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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 안토니오 “곧 죽을 사람처럼 하루하루를 살아라”

    이미지 출처 : BRIEF (Flickr.com)

    “사람이 구원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영적인 업적이나 기적을 통해서도 아니고, 더욱이 일차적으로 금욕을 통해서도 아니며, 무엇보다도 겸손을 통해서입니다.”


    성 안토니오(또는 안토니우스)는 사막의 성인, 은수자들의 아버지로 불리는 분입니다. 수도 생활의 창시자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안토니오 성인은 251년쯤에 이집트 중부 나일 강가에 자리한 도시 헤라클레오폴리스 근처의 코오마(Cooma)에서 태어났습니다.


    부유한 그리스도교 가정에서 자란 그는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었고 무엇보다 혼자 조용히 있기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성인이 스무 살쯤 됐을 때 부모가 모두 돌아가시게 됩니다. 그는 막대한 재산의 상속자였으나 어느 날 교회에서 "하늘나라에 들어가려면 네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자에게 나누어 주고 나를 따르라"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접하고 그렇게 살기로 결심합니다.


    청년 안토니오는 부모님으로부터 상속받은 100헥타르(약 30만 평)의 기름진 땅을 고향 사람들에게 모두 나눠줬습니다. 남은 재산도 처분해 가난한 사람들에게 줬습니다. 

     

    한 가지 걱정은 여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 한 날 괴로움은 그날에 족하니라"라는 말씀을 듣고 그조차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안토니오 성인은 여동생을 수녀회에 맡기고 은수자들을 찾아다니며 가르침을 받습니다.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라"라는 말씀을 듣고 옷감 짜는 기술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안토니오 성인은 고향 마을 근처의 빈 무덤 동굴에 머물며 노동과 기도에 전념했습니다. 

     

    이어 예수 그리스도와 완전한 일치를 위해 자신이 머물러 있었던 마을 부근의 처소를 떠나 6개월치 식량을 가지고 마귀들의 본거지라고 여겨졌던 더 깊은 사막으로 들어갑니다. 버려진 성곽이 있던 피스피르산이 그의 거처가 됐습니다.

     

    성인은 이곳에서 하루 한 줌의 빵과 물 만으로 살았습니다.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고, 찾아오는 이들조차 만나지 않고 홀로 지냈습니다. 

     

    욕망을 억제하기 위해 밥 먹듯이 금식하며 기도를 했습니다. 그렇게 은수자로 산 지 20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욕망에서 벗어나 하느님 안에서 기쁨을 누리게 됐다고 합니다.

     

    물론 하느님의 구원을 받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금식이 아니라 겸손”이라는 그의 말처럼 안토니오 성인을 하느님께 이끈 것은 모든 존재에게 친절하고 그런 존재를 자신보다 드높인 겸손한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혼자 숨어 지냈지만 그의 신앙과 그가 행한 기적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찾아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안토니오 성인은 아픈 사람들에게 믿음을 갖고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줬는데 많은 이들이 치유의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어느 날 한 사람이 찾아와 자신의 딸이 사탄에게 시달려 고통스러워한다고 말하자 성인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대신 “나도 당신과 똑같은 사람입니다. 어서 믿음을 갖고 기도하십시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는 그리스도를 부르며 집으로 돌아가 보니 딸이 나아있었습니다.

     

    312년쯤 안토니오 성인은 더 깊은 사막으로 거처를 옮깁니다. 이곳이 나중에 성 안토니오 수도원이 되는 곳입니다. 

     

    성인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곳에서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했습니다. 언젠가는 들짐승이 와서 농사지은 것을 망쳤는데 성인이 타이르니 다시는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성인은 어느 날 기도 중에 자신의 영혼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도 봤습니다. 사탄들이 자신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방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성인을 보호하는 빛의 성자들의 도움으로 사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안토니오 성인은 105세인 356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그에 앞서 성인은 두 명의 제자를 불러 마지막 가르침을 남겼다고 합니다.

     

    “수행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처럼 하라. 사탄을 무서워하지 말고 그리스도 안에서 숨 쉬고 그분을 믿으며 곧 죽을 사람처럼 하루하루를 살라. 나는 이제 떠난다.”

     

    안토니오 성인의 이야기는 그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던 알렉산드리아의 대주교 성 아타나시오가 쓴 <성 안토니오의 생애>라는 책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안토니오 성인이 마지막으로 머물던 곳이 이집트 동부 사막의 와디 아라바 오아시스에 세워져 있는 성 안토니오 수도원입니다. 콥트 정교회의 수도원인 이곳은 성인의 제자들이 세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집트의 그리스도교 수도원 가운데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