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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서 쉬어라

    성서에 보면 전교 여행을 마치고 온 제자들이 스승님께 그간의 일들을 말씀드리자 스승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외딴곳에 가서 좀 쉬어라." 

     

    '쉼'은 '비움'입니다. 

    비워야 부드러워집니다. 

    모든 생명은 이 부드러움에서 싹 틉니다. 

    부드럽지 않은, 비어있지 않은 곳에서는 아무 생명도 창조되지 않습니다. 

    창조의 힘과 완성은 '쉼'입니다. 

    신께서도 천지를 창조하시곤 이레째 되는 날 쉬십니다. 

     

    어느 광고도 있지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우리도 쉬어야 합니다. 

    온전한 '쉼'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어떻게 쉴 것인가 

    하루에 적어도 이, 삼십 분 

    고요히 앉아 내 안의 진정한 참모습을 바라보며 기뻐하고 즐기는 일 

    일 년에 적어도 보름 정도 

    익숙한 내 자리를 떠나 낯선 곳에서 전혀 타인처럼 훨훨 살아 보는 일  

     

    그대가 본시 대자유하고 완전한 존재이기에 

    가끔은 이곳을 떠나 

    고요한 그대의 자리로 돌아가 머무는 그것 

     

    "너희는 가서 좀 쉬어라."

  • 최이현 모어댄 대표, 폐차에서 고급 가방을

    모어댄(Morethan)은 폐차에서 나온 가죽으로 가방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이다. 사진은 모어댄 설립자인 최이현 대표가 자사의 가방을 들고 있는 사진. [이미지 : SK이노베이션 블로그]

    최이현 모어댄(Morethan) 대표는 폐차에서 나온 가죽으로 고급 가방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의 CEO입니다. 

     

    자동차가 폐차되면 시트에 쓰인 천연가죽이나 안전벨트 등은 그냥 버려집니다. 폐차 업을 하시는 분들도 돈을 주고 내다 버려야 하는 거지요.  

     

    최 대표는 쓰레기장으로 갈 운명에 처한 그런 것들을 원재료로 고급스러운 가방, 지갑 등을 만듭니다. 심지어 안전벨트나 에어백도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버려지는 천연가죽 시트는 세척, 코팅 등 여러 작업 과정을 거친 뒤에 재생 가죽 원단으로 거듭납니다. 모어댄은 이 원단으로 명품 수준의 가방이나 지갑 등을 만드는 것이지요. 

     

    모어댄이 만든 제품은 컨티뉴라는 브랜드로 판매됩니다. 인터넷쇼핑몰(wecontinew.co.kr/)에는 그렇게 만들어진 고급스러운 제품들이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갑, 폰케이스, 서류 가방, 필통, 핸드백, 백팩, 카드지갑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최 대표가 모어댄과 같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영국 유학 때였습니다. 어찌 보면 우연과 우연이 맺어준 필연이라고 할까요. 

     

    당시 최 대표가 타고 다니다 세워둔 차를 누군가 들이받고 달아났습니다. 수리해서 쓸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폐차를 해야 했는데 너무 아끼던 차라 가죽 시트를 뜯어서 집에 갖고 왔다고 합니다.  

     

    패션을 공부하는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다가 가죽 시트를 보더니 소파를 만들라고 해서 만들어봤는데 꽤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최 대표는 당시 리즈대 대학원에서 ‘코퍼레이트 커뮤니케이션(corporate communication)’을 전공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마케팅과 연관시키는 방안에 대한 논문을 쓰고 있었는데 폐자동차 가죽시트를 재사용하는 일이 기업 마케팅과 관련이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 한국에서라면 사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SK이노베이션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모어댄’은 폐차업자마저 등을 돌린 쓰레기를 패션 아이템으로 재탄생시키는 사회적기업이 되었습니다.

  • 진묵조사 (3) - 천 리 떨어진 해인사의 불을 끄다

    진묵이 길을 가다 냇가에서 소년들이 물고기를 잡아서 끓이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진묵이 솥을 들여다보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잘 놀던 물고기가 이렇게 죄 없이 삶아지는구나.”

    한 소년이 스님도 드셔보라고 내밀자 진묵은 솥을 들어 단숨에 마셨습니다. 소년들은 고기를 먹은 스님을 땡땡이 스님이라고 놀렸습니다.

