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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이미지 : 픽사베이

밤에 문을 여는 학교

작성자 : 공미경 에디터

금요일 수업이 끝나면 대부분의 학교는 텅 비게 됩니다. 모두가 고대하던 주말이 시작되는 때입니다.

 

하지만 미국 뉴저지 주의 뉴워크에 있는 웨스트사이트 고등학교는 매주 금요일 밤이면 ‘Light On’이라는 특별한 수업을 합니다. 아크바르 쿡 교장이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위험한 지역에 사는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뉴워크는 범죄와 폭력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입니다. 어떤 학생들에게는 학교를 벗어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나아가 집 근처에서 주말을 보내는 일이 생명에 위협이 됩니다.

 

학생들은 금요일 밤 11시까지 학교에 머물면서 음악을 듣고 게임을 하거나 농구를 즐깁니다. 직업을 얻는 데 필요한 기술을 배우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미국의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 학생 두 명이 노래를 만들고 있다. 이 학교 학생들은 금요일에는 운동을 하거나 음악을 만드는 등 자기개발을 하면서 밤 11시까지 학교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미지 :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 홈페이지]

 

‘Light On’ 프로그램은 사랑하는 제자들을 폭력과 총기 사고로 잃고 싶지 않은 쿡 교장의 간절한 바람으로 시작됐습니다.

 

그는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곳에 학교가 만들어진 뒤에 제가 가장 원했던 것은 더 이상 제자들을 잃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이어 “주말에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지내는 학생들이 있다는 걸 알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미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의 아크바 쿡 교장. 그는 사랑하는 제자들을 폭력과 총기 사고로 잃고 싶지 않아 'Light On'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미지 :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 홈페이지]

 

몇 년 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참가 학생들이 늘면서 이제는 여름방학 기간에도 운영됩니다. 방학 기간 일주일에 사흘 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에는 지금까지 2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여해 개인당 600시간 이상 안전한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기고 있습니다. 다른 학교 학생들의 참여 도 가능합니다.

 

쿡 교장의 뜻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이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각지에서 후원이 답지하고 있고 자원봉사자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쿡 교장은 동료들과 함께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를 개교하려고 했을 때 자신도 무서웠다고 합니다. 그 지역 출신으로 그곳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려움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학교 문을 연 첫 주에 여학생 한 명이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살해됐습니다. 죽인 이가 아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 학기가 지날 즈음에 한 남학생이 갱단에 납치돼 살해됐습니다. 품질이 좋은 마약이 있는 곳을 대라고 추궁하다 답하지 않자 총으로 쏴서 죽인 겁니다. 그 뒤에도 한 어린 소녀가 주위에서 날아든 총탄에 맞아 숨졌습니다.

 

이 지역에는 갱단에 속한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당연히 학교에 가려 하지 않지요. 학교 문을 열었지만 학교에 나오는 아이들은 적었습니다.

 

쿡 교장은 지역 사회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 얘기를 나눴고 SNS를 통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샅샅이 뒤졌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저녁 시간에 아이들을 위한 피난처를 제공하기로 한 것입니다. ‘Lihgt On’의 시작이었습니다.

 

쿡 교장은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사랑과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갱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랬습니다.

 

쿡 교장은 아이들을 늘 유심히 살핍니다. 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들이 꽤 있었는데 더러운 옷을 입고 있다고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교복을 세탁할 형편도 안되는 집에 사는 것이었죠.

 

쿡 교장은 지역사회의 한 재단에 사업 신청을 해 2만 달러를 확보해 학교에 세탁기 5대와 건조기 5대를 비치한 세탁실을 만들었습니다.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의 한 학생이 학교에 비치된 세탁실에서 세탁을 하고 있다. [이미지 :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 홈페이지]

 

“우리는 아이들이 교실에 오도록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아이들이 학교에 오고 배우고 싶어 하게 됐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쿡 교장은 현재 웨스트워드 지역의 다른 학교를 돕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저녁 6시부터 밤 11시까지 학교 문을 열도록 합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안전한 장소를 제공합시다. 그 시간에 대부분의 범죄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