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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좋고 큰 배가 자라는 과수원의 비밀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2대째 과수원을 하시는 분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아 온 과수원은 바닥 풀 한 포기 없이 깨끗하다고 합니다. 농부들은 퇴비도 과수 주위에만 동그랗게 뿌려주며 "너만 먹어라"라고 당부를 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렇게 과수 농사를 지으면 늘 풀이나 곤충과 전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분의 과수원은 배밭인지 풀밭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풀이 무성합니다. 그럼에도 이 분의 과수원에서 나는 배의 크기는 다른 농가보다 두 배나 크고 수확량도 많습니다.

     

    비결은 과수원 안에 깃든 많은 생명을 존중하는 데 있어 보였습니다. 이 분은 배나무만을 위해 주위 자연을 모두 적으로 생각하지 않으셨습니다.

     

    풀도 과수원의 일부로 여기시는 듯합니다. 풀이 나는 족족 베거나 뽑는 다른 과수원과 달리 이 분은 퇴비를 만들기 위해 1년에 두 차례만 풀을 벤다고 합니다.

     

    이 분이 풀을 대하는 것을 보면 풀 농사를 짓는 분 같기도 합니다. 봄에 나서 가을에 열매를 맺는 풀은 열매가 완전히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베고, 월동하는 풀은 6~7월에 씨가 다 떨어진 후에 베어낸다고 합니다. 다음 해에 건강하고 좋은 풀이 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키도 크고 억센 풀은 아예 자라게 그냥 둔다고 합니다.

     

    이 분은 풀을 벨 때 그 안에 깃든 작은 벌레들도 배려합니다. 풀을 한꺼번에 베는 게 아니라 듬성듬성 베어 놓으면 그 안에 사는 벌레들이 모두 안전하게 이사를 간다고 합니다.

     

    풀로 퇴비를 만드는 데는 3년 가까이 걸리는 데 퇴비 더미 안에는 온갖 벌레는 물론 작은 동물들도 깃들어 산다고 합니다.

     

    배나무에 생기는 균을 소독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이 분은 많은 생명에 위협이 되는 살충제 대신 유황을 이용해 4종의 유기 살균제를 만들어 씁니다. 그 노하우는 다른 농부들과 나누시고요. 다른 농부들과 지혜를 모아 새로운 유기 살균제를 만들어 쓰고 있다고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분의 밭에는 온갖 종류의 생명들이 삽니다. 땅에는 풀이 무성하고 풀벌레 소리가 끊이지 않으며 거미들도 많이 살고 있습니다. 청개구리도 ‘입양’했다고 합니다. 잘 지내는지 궁금했지만 알 길이 없었는데 3년쯤 지나 양동이에 물을 따르면 그 소리를 듣고 청개구리가 몰려든다는 것을 알고 그 방법으로 청개구리가 잘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이 분은 식물들의 특성도 잘 알고 계셨습니다. 밤의 힘으로 일하는 식물들도 있는데 요즘 불빛이 너무 많이 식물들이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사람 중심으로 사는 삶이 아닌 공존을 위한 삶을 실천하시는 분이 계시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 녹색문학상 받은 이병철 시인

    이미지 : 이병철 시인 페이스북

    이병철 시인이 녹색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아동문학가와 정두리님과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녹색문학상은 (사)한국산림문학회가 산림청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상으로 숲사랑, 생명존중, 녹색환경보전의 가치를 담은 작품에 주는 상입니다.

     

    이 시인은 농부이자 영성가로 전국귀농운동본부를 만들어 이끌었고 지금은 지리산 생태영성학교 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상을 받은 시집 <신령한 짐승을 위하여>는 시인이 “틈틈이 메모한 생태 관련 노래들”이고 "그가 본래 정체성이 신령한 짐승이라는 자각과 다시 신령한 짐승으로 회복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부른 노래이자 비명”입니다.

     

    시인은 시집의 신령한 짐승에 대해 “본시 우리는 숲속에 둥지 튼 한 마리 짐승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여느 짐승들과 달리 땅에 서서 두 손을 모으며 하늘의 신령함을 가슴에 품어왔던 짐승이었다고 할 수 있다"라고 풀이했습니다. 땅과 하늘을 이어주는 존재라고도 했습니다.

     

    시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뜬금없는 소식”이라고 놀라워하면서 “내 노래가 우리에게 미래는 있는가 하고 간절하게 외치는 청소년들과 다음 세대들에게 힘을 보탤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수상 소감을 적었습니다.

     

    다음은 이병철 시인이 추천한 자신의 시입니다.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며>

     

    오늘 한그루 나무를 심으며

    내가 숲속의 사람이었던 때를 생각한다.