     

    진묵조사가 이 말을 듣고 빙긋이 웃었습니다.

    “너희가 죽인 물고기를 내가 도로 살려주마.”

    시냇물을 등지고 앉아 힘을 주니 물고기들이 쏟아져 나와 헤엄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진묵이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물고기들아, 큰 강으로 가서 다시는 삶아지는 고통을 당하지 말거라.”

     

    진묵이 급하게 물을 찾은 날이 있었습니다. 더운 뜨물을 갖다 주자 그것을 입으로 머금고 동쪽으로 내뿜었습니다. 뒤에 들으니 합천 해인사에 큰불이 났었다고 했습니다.

    “그날 대중들이 해인사에 난 불을 끄느라고 정신없이 뛰어다녔지요. 얼마나 불길이 세던지 우왕좌왕하는데 난데없이 서쪽에서 소나기가 몰려와 불을 껐어요. 그런데 무슨 일인지 빗방울이 희끄무레하고 묻은 곳에는 얼룩이 졌습니다.”
    그 말을 들은 스님들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합니다.
     

     

    하루는 전주 송광사와 부여 무량사 두 절에서 스님들이 찾아왔습니다. 부처님 점안식을 한다며 진묵을 모셔가겠다고 온 것입니다. 진묵은 자기가 둘 다 갈 수 없다며 송광사에는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주었고, 무량사에는 손에 들고 있던 염주를 주었습니다.

    송광사에서는 스님이 앉는 자리에 주장자를 세워 놓으니 밤낮으로 꼿꼿이 서 있었습니다. 무량사에서도 염주를 자리에 놓으니 저절로 돌아가며 점안식이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았습니다. 스님과 대중들은 진묵의 도력에 탄복하며 불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 정경선, 세상을 바꾸는 특별한 재벌 3세

    주식회사 에이치지이니셔티브의 정경선 대표(33). 그는 재벌 3세임에도 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꾸는 일을 돕고자 하는 '체인지메이커'이다. [이미지 : KBS News 유튜브 캡처]

    정경선(33) 씨는 현대그룹을 만든 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입니다. 아버지는 현대해상화재보험의 정몽윤 회장이고요. 재벌 3세이지요. 

     

    하지만 그는 재벌가의 ‘돌연변이’로 ‘딴짓’을 하는 특별한 사람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업을 물려받기 위한 경영 수업 대신 선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꾸는 일을 돕는 게 그의 본업입니다. 

     

    클 경(京), 베풀 선(宣)이라는 이름에서 그의 인생이 짐작된다고 하면 과장일까요. 

     

    정경선 씨는 2012년 비영리사단법인 루트임팩트를 만들어 세상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그의 나이 26살 때였습니다. 2년 뒤에는 사회의 혁신적 변화를 추구하는 벤처기업을 도우려 소셜 벤처 투자회사 HGI를 만들었습니다. 

     

    정 씨의 공식 직함은 루트임팩트의 최고상상책임자이자 HGI의 대표입니다. 

     

    HGI 홈페이지에는 “모든 사람들이 가치 기반의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고 적혀 있습니다. “가치 기반의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소셜벤처를 돕는” 것이 미션입니다. 

     

    HGI는 체인지메이커를 지원하는 일을 주로 합니다. 체인지메이커는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꾸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아이 돌봄 매칭 플랫폼 ‘째깍악어’, 공유 주방 위쿡, 친환경 플라스틱 원료 개발 기업 ‘테코플러’, 위안부 할머니와 연결된 디자인 및 소품 제조 회사 ‘마리몬드’ 유아 전문 UX 디자인 회사 ‘키두(KIDU)’ 등이 HGI가 투자한 곳들입니다. 

