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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에서 펑펑 운 92세 김밥 할머니

    이미지 : 박춘자 할머니(92)

    “구순이 넘는 육신과 이미 모든 것을 기부했다는 사실만큼 당신을 완벽히 증명하는 것이 없었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박춘자 할머니를 만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할머니는 생계를 위해 10살부터 일본 순사의 눈을 피해 경성역 부근에서 김밥을 팔기 시작했고 평생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한 분입니다. 지금은 자신의 전세보증금마저 기부하고 자신이 만든 복지시설에서 지적장애인을 돌보며 살고 계십니다.

     

    남궁인 교수는 지난 연말 청와대 초청행사에서 만난 박춘자(92) 할머니를 ‘성자’로 호칭하며 그분의 삶을 ‘범인으로는 범접하기 어려운 영혼이 펼쳐놓는 한 세계”라고 적었습니다.

     

    다음은 남궁인 교수가 올린 글입니다.

     

    지난 연말 청와대에 초청받았다. 아동보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의 홍보대사 자격이었다. 한 해 활발히 활동한 열네 개의 봉사, 나눔 단체의 기관장과 대표하는 인물을 초청해 대통령이 격려하고 상징적으로 기부하는 자리였다. 처음 참석하는 청와대 공식 행사가 기대되고 긴장도 되었다.

     

    일찌감치 경복궁에서 출발하는 청와대행 버스에 올랐다. 초청받은 사람들의 면면은 대단했다. 국가를 대표하는 봉사 단체의 대표와 더불어 홍보대사들이 격식을 갖춰 참석했다. 구세군, 월드비전, 적십자, 유니세프 등의 이사장과 티브이에서 보는 유명 연예인들이 한 버스에 있었다. 구면인 그들은 각 단체의 올 한 해 활동과 사회적 현안, 덕담을 나누었다. 대의와 선의가 함께하는 낯설고 새로운 세상이었다.

     

    리허설을 마치고 공식 행사가 시작되었다. 장내 소개와 함께 대통령, 영부인과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 공식적이지만 온화한 자리였다. 그중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고액 기부자로 참석한 한 할머니가 눈에 띄었다. 대통령, 영부인, 비서실장, 단체의 이사장, 유명 연예인 틈의 왜소한 체격의 구순 할머니. 그 대비는 너무 뚜렷해서 영화나 만화 속 장면 같았다.

     

    어느덧 할머니의 차례가 되자 대통령 내외는 직접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부축하러 나갔다. 전 재산을 재단에 기부한 분으로 소개되고 있었다. 영부인의 손을 잡은 할머니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에 모두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할머니는 온전히 남을 위해 살아온 사람이었다. 당신은 남한산성 앞에서 김밥을 팔아서 번 돈과 자신의 집과 땅을 포함한 전 재산 6억을 기부했다. 단순히 금전뿐이 아니었다. 스무 살 전에 결혼했지만,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이혼당해 가족 없이 살던 할머니는 40년 전부터 길에 버려진 발달장애인을 가족처럼 돌보며 살았다.

     

    고령이 되자 남은 것은 거동이 불편한 몸과 셋방의 보증금뿐이었다. 할머니는 셋방을 뺀 보증금 2천만 원마저 기부하고 거처를 옮겨, 예전 당신이 기부해 복지시설이 된 집에서 평생 돌보던 장애인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러니까, 성자였다. 할머니가 청와대에 초청받아 영부인의 손을 붙들고 우는 장면은 어느 드라마 같았지만, 현실이었다. 지극한 현실이라 오히려 더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먹먹한 표정으로 우리는 회담장으로 향했다. 대통령 내외는 할머니를 모시고 선두에서 이동했고, 사람들은 그 뒤를 따랐다. 대통령의 간단한 인사말과 각 단체의 발언이 이어졌다. 자리의 무게에 걸맞은 정돈된 언어들이었다. 소외된 이웃이 있는 봉사 현장과 새로운 나눔의 방향, 발전한 국가 위상과 더불어 베푸는 국가로서의 고민이 이어졌다. 이윽고 영부인 옆자리에 앉은 할머니의 발언 차례가 되었다. 모두는 어떤 부채감으로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할머니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발언을 시작했다.

