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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운조사(1) - 바위에 주먹으로 새긴 글씨 '동천(洞天)'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unclelkt)

    경북 상주군 화북면 우복동 길가에 ‘동천’이라 새겨진 바위가 있습니다. ‘동천’은 흔히 신선이 살 만큼 경치 좋은 곳을 이르는 말이지요.  

     

    신기하게도 이 바위에 새겨진 글자의 총 길이와 바위 둘레의 길이가 오장(五丈)으로 같아 ‘오장비(五丈碑)’라고도 불립니다. 

     

    동천 바위 아래 표지판의 설명에 의하면 이 글씨는 조선 4대 서예가 중의 한 분으로 특히 초서에 능통하셨던 봉래(蓬萊) 양사언(楊士彦, 1531-1586)이 각자한 것이라 합니다.  

     

    하지만 이 글씨는 또한 18세기 상주에서 태어난 고승 개운조사가 새기신 것이라 회자되기도 하지요.  

     

    아마도 그것은 바로 개운조사께서 주석하신 『유가심인 정본수능엄경 환해산보기(瑜伽心印正本首楞嚴經環解刪補記)』(이하 ‘정본수능엄경’)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적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손으로 ‘동천(洞天)’이란 글자를 쓰고 

    손톱으로 ‘한좌(閑坐)’라는 글귀를 새기니 

    돌이 물렁한 흙처럼 부드러워서 

    나의 현명(顯名)을 받아들이네 

    맑은 물 흐르는 반석(磐石) 위에 

    용자(龍子)를 놀게 했노라. 

     

    조사께서 바위를 물렁한 진흙처럼 주물러 ‘동천’ 두 글자를 새기고 맑은 물 흐르는 반석 위에 용으로 하여금 놀게 하였다는 이곳은 경상북도 문경시 농암면 도장산 자락을 흐르는 쌍룡계곡을 말합니다.  

     

    충주에서 문경으로 가는 이화령 터널을 빠져나와 가은과 농암을 지나면 쌍룡계곡에 닿지요. 직진하여 쌍용터널을 지나면 상주 화북면이고, 터널 앞에서 왼쪽으로 용추교(龍椎橋)를 건너 도장산(道藏山)에 안기면 개운조사가 머물며 『능엄경』을 주석하신 심원사(深源寺)에 오르게 됩니다.

     

     

    "개운조사(2)"로 이어집니다. 보러가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