     

    정경선 씨는 그 자신이 체인지메이커이지만 비슷한 일을 하는 다른 이들에게도 관심이 많습니다. 2018년 12월에는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는 체인지메이커 20명을 인터뷰한 책 <당신은 체인지메이커입니까?>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는 저자인 그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체인지메이커를 돕는 재벌 3세로 화제가 된 체인지메이커. 대학에서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아산나눔재단 창립 멤버 및 NPO 사업팀장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헌신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체인지메이커들이 행복하게 일해야 사회가 조금 더 빠르게 변화한다는 신념으로 2012년 비영리 사단법인 루트임팩트를, 2014년 임팩트 투자사 HGI를 시작했다. 현재 미국에서 MBA 과정을 밟음과 동시에 루트임팩트의 CIO(Chief Imagination Officer)이자 HGI의 대표로 일하며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임팩트 생태계 확장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정 씨가 성수동에 세운 8층 건물 헤이그라운드는 체인지메이커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스타트업이 모여들고 있고 소셜 벤처의 ‘메카’가 됐습니다. 80여 개 회사가 입주해 있고 상주하는 인구만 500명이 넘습니다.

     

    [[IMAGE|284|center|정경선 대표가 성수동에 세운 헤이그라운드. 체인지메이커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는 소셜 벤처의 ‘메카’이다. [이미지 : 루트임팩트 홈페이지] ]]

     

    금수저 중의 금수저로 태어난 정경선 씨는 어떤 생각으로 체인지메이커가 된 것일까요? 언론을 통해 알려진 그의 생각을 모아봤습니다. 

     

    “저는 남들이 평안해야 나도 평안하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내가 먼저 선의로 대하면 상대방도 선의로 갚는다고 믿었는데 그 믿음이 군대에서 흔들렸습니다. 카투사로 군 생활을 했는데 선임장교가 저를 무척 괴롭혔습니다. 하지만 그때 사회적 선의를 지닌 청년들이 홀대받는 현실을 바꾸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체인지메이커는 대단한 게 아닙니다. 신념이 굳은 사람이 사실 가장 폭력적일 수 있습니다. 거창한 일을 하기보다 일회용 컵 좀 덜 쓰고 공정무역 제품 구매하는 그런 분들이 중요한 체인지메이커라고 생각합니다. 

     

    할아버지인 정주영 회장님은 저의 알파와 오메가입니다. 할아버지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을 맡았는데 그때 많이 배웠어요. 할아버지는 지역사회교육협의회라는 비영리단체 이사장을 하셨는데 아무리 바빠도 꼭 챙기셨다고 합니다. 

     

    할아버지의 말씀 중에 꼭 새기고 있는 게 있습니다. 

     

    “나는 자본가가 아니라 부의 청지기다. 개인이 100억 원을 가지면 자기 재산일 수도 있지만 1000억 원이 넘어가면 그 사람 재산이 아니다. 사회가 그에게 맡긴 거다.” 

     

    집안에서는 처음에는 제가 하는 일을 잘 이해하지 못하셨습니다. 제가 하는 말을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최근에는 너 같은 애가 있어서 좋다고들 하십니다. 

     

    행복은 지속 가능한 감정이 아니라 집착하면 불행해집니다. 친구들과 두루 잘 지내고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와인 마시면 만족감이 커집니다. 

     

    제가 하는 일을 재벌 3세의 딴짓을 가식이나 위선으로 오해한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되묻고 싶습니다. 모든 재벌 3세는 다 똑같을까요? 

     

    저는 재벌 3세가 아니라 책 읽기를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내성적인 정경선으로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꿈꿉니다.  

     

    그 사회는 우리를 쓸모로 평가하고 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최소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고 다양한 개성을 존중받으며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신의 꿈을 만들어가는 사회입니다.”

  • 키바, 기부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키바(Kiva)는 가난한 지구촌 이웃을 도우려는 사람들과 자립을 위해 소액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을 P2P(peer to peer) 즉 개인 대 개인 방식으로 연결해 주는 사회적 기업이다. 사진은 키바(Kiva)로부터 도움을 받은 사람들. [이미지 : 키바 유튜브]

    제시카 재클리는 2004년 동아프리카를 여행할 때 많은 가난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을 돕고 싶었던 제시카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가난한 이들이 기부가 아니라 자립을 위한 대출을 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그들이 자립을 위해 필요로 하는 자금 규모가 몇 백 달러로 서구인들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근사한 저녁을 먹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IMAGE|282|center|키바(Kiva)의 창립자 제시카 재클리. 그녀는 남편이던 맷 플래너리와 함께 키바(KIVA)를 만들었다. [이미지 : 키바 유튜브] ]]

     

    제시카는 2005년 당시 남편이던 맷 플래너리와 함께 키바(KIVA)를 만들었습니다. 가난한 지구촌 이웃을 도우려는 사람들과 자립을 위해 소액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을 P2P(peer to peer) 즉 개인 대 개인 방식으로 연결해 주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제시카가 시작한 방식은 기부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할 정도로 혁명적인 것이었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기부를 하는 게 아니라 돈을 빌려주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은 처음에 어이없어 했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갚도록 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제시카는 아프리카에서 보고 들은 경험을 믿었습니다.

