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0세 된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말하는 삶의 지혜
“나이가 드니까 나 자신과 내 소유를 위해 살았던 것은 다 없어집니다. 남을 위해 살았던 것만이 보람으로 남습니다.”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님이 하신 말입니다. 김 교수님이 올해 100세를 맞았습니다.
100년은 간단치 않은 세월입니다.
김 교수님은 1920년 평남에서 태어나 윤동주 시인과 함께 같은 반에서 공부를 하셨고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마지막 대중 강연을 들었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 해방, 한국전쟁 등 파란만장한 한국 근현대를 살아오신 김 교수님이 세월을 통해 얻은 삶의 지혜를 소개합니다.
다음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교수님을 인터뷰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14살, 15살 때 건강이 너무 나빴어요. 건강 때문에 중학교도 못 가고 인생이 끝날 것 같은 데 하나님께 건강을 주시면 주시는 동안은 내 일보다는 하나님께서 시키신 일을 하겠다고 기도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건강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일하기 위한 건강이지 건강을 위한 건강은 별로 생각을 안 합니다.
일을 사랑하는 사람은 건강합니다. 돈을 사랑하는 것보다는 일을 사랑하는 것이 좋아요. 돈을 사랑하는 사람은 곧 끝나버리고 마는데 일을 사랑하는 사람한테는 언제나 돈이 따라와요.
경제는 일을 사랑하는 개인과 사회에 주어지는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해서 일하는 개인이나 사회는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수입보다는, 소유보다는 일을 사랑하는 것, 그다음에 또 하나는 일에는 반드시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돈 벌기 위해 출세하기 위해 명예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은 행복과 만족을 느끼지 못합니다.
내가 접촉하는 사람들이 나 때문에 조금 더 행복해지고 지금보다 좀 더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그것에 제게는 일의 목적입니다.
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고 하는 예수님의 교훈이 바로 그거죠. 그러니까 일의 목적은 내 주변 사람들이 나 때문에 조금 더 행복해졌다, 좀 더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됐다. 그 이상의 목표를 나는 없다고 봐요.
젊었을 때는 누구나 즐겁게 사는 것이 목표입니다. 장년기에는 일을 성공하는 게 목표죠.
그런데 나무도 마지막에는 열매를 맺어야 되지 않아요? 그러니까 인생도 60이 넘으면 사회를 위해서 열매를 맺어줄 나이가 됐거든요.
내 인생에 목표가 있다 하면 아까 얘기한 그대로 내가 있기 때문에 주변의 여러분들이 좀 더 행복하고 인간답게 살아가는 데 내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그 목표죠."
김 교수님은 인생의 황금기를 65세에서 75세라고 말합니다. 인생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 나이로 돌아가고 싶다고 합니다.
그 나이가 되어서야 생각이 깊어지고 행복이 무엇인지,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게 됐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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