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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자 없는 선사 수월 스님 (1)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unclelkt)

    수월 스님 이야기를 하려면 그 분의 스승이신 경허 스님 얘기를 먼저 해야 합니다.

     

    경허 스님은 근대 한국불교를 크게 일으킨 대 선승입니다. 경허 스님은 조선 시대 억불숭유로 선(禪)의 맥이 끊겼던 시기에 혜성처럼 등장해 선을 회복시킨 선불교의 중흥조라 평가받는 분입니다.

     

    하지만 경허 스님은 깨달은 뒤에 홀연히 자취를 감췄습니다.

     

    "생전에 주색잡기 소문 등으로 ‘원효’ 못지않은 일화를 많이 남겼던 그는 말년에 머리를 기른 채 이름을 ‘박난주’로 바꿔 6년간 함경도 삼수갑산에 은둔해 서당 훈장 노릇을 하다가 입적했다.” (조현 휴심정)

     

    경허 스님에게는 세 제자가 있었습니다. 이들 세 제자는 ‘경허 스님의 세 달’이라고 불렸습니다. 법명에 모두 달 월자가 들어간 수월, 혜월, 만공(법명은 월면) 세 스님을 가르키는 말입니다. 수월 스님은 경허 스님의 세 달 가운데 첫번째 달 맏상좌입니다.

     

    만공 스님과 혜월 스님에 대한 기록은 많습니다. 하지만 ‘세 달’ 가운데 맏상좌인 수월 스님에 대한 기록은 전해지는 게 거의 없습니다.

     

    수월 스님의 가르침을 전해받아 눈을 뜬 선승이 없지는 않겠지만 수월 스님의 가르침 가운데  전해지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수월 스님의 행적을 추측이라도 해볼 수 있는 책이 한 권 있기는 합니다. 김진태 전 검찰총장이 1996년에 출간했고, 2004년에 다시 펴낸 <물 속을 걸어가는 달>(학고재)입니다.

     

    이 책에는 수월 스님이 남긴 깨달음에 이르는 쉽고 간단한 방법이 실려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수월 스님의 가르침의 정수라 볼 수 있는 그 법문을 소개합니다.

     

    "도를 닦는다는 것이 무엇인고 허니, 마음을 모으는 거여. 별거 아녀. 이리 모으나 저리 모으나 무얼해서든지 마음만 모으면 되는 겨. 하늘천 따지를 하든지, 하나둘을 세든지, 주문을 외든지 워쩌튼 마음만 모으면 그만인 겨. 나는 순전히‘천수대비주’로 달통한 사람이여. 꼭 ‘천주대비주’가 아니더라도 ‘옴 마니 반메 훔’을 혀서라도 마음 모으기를, 워쩌깨나 아무리 생각을 안 하려고 혀도 생각을 안 할 수 없을 맨큼 혀야 되는 겨."(<물 속을 걸어가는 달> 16p)

     

    수월스님 진영. 이미지 출처 : 불교닷컴

     

    "그림자 없는 선사 수월스님 (2)"로 이어집니다. 보러가기 (클릭)

  • 수피 성자 루미의 시와 묘비글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alfcermed)

    이슬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을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메블라나 잘랄루딘 루미를 꼽습니다.

     

    루미는 이슬람 신비주의 수피의 성자이고 시인입니다. 서구의 젊은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이슬람의 성자이지요.

    유네스코는 2007년을 ‘세계 루미의 해’로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다음은 루미의 대표적인 시입니다.

     

     

    동정과 자비를위하여는

    태양과 같이 되어라

    남의 허물을 덮어주기에

    밤과 같이 되고

    노여움은 죽음처럼 그리고

    겸손하기 땅처럼 되어라

    당신의 모습대로 내보이고

    당신이 내보이는 바대로 되어라.

     

     

    그는 삼라만상에 깃든 본질, 사랑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습니다.

     

     

    하늘이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면 하늘은 그토록 청명하지 않을 것이다.

    태양이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면 그 어떤 빛도 내지 않을 것이다.

    강물이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면 강물은 소리도 내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을 것이다.

    산과 땅이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자라지 않을 것이다.

     

     

    터키 코니아에 있는 루미의 묘 앞 돌에는 많은 이들에게 위안이 되는 다음과 같은 시구가 적혀있다고 합니다. 번역문은 미국 유니온신학대 현경 교수님의 글에서 가져왔습니다.

     

     

    “오라, 그대가 누구든. 신을 버린 자, 이방인, 불을 경배하는 자, 누구든 오라. 우리들의 집은 절망의 집이 아니다. 그대가 비록 백번도 넘게 회개의 약속을 깨뜨렸다 할지라도. 오라….”

     

    "Come, come, whoever you are. Wanderer, worshiper, lover of leaving. It doesn't matter. Ours is not a caravan of despair. Come, even if you have broken your vows a thousand times. Come, yet again, come, come."