     

    제시카와 남편은 2005년 친구와 지인들로부터 돈을 모아 아프리카 주민 7명에게 3500달러를 빌려주는 것으로 키바를 시작했습니다. 

     

    키바로부터 처음 돈을 빌린 이들 가운데 한 명은 대출금으로 염소를 사서 키웠는데 염소가 점점 늘어나 가족이 여유 있게 생활할 수 있게 됐습니다. 빌린 돈도 갚았고요.

     

    [[IMAGE|281|center|미리안(Myrian)은 키바로부터 돈을 빌린 사람들 중 한 명이다. 키바 덕분에 그녀는 도자기 장인이 될 수 있었고, 그렇게 번 돈으로 자식을 교육시킬 수 있었다. [이미지 : 키바 유튜브] ]] 

     

    제시카는 대출금으로 가난에서 벗어난 이들의 스토리가 사람들의 선한 마음을 움직여 지갑을 열 것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키바는 기부금으로 운영됩니다. 키바는 25달러를 기부하는 사람들에게 조직 운영을 위해 2.5달러를 기부해달라고 부탁하는 데 대부분 흔쾌히 동의한다고 합니다.

     

    제시카는 본인들의 동의를 받아 대출금을 빌려간 이들이 그 돈으로 어떻게 자립구조를 만들어가는지를 기부자들에게 알립니다. 돈을 빌려주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홈페이지에 올라온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의 창업 사연 가운데 자신의 마음이 끌리는 곳에 돈을 빌려줍니다. 

     

    키바는 현지의 협력 파트너 조직을 통해 돈을 빌려서 사업을 시작한 이들을 돕고 그들이 자립해 가는 과정을 정기적으로 키바 사이트에 올리도록 합니다. 기부자들이 보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돈을 빌려간 이들이 자립에 성공해 돈을 갚으면 키바는 기부자에게 돈을 돌려받을 것인지 아니면 다른 프로젝트에 빌려줄 것인지를 묻습니다. 대부분 자신의 돈이 가난한 이들을 위해 다시 쓰이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대출이라는 형태의 새로운 기부 문화를 제시하면서, 키바는 순풍을 타듯 빠른 속도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던 중 키바에 큰 위기가 찾아옵니다. 2007년 키바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던 때에 우간다에서 대출 신청을 심사하고 관리하던 현지 파트너 조직이 대출금으로 쓸 돈 12만5천 달러를 횡령하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제시카는 고민 끝에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고 조직 운영비로 모아 둔 돈으로 기부자들이 ‘투자한’ 금액을 돌려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키바의 투명한 일처리에 고마움을 표시했고 상당수는 환불받은 돈을 다시 대출금으로 내놓기도 했습니다. 

     

    키바는 올해로 세상에 나온 지 14년 째를 맞았습니다. 지금까지 86개 나라 260만 명에게 12억 달러를 빌려줬습니다. 돈을 빌린 이들 가운데 81%는 여성들입니다. 

     

    대출에 참여한 이들도 160만 명이나 됩니다. 가난한 이들은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합니다. 그 결과 대출 상환율은 98%가 넘습니다.

     

    제시카는 이렇게 말합니다.

     

    ""동아프리카에서 만난 사람들은 현명하고 근면한 기업가였습니다. 그들에게 부족한 것은 그저 돈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기부나 기증이 아닌, 대출을 원했습니다. 그들이 자립을 위해 필요로 하는 돈은 엄청난 금액이 아닙니다. 저녁식사 한 끼를 아낌으로써, 그들에게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습니다."

