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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에서 근무하는 오영준씨가 그린 그림들. [이미지 : '간호사 이야기' 페이스북]

음압 병상 간호사의 ‘그림일기’

작성자 : 송영경 에디터

음압 병동에 투입된 간호사의 ‘그림일기’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그림 그리는 간호사’로 알려진 오영준씨가 ‘그림일기’의 ‘작가’입니다. 한때 미대를 다녔던 오 씨는 2015년부터 ‘간호사 이야기’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내과 중환자실에서 일하던 오 씨는 최근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국가지정 음압 격리병상을 맡게 됐습니다. 그는 환자 돌보기에 바쁘지만 짬을 내 코로나19와 싸우는 동료 의료진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습니다.

 

‘냉철한 지성 마음이 따뜻한 간호사’라는 문패 글을 단 그의 페이스북에는 요즈음 방호복을 입고 말 그대로 ‘사투’를 벌이는 동료 간호사와 의사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한 그림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잠시 방호복을 벗고 생수병을 한 손에 쥔 채 의자에 앉아 쉬는 간호사의 이마에는 외신들이 ‘영광의 배지’라고 상찬을 한 반창고가 붙어 있습니다. 

 

방호복을 입고 두 겹으로 장갑을 낀 채 입원환자의 정맥에 주사를 놓는 장면은 보기만 해도 힘이 쓰입니다.

 

오영준 씨가 그린 그림들. 음압 병상에서 근무하는 이들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미지 : '간호사 이야기' 페이스북]

 

오 씨는 그림과 함께 “방호복에 속 겉 장갑을 끼고 처치를 하려니 시간이 두세 배 걸리는 듯합니다. 평소엔 IV 던지면 잡혔는데 말입니다. 에헴 ㅋㅋㅋ”라며 힘든 상황 속에서도 유머를 잊지 않았습니다.

 

‘장갑도 두 개 껴야 해서 진심 잘 안 만져짐’이라는 동료 간호사의 공감 댓글도 있지만 ‘그림일기’에는 간호사와 의료진들을 격려와 응원 댓글이 수십 건씩 달려 있습니다.

 

‘존경스러워요’, ‘당신들이 진정한 영웅이십니다’, ‘힘내세요’ 등등. 국내는 물론 대만에 사는 외국인의 격려 메시지도 있습니다.

 

“간호사님, 맨날 눈팅만 하던 IT업계 사람입니다. 오늘 용인 세브란스병원에 실사 다녀왔어요. 먹먹했습니다. 시간 없어도 뭐라도 어떻게든 입에 밥 넣으시길.. 고맙습니다.”

 

그림에는 격리병동 안에 있는 의료진이 유리창에 글을 써서 소통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이 병동 안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은 ‘내 선에서 끝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합니다.

 

오 씨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감염병 현장에 있었다고 합니다.



오영준 씨가 그린 그림들. 음압 병상에서 근무하는 이들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미지 : '간호사 이야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