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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목장의 진화, ‘인간퇴비’ 장례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인간은 지구에 가장 많은 부담을 주는 존재입니다. 살아서는 물론이고 죽어서도 묘지에 묻혀 땅을 차지하고 이런저런 장식물을 거느립니다. 

     

    죽은 뒤에라도 지구에 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에서 시작된 것이 친환경 장례입니다. 고인의 시신을 화장해 나무 아래에 묻는 수목장이 그런 장례법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시신을 퇴비로 만들어 화단에 거름으로 뿌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시신을 화장하는 데도 에너지가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워싱턴주에 자리한 회사 리컴포즈는 보다 친환경적인 장례법으로 정원장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리컴포즈는 시신을 퇴비로 만들어 가족들에게 보내주는 일을 합니다. 가족들은 이를 온실이나 화단, 화분 등에 뿌려 작물을 기릅니다.  

     

    리컴포즈는 세상을 떠난 고인의 시신을 30일 만에 퇴비로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자신들이 사용하는 방식이 화장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1/8 수준으로 줄여주고 매장보다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1톤이나 줄어든다고 말합니다. 

     

    시신의 퇴비화가 가능하게 된 데는 워싱턴주립대 린 카펜터 보그스의 연구가 기여했습니다.  보그스 교수팀은 시산을 관 없이 흙 속에서 빠른 속도로 부패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를 휴먼 콤포스트(Human Compost)라 부르는데 ‘인간 퇴비’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시신을 퇴비로 만드는 일은 논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워싱턴 주 의회 제이미 패터슨 상원 의원은 인간 퇴비 합법화를 위한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워싱턴주는 2020년 5월 1일부터 시신 퇴비화가 가능한 곳이 됩니다.  

     

    리컴포즈 설립자 카트리나 스페이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시의 창고를 실내 정원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그곳에 사랑했던 이들을 안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컴포즈의 설립자인 카트리나 스페이드가 TED에서 수목장이 환경에 얼마나 친화적인지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 : TED 유튜브]
     

  • 쓰레기 5300톤을 치우자 거북이 돌아왔다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한 사람의 작은 행동이 기적을 낳았습니다.  

     

    인도 뭄바이의 한 젊은 변호사가 시작한 쓰레기 줍기가 해변을 살렸습니다. 해변이 깨끗해지자 사라졌던 거북이들이 나타났습니다. 20년 만의 일이라고 합니다.  

     

    인도 뭄바이 베르소바 해안선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인도에서 가장 더러운 곳이었습니다. 비닐봉지, 페트병, 건축 폐기물, 옷, 가구 등 쓰레기 더미가 해변가 모래사장을 뒤덮어 발 디딜 틈조차 없었고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2015년 베르소바 해변 근처의 아파트로 이사 온 변호사 아프로즈 샤(Afroz Shah·33)는 해변을 둘러보다 이 같은 광경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인도의 변호사 아프로즈 샤(33)는 베르소나 해변의 해양 쓰레기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해변을 깨끗하게 만들겠다고 마음먹고 혼자 해변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이미지 : 아프로즈 샤 트위터]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쓰레기 더미 높이가 1.67m나 됐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아프로즈 샤는 해변을 바꾸기 위해 혼자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틈날 때마다 해변을 찾아 쓰레기를 치웠습니다. 그는 이를 ‘바다와의 데이트’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 해변 청소를 하기에는 힘이 부쳤습니다. 자원봉사단을 조직한 이유입니다.  

     

    그를 시작으로 지역 주민과 학생들이 자원봉사자로 합류했고 정치인과 발리우드의 유명인들까지 나섰습니다. 1000여 명의 봉사자들이 2.5km의 해안선에서 2년 가까이 치운 쓰레기만 530만 kg이 넘는다고 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은 해변가의 공중화장실 52개도 말끔히 청소했습니다. 그리고 쓰레기 더미가 있던 곳에 코코넛 나무 50그루를 심었습니다. 아프로즈 샤의 꿈은 5000개의 코코넛 나무를 심어 ‘코코넛 해변’으로 불렸던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 것입니다.  

     

    지난 5월 20일 샤는 깨끗하게 변한 베르소바 해변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는데요. 사진은 즉시 6000번 이상 리트윗 되고 1만 3000개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SNS에 올라온 2015년도의 베르소바 해변과 2018년의 베르소바 해변. 2015년에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비롯한 각종 해양 쓰레기들 때문에 모래사장을 볼 수 없었지만, 아프로즈 샤와 자원봉사자들이 해안을 청소한 후 넓게 펼쳐진 모래사장을 볼 수 있게 됐다. [이미지 : 에코로직스 트위터]

     

    마침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아프로즈 샤와 자원봉사자들이 2년 가까이 해변에서 땀을 흘린 데 하늘이 보상을 해준 것일까요.  