  • 2년간 골프공 5만개를 건진 소녀

    알렉스 웨버(사진 우측)는 해양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바닷속에서 5만여 개 골프공을 건져냈다. [이미지 : 더 플라스틱 픽업]

    알렉스 웨버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18세 소녀입니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알렉스는 2년 동안 거의 매일 바다로 나갑니다. 파도가 높아 위험한 때 말고는 궂은 날이건 추운 날이건 가리지 않고 바다를 찾았습니다. 

     

    알렉스가 바다에 가는 이유는 골프공을 건지기 위해서입니다. 지금까지 5만 개의 공을 건져 올렸다고 합니다. 

     

    그가 16살일 때인 2016년 알렉스는 아버지와 함께 페블비치 골프장으로 유명한 바닷가에서 다이빙을 하다 물속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알렉스는 미국 라디오 방송 NPR 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모래가 보이지 않았어요. 바닷속이 온통 흰색이었습니다. 너 도대체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니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가슴에 총을 맞은 것 같았어요.” 

     

    [[IMAGE|279|center|골프공으로 오염된 바다에서 헤엄치는 물개. 페블비치 골프장 인근의 앞바다는 골프공이 수없이 떨어져 있다. 골프공은 얇은 폴리우레탄으로 코팅이 되어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코팅이 떨여저 나와 바다를 더더욱 오염시킨다. [이미지 : 더 플라스틱 픽업] ]]

     

    알렉스는 그때부터 바다에서 골프공을 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와 아버지의 친구인 스탠퍼드 대학의 과학자 매트 사보카도 동참했습니다. 그들은 캘리포니아 몬테레이의 바닷속에서 무려 5만 개가 넘는 골프공을 건져 올렸습니다. 자맥질로 건진 공은 카약에 실어 해변가로 날랐습니다. 

     

    바닷속을 뒤덮은 골프공은 페블비치 부근의 골프장들에서 날아온 것이었습니다. 

     

    해양오염 문제를 다루는 전문지에 따르면 골프공은 얇은 폴리우레탄으로 코팅이 되어 있습니다. 아연화합물과 같은 독성물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골프공에 포함된 이런 물질들이 떨어져 나와 바다를 오염시킵니다. 

     

    알렉스는 현재 골프장이 바닷속의 골프공을 처리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해양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공부를 할 수 있는 대학교에 진학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아버지의 친구인 매트는 알렉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알렉스가 한 일은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의 해양을 청소했다는 점뿐 아니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환경 문제에 관심을 끌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알렉스는 누구나, 나이와 상관없이 세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 동방정교회의 대수도자 시소이스 성인

    시소이스 성인은 동방정교회의 수도자로, 자신을 찾아온 이들에게 항상 겸손을 강조했다. [이미지는 본문과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시소이스 성인은 동방정교회의 수도자로 겸손을 강조한 수도자로 유명했습니다.  

     

    이집트 출신인 시소이스는 사막의 성자로 불리는 안토니우스 성인의 뒤를 따라 한평생 금욕주의 수도자로 겸손되게 살았습니다.  

     

    그가 머문 곳은 안토니우스 성인이 일궈놓은 수행터로 이집트 사막의 한 동굴이었습니다. 성인은 이곳에 머물며 60년에 걸친 수도 생활을 통해 높은 영적 성취를 이뤘습니다.  

     

    시소이스 성인은  많은 이의 병을 낫게 했으며 영혼을 정화했습니다. 죽은 아이를 기도로 살려냈다고도 합니다.  

     

    그는 자신에게는 매우 엄격했지만 늘 자비와 친절로 다른 이를 대했고 사랑으로 섬겼다고 합니다.  

     

    시소이스 성인은 자신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특히 겸손을 강조했습니다.  

     

    한 수도자가 어떻게 하느님을 항상 기억하며 살 수 있겠느냐고 묻자 시소이스 성인은 “그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자신을 다른 모든 사람보다 낮은 자리에 둔다면 그것이야말로 위대한 일이다”라고 답했습니다. 겸손을 지닌 사람은 성서의 모든 가르침을 충족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시소이스 성인은 회개의 중요성도 거듭 언급했습니다. 수도사들이 죄를 지은 이가 회개하는 데 일 년이면 되느냐고 묻자 시소이스 성인은 “나는 하느님의 자비를 믿는다. 그러므로 죄를 지은 형제가 온 마음으로 회개하면 하느님께서는 사흘 만에 받아주실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시소이스 성인은 자신에 대해서는 무척 엄격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세상을 떠날 때조차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시소이스 성인이 죽음을 앞두고 자리에 누웠을 때 주위에 몰려온 제자들은 성인의 얼굴이 태양처럼 빛나는 것을 봤습니다.  

