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노 에너지가 있는 자리
작성자 : 권우현 에디터
한 스님이 혼자 고요히 명상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 스님은 강원을 떠나 보트를 타고 호수 한 가운데로 가서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한 두 시간 고요한 시간이 흘렀을 때 스님은 갑자기 다른 배가 자신이 탄 배를 들이받는 것을 느꼈습니다. 눈은 여전히 감고 있었지만 스님은 분노가 치솟는 것을 느꼈습니다.
스님은 명상을 방해한 그 배에 탄 사람에게 소리를 지르려고 눈을 떴습니다.
그러나 스님이 부딪혀 온 배가 끈이 풀려 호수를 떠다니는 빈 배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때 스님은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분노가 바로 자신 안에 있으며 분노는 단지 그를 촉발할 외부의 자극이 필요할 뿐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 일이 있는 뒤 스님은 자신을 괴롭히거나 분노를 치밀어 오르게 하는 사람을 만날 때면 언제나 그 때를 떠올립니다. 그 사람은 빈 배일 뿐이라고. 분노는 내 안에 있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