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이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발령이 난 뒤 소회를 밝혔습니다.
임은정 연구관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감찰업무를 담당하는 대검 연구관으로서 이례적으로 수사권이 없어 마음고생이 없지 않았다”며 “어렵사리 수사권을 부여받게 됐다”고 적었습니다.
임 연구관은 "다른 연구관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수사권이지만 저에게는 특별해 감사한 마음이다"며 "여전히 첩첩산중이지만 등산화 한 켤레는 장만한 듯 든든하다"고 글을 이어갔습니다.
법무부는 22일 임 연구관을 보직이동 없이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겸임 발령하며 “서울중앙지검 검사로서의 수사권한도 부여해 감찰 업무의 효율과 기능을 강화했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번 발령으로 임 연구관은 감찰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개시할 권한을 갖게 됐습니다. 검사의 비위를 감찰하고 서울중앙지검 검사로서 수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그동안 임 연구관은 수사 권한이 없어 감찰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을 두고 아쉬움을 표현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에 “제가 ‘제 식구 감싸기’를 결코 하지 않으리란 걸 대검 수뇌부는 잘 알고 있다”며 “감찰 조사 말고 정책 연구에 전념하길 원한다는 의중이 전달되고 중앙지검 검사직무대리 발령이 계속 보류되고 있다”고 쓰기도 했습니다.
다음은 임 연구관이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전문입니다.
충주와 울산에서는
겨울에도 수국 화분을 베란다에 두었지요.
그래도 남쪽이라 비교적 따뜻한 편이고,
마른 가지나마 겨울 햇살을 쬐는 게 좋을 것 같았으니까요.
상경하여 베란다에 둔 화분들의 겨울나기가
보기 안쓰러워
수국 화분은 거실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보니
마른 잎들을 밀어내고 푸른 잎들이 돋아나고 있네요.
입춘이 지났다던데.
봄이 오고 있긴 한가 봅니다.
코로나19와
어려운 경제상황과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어
가슴 시린 모든 분들의 마음에도
봄이 어여 왔으면 좋겠습니다.
ps.
감찰업무를 담당하는 대검 연구관으로서
이례적으로 수사권이 없어 마음고생이 없지 않았는데,
어렵사리 수사권을 부여받게 되었습니다.
다른 연구관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수사권이지만,
저에게는 특별하여 감사한 마음입니다.
여전히 첩첩산중이지만,
등산화 한 켤레는 장만한 듯 든든하네요.
계속 가보겠습니다.
봄에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