     

    수도사들은 성인에게 무엇이 보이느냐고 물었습니다. 성인은 안토니오스 성인과 예언자들, 그리고 사도들이 보인다고 답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인의 얼굴은 더 빛이 났고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수도사들은 누구와 말씀을 나누고 계시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성인은 자신의 영혼을 데리고 가기 위해서 온 천사들에게 회개할 시간을 좀 더 달라고 간청하고 있노라고 답했습니다. 

     

    수도사들이 신부님은 회개할 일이 없지 않느냐고 묻자 성인은 나는 회개를 시작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마치자 성인의 얼굴은 더욱 빛났고 주위 사람들은 눈이 부셔 더 이상 쳐다볼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어 번개와 같은 빛이 번쩍이더니 아름다운 향기가, 그러고 나서 번개와 같은 빛이 번쩍이면서 성인은 세상을 떠났고 아름다운 향기가 그곳을 감쌌다고 합니다.

  • 굴뚝청소부를 꿈꾸는 18세 소녀

    루이사 토네토(19)는 유명함을 추구하는 다른 10대들과는 달리, 굴뚝 정비사를 꿈꾸는 독특한 소녀이다. 사진은 그녀가 굴뚝 정비를 하는 모습. [이미지 출처 : BBC 뉴스 캡처]

    화려한 꿈을 꾸는 이들이 많습니다. 

     

    10대 때는 가수, 배우, 스포츠 등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스타가 되거나 큰 회사를 만들어 큰돈을 버는 상상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독일 바이에른 주에 사는 루이사 토네토(19) 양은 굴뚝 청소와 정비의 ‘달인’이 되는 게 꿈입니다. 

     

    [[IMAGE|275|center|루이사 토네토(19)는 유명함을 추구하는 다른 10대들과는 달리, 굴뚝 정비사를 꿈꾸는 독특한 소녀이다. 그녀는 유명인 보다는 장인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이미지 출처 : BBC 뉴스 캡처] ]] 

    루이사는 굴뚝 정비사라는 직업을 가족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그가 일하는 회사의 사장은 아버지의 친구입니다. 여러 분야에서 인턴으로 일해봤는데 그 가운데 굴뚝 청소 일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루이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오늘날 인스타그램 스타가 되고 싶아거나 인터넷을 통해 유명해지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런 걸 믿지 않습니다. 누가 더 예쁜가, 누가 더 날씬한가 끊임없이 비교하는 것은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 겁니다. 저는 유명인보다 장인이 되고 싶어요” 

     

    굴뚝청소는 화재나 일산화탄소 중독을 막기 위해 배기 시스템과 굴뚝을 검사하는 일입니다. 연중 내내 일거리가 있고 특히 겨울이 바쁜 때라고 합니다. 

     

    [[IMAGE|276|center|루이사 토네토가 굴뚝 정비를 위해 벽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 [이미지 출처 : BBC 뉴스 캡처] ]]

     

    루이사는 3년 동안 견습생 시절을 거친 뒤 시험을 통과하면 ‘게젤레’가 됩니다. 게젤레를 거친 뒤에는 마이스터라고 불리는 장인이 됩니다. 

     

    게젤레가 되면 굴뚝 청소와 정비 이외에도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립니다. 화재 방지 기술자나 에너지 컨설턴트 등과 같은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친구들이 여자들이 잘 하지 않는 직업을 선택한 데 대해 놀랐어요. 하지만 제가 설명을 하고 나니 모두 이해했어요.” 

     

    루이사는 높은 굴뚝에 오르면 기분이 좋다고 합니다. 

     

    “지붕에 올라갔을 때 자유가 느껴져요. 작은 세계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키 큰 사람이 되는 거지요. 굴뚝 위에서 바라보는 호수, 특히 일출과 일몰은 정말 아름다워요.” 

