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명상 : 명상수필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나이듦에 관하여

작성자 : 지원종 에디터

지금보다 젊었던 때, 

얼른 나이 들길 원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행동과 몸은 돌멩이보다 단단하고 정확했으며 

언어는 가시보다 날카로워 

그 말과 행동이 '정의'라는 이름으로 

이웃 형제들을 상처 내고 재단하고 

그것이 정직하게 제 스스로에게 날아와 스스로를 무너뜨리던 

지치고 아프고 암울했던 시절. 

 

나일 먹으면 

부드러워지고 관대해질 줄 알았습니다. 

저절로 온화해지고 깊어질 줄 알았던 거지요. 

어서 나일 들었으면.... 

 

이제 압니다. 

세월만으론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것을... 

세월의 경험만으론 오히려 저를 더 완고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성찰하고 헌신하며 전체와 내면을 통찰하도록 돕는 

그 어떤 노력들이 수반되지 않고는 

그러한 노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여행과 독서, 고요한 명상 혹은 기도, 몸으로 사는 삶. 

이런 것들이 모이고 쌓여 제 영혼과 의식의 결을 이루고 

착한 행실과 따뜻한 시선으로 이웃을 바라보다 보면, 

 

어쩌면 언젠가는 그냥 제자리에서 제 스스로 빛나는 

맑고 지혜로운 노인이 될 수도 있지 않을는지.... 

 

새봄 이런 꿈을 함께 나눕니다. 

그대, 그 자리에 계셔 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