    그 숲에서

    나무 위에 새들과 어울려 둥지 틀고

    이 나무와 저 나무를 건너 오가던

    한 마리 숲속의 짐승이었음을 생각한다.

    가을 숲속에서 넉넉히 먹이를 얻었고

    봄의 향기로 가득한 숲에서 우리는 사랑을 나누었지.

    나무 위에서 바라보는 별들이 어찌 아름다웠든지

    새벽에 일어나며 노래하고

    숲에서 솟아나는 마르지 않는 샘물을 마셨지.

    오늘 심는 이 나무들 서로 기대어

    언젠가 여기 다시 숲 일구어지면 그때

    잊었던 고향, 그 시원의

    첫 품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리

    숲으로 돌아가

    한 마리 짐승으로 살아야 하리.

    뽑혔던 뿌리 다시 깊게 내리고

    왜소함 감추려 치장했던 모든 겉치레 벗고

    땅 위에 발 굳건히 디디며

    맨몸으로 당당한 부끄럼 없는 짐승으로,

    하늘 우러러 소통하여

    스스로 피어나 봄을 열며

    저절로 익어 가을을 거두는

    한 마리 신령한 짐승으로 다시 살아야 하리.

    오늘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며

    내 떠나온 곳,

    내 다시 돌아갈 고향을 생각한다.

    목마르지 않던

    그 생명의 숲을 생각한다.

  • 100세 봉사 꿈꾸는 93세 의사 한원주

    이미지 : 극동방송TV 유튜브 캡쳐

    내과 의사 한원주(93) 선생님이 오랜 기간 의술을 베풀면서 얻은 경험에서 나온 말입니다. ‘100세 현역’을 꿈꾸는 한 선생님은 지금도 여느 의사처럼 환자를 진료합니다.

     

    한 선생님의 직장은 경기도 남양주시의 매그너스 요양병원. 일요일 저녁 병원으로 출근해 금요일 오후 진료를 마친 뒤 서울 자택으로 퇴근하는 게 한 선생님의 일주일입니다.

     

    이곳에서 한 선생님이 돌보는 환자는 가끔 자신보다 나이 많은 이가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동생뻘 되는 ‘어린’ 분들입니다. 한 선생님은 정성과 마음을 다해 겸손한 자세로 환자를 돌봐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 손길을 주고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어떨 때는 함께 찬송가를 부르기도 한다고 합니다.

     

    한 선생님은 정말 훌륭한 의사 대의(大醫)는 환자의 정신적인 부분까지도 책임을 져 전인치료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비록 힘들고 수입이 적을지 몰라도 의사라면 그 길로 가야 한다는 겁니다.

     

    1926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한 선생임은 1949년 고려대 의대의 전신인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고려대에서 내과 박사 학위를 딴 뒤에는 물리학자였던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전문의 자격을 따기도 했습니다.

     

    귀국한 뒤 개인 병원을 운영하던 그는 1978년 남편이 갑자기 사망하자 삶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이듬해인 1979년 병원을 정리하고 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 부설 의료선교의원 원장으로 사회적 약자를 돌보기 시작합니다.

     

    돈은 먹고 살 만큼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니 내가 배운 기술을 필요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삶을 살겠다고 결심한 것입니다.

     

    한 선생님은 의료선교의원에서 가난한 환자를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시작했고, 1982년에는 ‘전인치유소’라는 이름의 기관을 만들었습니다. 가난이 병이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가난한 환자에게 생활비와 장학금까지 지원하며 자립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한 선생님이 봉사의 길에 들어선 것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영향도 컸습니다. 역시 의사였던 한 선생님의 아버지는 평생을 의료봉사에 힘을 쏟았다고 합니다.

     

    그는 82세 되던 2008년 의료선교의원 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곧바로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매그너스 요양병원 내과 의사로 다시 일을 시작합니다. 남은 생을 노인요양병원에서 어르신들을 돌보겠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사랑만 가지고도 병이 나을 수 있습니다. 위로만으로도 병이 좋아지는 경우가 있거든요."

     

    한 선생은 2017년 JW중외제약의 공익 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이 주는 제5회 성천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성천상은 JW성천재단 창업자인 고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을 기려 음지에서 헌신적인 의료 봉사활동을 펼치는 의료인에게 주는 상입니다.

     

    한 선생님의 건강 유지 비결은 규칙적인 생활 덕분이라고 합니다. 그는 진료를 마친 뒤에는 어김없이 한 시간 가량 병원 주변을 산책합니다.

     

    의사로 평생을 봉사하며 살다 세상을 떠난 알버트 슈바이처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진정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떻게 베풀 수 있는지 터득한 사람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