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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드에 언급된 문재인 대통령과 기적의 배 메러디스호

    이미지 : 청와대 페이스북 / 위키피디아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드라마에서 언급돼 화제가 됐습니다.

     

    문 대통령의 얘기가 등장하는 드라마는 미국 NBC에서 방영된 타임리스(Timeless)입니다. 화제가 된 부분은 시간 여행을 하는 주인공들이 한국전쟁 때로 돌아가 북한 바닷가의 한 부두로 가면서 나눈 대화입니다. 한 등장인물이 “그 배에 탄 사람 가운데 중요한 사람이 있었냐"라고 묻자 다른 등장인물이 “미래의 한국 대통령 문재인의 부모”라고 답합니다.

     

    드라마에서 언급된 ‘그 배’는 중공군의 참전으로 수세에 몰린 국군과 미군이 함경남도 흥남에서 1만 명의 피난민을 실어 나른 메러디스 빅토리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때문에 화제가 되긴 했지만 메러디스 빅토리호와 선장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감동을 줍니다. 다음은 소설가 공지영 씨의 책 수도원기행2에 실려 있는 내용입니다. 

     

    흥남철수작전에 사용된 메러디스 빅토리 호. 1만 4천 명의 피난민을 구한, 단일 선박으로서 가장 큰 규모의 구조 작전을 수행한 배로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

     

    레너드 라루라는 이름의 선장은 미군의 군수품을 싣고 원산에 갔다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1만 4천 명의피난민을 구해 돌아왔습니다. 단 한 명도 죽거나 다치거나 아프지 않았다고 합니다. 

     

    라루 선장은 어마어마한 숫자의 피난민을 싣고 며칠 동안 항해를 해 남쪽으로 내려와 그들을 무사히 육지에 내려놓았습니다. 가슴을 쓸어내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그날이 바로 크리스마스이브였습니다. 라루 선장은 이 '사건'을 통해 하느님의 존재를 확신하고 가톨릭으로 출가해 마리너스 수사로 평생을 살았습니다.

     

    더 감동적인 것은 그 배에 탄 사람들의 얘기입니다.

     

    피난민을 실은 메러디스 호는 남쪽으로 사흘간 항해를 했습니다. 거제도에 도착해 선실의 문을 열었을 때 선장과 선원들은 약탈, 아사와 동사, 전염병 혹은 살인 등 여러 가지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단 한 사람도, 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건 기적이었습니다. 피난민들이 하선하는 데만 다시 이틀이 걸렸습니다. 피난민들은 그 힘겨운 상황에서도 노약자들에게 먼저 하선을 양보했다고 합니다.

     

    "팔꿈치로 밀치는 사람 하나 없었어요. 그들은 난민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품위를 간직한 사람들이었어요."

    라루 선장은 회고입니다. 

     

    전쟁 속에 죽음을 피해 필사의 탈출을 한 사람들, 배 화물칸에서 길게는 닷새 동안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지냈을 1만 4천 명의 사람들이 인간의 품위를 잃지 않고 약자를 배려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배 안에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님이 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