     

    "저는 가난했습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어머니가 없었습니다. 아버지와 근근이 힘든 삶을 살았습니다. 돈이 없어 배가 고팠습니다. 배가 고파서 힘들었습니다. 열 살부터 경성역에 나가 순사의 눈을 피해 김밥을 팔았습니다. 그렇게 돈이 생겨 먹을 걸 사 먹었는데... 먹는 순간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그게 너무나 좋아서 남한테도 주고 싶었습니다. 돈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주면 이 행복을 줄 수 있었습니다. 돈만 있으면... 그 뒤로는 돈만 생기면 남에게 다 주었습니다. 나누는 일만큼 기분 좋은 일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구십이 넘게 다 주면서 살다가 팔자에 없는 청와대 초청을 받았습니다. 이런 일이 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방금 내밀어 주시는 손을 잡으니, 갑자기 어린 시절 제 손을 잡아주던 아버지의 손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귀한 분들 앞에서 울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팔십 년 전의 따뜻한 손을 기억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할머니, 그 손 때문에 모든 것을 남에게 내어주신 할머니, 옆자리의 영부인이 가장 크게 울고 계셨다. 그것은 압도적인 감각이었다.

     

    그 자리의 많은 사람들 또한 치열한 선의로 살아온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들에겐 여전히 '높은' 무엇인가가 있었고, 앞으로도 일정 지위의 삶을 영위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그 따뜻한 손을 나눠주기 위해 자신이 얻은 모든 일생을 조용히 헐어서 베풀었다. 구순이 넘는 육신과 이미 모든 것을 기부했다는 사실만큼 당신을 완벽히 증명하는 것이 없었다. 그 패배가 너무 명료해 '봉사'라는 명목으로 모인 사람들은 그 앞에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기분이었다.

     

    어떤 한 생은 지독하고도 무한히 이타적이라 무섭고 두렵기까지 하다. 그것은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존재를 직면했을 때 경험하는 경배일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청와대에서 조우한 것은 화려한 건물이나 높은 사람들도 번듯한 회의도 아니었다. 범인으로는 범접하기 어려운 영혼이 펼쳐놓는 한 세계였다.

     
  • ‘무릎호소’ 엄마들이 만든 서진학교, 건축상 대상 타다

    이미지 : 서울서진학교 홈페이지

    2020년 3월 문을 연 발달장애 학생들을 위한 서진학교가 지난 8월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받았어요. 

     

    이게 왜 화제냐고요? 대학교가 아닌 학교 건물이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고요. 적은 공사비와 제한된 조건들 속에서도 이런 훌륭한 건축물이 탄생한 건 ‘기적’이라고 심사위원장이 강조하였대요. 

     

    또한 학교의 설계를 맡은 유종수, 김빈 건축가는 학생들을 위해 세심한 배려를 하기위해 노력했다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어요. 

     

    “특수학교를 특별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평범한 교육 공간으로 대하려고 애썼어요. 서울서진학교가 사회에서 자리를 잡아가며 반대했던 주민들의 목소리가 줄어들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면 좋겠습니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서진학교는 2013년 학교를 짓겠다는 계획이 나오자 지역주민들의 엄청난 반대에 직면해야 했어요. 

     

    거듭된 주민들의 반대로 학교를 못 짓자 2017년 열린 주민토론회에서 장애 학생 부모들은 무릎을 꿇고 제발 짓게 해달라고 호소했어요. 

     

    이 ‘무릎호소’ 영상이 언론과 소셜미디어에 퍼지며 학교를 짓자는 쪽으로 여론이 기울었지요. 

     

    보통 학교 하나를 세우는 데 3년이 걸리는데 서울서진학교는 6년이나 기다려야 했지요. 하지만 엄마의 눈물과 정성이 하늘을 감동시켰는지 이렇게 좋은 결과를 낳았네요.

  • SK하이닉스, 발달장애청년 일자리 스마트팜에 25억 지원

    이미지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장애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스마트농장 구축에 25억 원을 지원합니다.

     

    SK하이닉스는 14일 스마트농장 운영을 맡고 있는 푸르메재단과 농장 건설비에서 농장 생산물 구매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지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스마트팜은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공장과 가까운 여주시 오학동 1만 3천㎡ 부지에 들어섭니다. 

     

    시가 30억 원 상당의 농장부지는 아들이 발달 장애인인 이상훈 장춘순 씨 부부가 푸르메재단에 기부했습니다.

     

    이상훈씨는 ““발달장애인을 자식으로 둔 부모 입장에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항상 생각해왔다”라며 “SK하이닉스와 푸르메재단이 적극 동참해 감사하다”라고 말했습니다. 

     

    푸르메재단은 SK하이닉스의 지원금 25억 원을 포함 모두 50억 원을 들여 첨단 IT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농장을 구축합니다. 

     

    스마트농장은 내년 4월에 착공할 예정입니다.  장애인 청년들은 첨단 IT 기술이 접목된 유리온실과 교육장 등에서 일하고 교육도 받을 수 있습니다. 

     

    푸르메재단이 스마트농장 구축을 추진하는 것은 일자리 사각지대에 놓인 발달장애인도 충분히 자립이 가능함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국내에는 25만 명의 발달장애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