  • 한국의 천년 사찰, 세계의 천년 사찰로

    국보 제55호 법주사 팔상전. 이미지 출처 : Carl Mikoy (https://www.flickr.com/photos/carlmikoy/3042034537/)

    국내의 천년 사찰 7곳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됐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위원회(WHC)는 6월30일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 열린 제42차 회의에서 국내 7개 사찰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사찰은 경남 양산 통도사, 경북 영주 부석사, 충북 보은 법주사, 전남 해남 대흥사, 경북 안동 봉정사, 충남 공주 마곡사, 전남 순천 선암사 등 총 7개 사찰입니다.

     

    모두 7~9세기 창건된 이후 현재까지 ‘종합승원’으로 기능하는, 유서 깊은 사찰입니다. 이 가운데 봉정사는 1999년 4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해 세계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 불교의 깊은 역사성, 그리고 이들 사찰이 천년이 넘는 세월에도 종합승원으로서 계속 기능하고 있다는 점 등이 세계유산 등재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기준(OUV)’을 충족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세계문화유산 후보지를 사전 심사하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당초 역사적 중요성을 이유로 통도사, 법주사, 부석사, 대흥사 네 곳만 등재를 권고하고, 나머지 세 곳은 ‘보류’할 것을 제안했으나 결국 모든 사찰이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유산위원회에서 21개 위원국 만장일치로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이번에 7개 사찰이 등재되면서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모두 13개로 늘었습니다.

  • 지금 삶이 힘들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Free-Photos)

    명상을 하는 분들이 가져야 할 태도는 맡김입니다.

     

    이는 우리의 전 존재를 자신이 섬기고 따르고자 하는 분에게 오롯이 맡기는 겁니다.
    세상을 살면서 겪게 되는 모든 어려움을 그분들께 맡기세요.
    그분들이 다 해결해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지요.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맡김은 기독교의 순명, 불교의 귀의와 같은 말입니다.

     

    여기서 오해하지 마셔야 할 게 있습니다.
    맡긴다고 어려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겪는 일의 결과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분들께서는 우리에게 가장 좋은 쪽으로,
    우리가 가장 힘이 덜 드는 쪽으로 일하십니다.
    그분들께서는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우리의 짐을 나누어 지십니다.

     

    우리가 받게 될 ‘결과’를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그분들이 계셔서 가래로 막을 일이 호미로 막아집니다.

     

    그러니 믿어야 합니다.
    그리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그분들께 청하세요.
    모두 도와주십니다.

     

    하지만 그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우리 삶을 그분들 뜻에 맞추는 겁니다.
    그분들의 뜻과 다른 삶을 살고자 하는 우리를 도와주시지는 않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하늘은 스스로 나서서 하늘 일을 하는 자를 돕는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이를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주기도문의 말씀처럼 아버지의 뜻을 이 땅에 이루는 일,
    이 땅에 불국토, 지상낙원을 건설하는 일,
    인간은 물론 모든 존재가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일,
    그런 일을 하겠다는 원을 세우시고,
    나머지는 모두 그분들께 맡기시길 바랍니다.
    명상이나 수행의 진척도 마찬가지입니다.

  • 수능시험을 앞둔 자녀를 위한 기도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suc)

    감사합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오랜 시간 힘든 과정을 잘 견뎌온 아이에게 감사합니다.

     

    옆자리의 친구와 경쟁해야 하는 지옥 같은 현실을 원망하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손잡고 어려운 길을 걸어온 아이와 아이의 친구들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아이들을 지금까지 가르치고 지켜주신 모든 선생님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 아이는 다른 모든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하늘의 자녀로 이 땅에 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완전할 것입니다.

     

    수능을 비롯해 우리 아이가 겪는 이 모든 일은 하늘이 예비한 영적 여행입니다.

     

    수능의 결과 또한 이 아이의 영적 여행에 필요한 최선의 길을 하늘이 예비하고 이끄는 과정임을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아이가 어느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하던, 아니 대학이 아닌 다른 선택을 하던 그 길은 하늘이 돕고 이끄는 완전한 길일 것입니다.

     

    하오니 혹여 제가 하늘이 아닌 인간의 눈으로 아이들을 재단하는 일이 없도록 해주십시오.

     

    그리하여 아이들이 앞으로 걸어갈 아름답고 위대한 영적 여행을 조용히 지켜보고 소리 없이 돕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또한 저를 통해 세상에 온 아이들, 다른 부모를 통해 세상에 온 모든 아이들이 완전함을 믿고, 하늘이 그들이 세상에 보낸 계획대로 언제까지나 완전하게 존재할 것임을 잊지 않게 해주십시오.

     

    수능을 통해 삶의 영적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신 하늘께 경배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