 아주 열심히 하면 자신 안에 있는 참나, 부처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하여 매일 인시(새벽 3시 반 ~ 5시 반) 수련과 자기 전 명상을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 하였습니다. 그만큼 내 안의 부처를 만나고 싶다는 열망이 컸던 것지요.

     

    여러 날 단식도 하며 열심히 수련하던 어느 날, 저녁 명상 중 기이한 체험을 했습니다. 눈을 감고 있는데 드디어 금빛 찬란한 부처님이 나타났습니다. 참고로 저는 그 때 이전 이후로 이렇게 선명한 형상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너무 잘생기고 금빛으로 환한 부처님의 형상이었습니다. 놀랍고 기쁜 일이었죠!

     

    '드디어 보았네, 보았어! 내 안의 부처를!'

     

    그런데 다음 순간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형상! 그것은 교과서에 실렸던 석굴암 석가여래좌상의 바로 그 모습이었습니다.

     

    그 일이 있었던 몇 년 후 <금강경>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보았습니다.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무릇 있는 바의 형상이 모두 허망한 것이니, 만약 모든 형상이 형상이 아님을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 

     

     과연 저는 내 자신 안의 부처를 만났던 걸까요?

  • 가깝지만 잊고 지내는 친구, 숨

    이미지 : 픽사베이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가장 먼 거리에 있듯이 잘 하지 못하는 것이 숨쉬기입니다.

     

    태어나서 저절로 쉬었던 복식호흡을 잊은 지 오래입니다.

     

    사용하지 않으면 내재되어 있는 많은 기능들은 퇴화하고 맙니다.

     

    호흡이 얕아지고 거칠어지기 전에 부드럽고 깊고 풍부하고 가늘어서 고요해 있는 듯 없는듯한 좋은 숨을 쉬어야 합니다.

     

    그냥 있는 것만으로도 좋지만 마음을 기울이면 더 좋은 친구가 되듯이 주의를 기울이면 몸과 마음에 도움이 되는 숨을 쉴 수 있다고 봅니다. 느껴보고 지켜 바라보는 것으로요.

     

    친구와 함께할 시간을 비워 두듯이 숨이 들어오려면 공간이 필요합니다. 비워야 공간이 생깁니다.

     

    내 생각을 비워 아무것도 아닌 존재하게 하는 그것에 온전히 맡겨봅니다.

     

    숨에 마음이 따르도록 온전히 숨을 느껴봅니다. 숨과 숨 사이에 멈추어 봅니다.

     

    生(들숨)도 死(날숨)도 아닌 그 순간의 틈이 생기도록요.

     

    친구와 친할 때는 한 몸인 것처럼 편안합니다. 숨도 친하면 더 깊고 부드러워질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친구가 나를 따르고 때로 나도 친구를 따르게 되는 사이가 될 것입니다.

     

    모든 관계는 이렇게 자연스럽다면 이상적인 관계일겁니다.

    

  • 부처님의 호흡명상법, 수식관

    이미지 : 픽사베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6년 고행을 하셨습니다.

    그래도 깨달음을 얻을 수 없자 고행을 멈추시고 명상으로 깨달음을 얻으셨습니다.

     

    부처님께서 남기신 명상법을 담은 경전으로 불설대안반수의경이 있습니다. 안반수의경으로도 불립니다.

     

    원어로는 아나빠나사띠(anapana-sati)라고 하는데 이를 한문으로 안반수의로 번역했습니다. 안(安)의 원어인 아나(ana)는 들숨을, 반(般)의 원래말인 아빠나(apana)는 날숨을, 사띠(sati)는 의식의 집중을 뜻하는 말입니다.

     

    호흡과 호흡 사이에 잠시 멈추는 때가 있는데 부처님께서는 그를 머문다 혹은 그치다로 표현 하셨는데 이를 한자로 수의(守意)로 번역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아나빠나사띠 수행을 두 차례나 90일 동안 하셨다고 전해지는데 여섯 가지 단계의 호흡명상을 통해 지혜를 밝히는 법입니다.

     

    1단계는 숫자를 세어가며 호흡하는 것입니다. 숨이 한번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지켜보며 한번 숨이 들고 날 때 1, 다음으로 숨이 들고 날 때 2라는 숫자를 셉니다. 1에서 10까지 센 뒤에는 다시 1부터 수를 셉니다. 이렇게 숫자를 세면서 숨을 바라보는 것을 수식(數息觀)이라고 합니다.

     

    2단계는 상수(相隨)라고 하는데 마음이 호흡을 따르고 호흡이 마음을 따르게 합니다. 마음이 호흡과 하나가 되어 흐트러지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3단계는 지(止)로 마음이 숨에 머물러 고요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4단계는 관(觀)으로 주위 사물을 관찰해도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는 상태입니다. 판단이나 분별 없이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됩니다.

     

    5단계는 환(還)이라 불리는 데 대상을 보는 주관적인 마음에서 그 마음도 실다운 것이 아님을 알고 대상과 자신이 하나임을 아는 경지입니다.

     

    6단계는 정(淨)입니다. 청정이나 적정을 뜻하는 상태로 망상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뜻합니다. 

     

    1단계는 아주 구체적이어서 그대로 따라 하면 되지만 2단계부터 6단계까지는 말로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1단계를 꾸준히 하다 보면 다음 단계로 들어가게 되고 그 단계를 설명하는 말의 뜻을 알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이처럼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단순하게 호흡을 관찰하여 잡념을 없애게 하였습니다. 일체 번뇌가 사라지고 본래청정의 자리가 드러나게 하셨습니다.

     

    아나빠나사띠에 대해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아나빠나사띠를 수련하라. 그러면 몸을 피로하지 않고 눈이 아프지 않으며 제법을 관찰하여 즐겁게 머물고 탐착하지않게 되리라.

    아나빠나사띠를 수련해서 깊은 깊은 선정에 들면 마침내 자비심을 얻고 미혹을 벗어나서 깨달음으로 돌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