     

    루이사는 6월에 게젤레가 되는 시험을 앞두고 있습니다.

  • 바벰바족의 특별한 죄인 교화법

    바벰바 부족은 범죄가 없는 마을로 유명하다. 서구의 학자들은 바벰바족의 칭찬 릴레이 덕분에 범죄가 없는 것이라 보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유튜브 캡처]

    남아프리카 잠비아 북부 고산지대에 사는 바벰바족 마을은 범죄가 없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구의 학자들이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했습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건 바로 죄를 지은 사람에 대한 특별한 처벌이었습니다.  

     

    부족 중 누군가 죄를 짓게 되면 마을 사람들은 그를 마을 한복판에 세워둔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그를 빙 둘러쌉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다음 장면을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마을 사람들이 그를 둘러싸고 비난을 해 창피를 주는 것 말입니다. 심한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체벌을 하거나 심지어 돌팔매질을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바벰바족에서 그 상황에서 일어나는 일은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사람을 둘러싸고 돌아가면서 칭찬하기 시작합니다. “지난번에 내게 먹을 것을 줘서 고마워” “나를 향해 웃어줘서 기뻤어” “지난해 우리 집을 고칠 때 도와준 데 감사해“ “너는 어렸을 때 얼마나 착한 사람이었는지 몰라” 등등.  

     

    칭찬 릴레이는 며칠 동안, 마을 사람들이 모두 참여할 때까지 계속된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진심을 담아서 하는 그런 칭찬을 들으며 그 사람은 흐느껴 울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그를 칭찬하고 나면  그가 저지를 잘못은 용서됩니다.  

     

    그리고 마을에서 잔치가 벌어집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새로 태어났음을 축하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이런 마을 축제를 구경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범죄가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교도소는 죄지은 이를 바로잡아 이끌어주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바벰바족과 같은 제대로 된 교도가 이뤄지는 곳인지는 의문이 듭니다.

  • 노벨상 수상자를 만든 강의

    중국 출신의 물리학자 양첸닝 교수는 37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고명한 과학자다. 그는 학생시절 그를 포함한 단 두 사람을 앞에 두고 강의에 열과 성의를 다한 첸드리스카 박사 덕분에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Alanmak (https://en.wikipedia.org/wiki/File:CNYang.jpg), CC BY-SA 3.0 라이센스]

    모든 존재가 위대합니다. 모든 순간이 귀하고요. 

     

    어느 순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걸 정성을 기울인다고 합니다. 우리가 지금 여기서 들인 정성이 언제 어느 곳에서 어떤 꽃을 피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미국의 천체 물리학자 첸드리스카 박사가 그랬습니다. 위스콘신 주의 천체연구소에서 일하던 첸드리스카 박사는 어느 날 시카고 대학교에서 겨울 방학 동안에 강의를 요청받았습니다. 그러겠다고 했지요. 

     

    그런데 얼마 뒤 대학으로부터 강의를 취소해야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수강 신청한 학생이 두 명밖에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첸드리스카 박사는 학생 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수강 신청을 한 학생들에 대해 물었습니다. 학교 쪽에서는 두 학생이 매우 열정적이고 향학열이 불타는 젊은이들이라고 했습니다. 

     

    첸드리스카 박사는 그 말을 듣고 강의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시카고의 겨울은 매우 춥습니다. 눈보라가 치는 한겨울 날씨에도 첸드리스카 박사는 연구소에서 두 시간이나 걸리는 길을 오가며 한 번도 빠트리지 않고 열정적인 강의를 했습니다.  

     

    그로부터 십 년 뒤 첸드리스카 박사의 강의를 들었던 두 학생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합니다. 

     

    첸드리스카 박사에게 강의를 들었던 두 학생이 놀랍게도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한 사람은 첸닝 프랭클린 양 박사이고 다른 한 사람은 충다오 리 박사였습니다. 두 사람은 중국계 미국 과학자들이지요. 

     

    두 사람은 노벨상 수상과 관련해 10년 전 두 사람을 앞에 두고 강의에 열과 성의를 다한 첸드리스카 박사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하는 일 가운데 하찮은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일이 어떤 형태로든 세상에 영향을 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