     

    지난해 9월 베르소바 해변에 거북이들이 찾아왔습니다. 쓰레기가 쌓이면서 자취를 감췄던 바다거북이들이 20년 만에 돌아온 것입니다.

  • 최이현 모어댄 대표, 폐차에서 고급 가방을

    이미지 : SK이노베이션 뉴스

    최이현 모어댄(Morethan) 대표는 폐차에서 나온 가죽으로 고급 가방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의 CEO입니다. 

     

    자동차가 폐차되면 시트에 쓰인 천연가죽이나 안전벨트 등은 그냥 버려집니다. 폐차 업을 하시는 분들도 돈을 주고 내다 버려야 하는 거지요.  

     

    최 대표는 쓰레기장으로 갈 운명에 처한 그런 것들을 원재료로 고급스러운 가방, 지갑 등을 만듭니다. 심지어 안전벨트나 에어백도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버려지는 천연가죽 시트는 세척, 코팅 등 여러 작업 과정을 거친 뒤에 재생 가죽 원단으로 거듭납니다. 모어댄은 이 원단으로 명품 수준의 가방이나 지갑 등을 만드는 것이지요. 

     

    모어댄이 만든 제품은 컨티뉴라는 브랜드로 판매됩니다. 인터넷쇼핑몰(wecontinew.co.kr/)에는 그렇게 만들어진 고급스러운 제품들이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갑, 폰케이스, 서류 가방, 필통, 핸드백, 백팩, 카드지갑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최 대표가 모어댄과 같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영국 유학 때였습니다. 어찌 보면 우연과 우연이 맺어준 필연이라고 할까요. 

     

    당시 최 대표가 타고 다니다 세워둔 차를 누군가 들이받고 달아났습니다. 수리해서 쓸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폐차를 해야 했는데 너무 아끼던 차라 가죽 시트를 뜯어서 집에 갖고 왔다고 합니다.  

     

    패션을 공부하는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다가 가죽 시트를 보더니 소파를 만들라고 해서 만들어봤는데 꽤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최 대표는 당시 리즈대 대학원에서 ‘코퍼레이트 커뮤니케이션(corporate communication)’을 전공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마케팅과 연관시키는 방안에 대한 논문을 쓰고 있었는데 폐자동차 가죽시트를 재사용하는 일이 기업 마케팅과 관련이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 한국에서라면 사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SK이노베이션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모어댄’은 폐차업자마저 등을 돌린 쓰레기를 패션 아이템으로 재탄생시키는 사회적기업이 되었습니다.

  • 키바, 기부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이미지 출처 : Kiva 공식 유튜브

    제시카 재클리는 2004년 동아프리카를 여행할 때 많은 가난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을 돕고 싶었던 제시카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가난한 이들이 기부가 아니라 자립을 위한 대출을 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그들이 자립을 위해 필요로 하는 자금 규모가 몇 백 달러로 서구인들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근사한 저녁을 먹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키바(Kiva)의 창립자 제시카 재클리. 그녀는 남편이던 맷 플래너리와 함께 키바(KIVA)를 만들었다. [이미지 : 키바 유튜브]

     

    제시카는 2005년 당시 남편이던 맷 플래너리와 함께 키바(KIVA)를 만들었습니다. 가난한 지구촌 이웃을 도우려는 사람들과 자립을 위해 소액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을 P2P(peer to peer) 즉 개인 대 개인 방식으로 연결해 주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제시카가 시작한 방식은 기부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할 정도로 혁명적인 것이었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기부를 하는 게 아니라 돈을 빌려주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은 처음에 어이없어 했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갚도록 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제시카는 아프리카에서 보고 들은 경험을 믿었습니다.

     

    제시카와 남편은 2005년 친구와 지인들로부터 돈을 모아 아프리카 주민 7명에게 3500달러를 빌려주는 것으로 키바를 시작했습니다. 

     

    키바로부터 처음 돈을 빌린 이들 가운데 한 명은 대출금으로 염소를 사서 키웠는데 염소가 점점 늘어나 가족이 여유 있게 생활할 수 있게 됐습니다. 빌린 돈도 갚았고요.

     

    미리안(Myrian)은 키바로부터 돈을 빌린 사람들 중 한 명이다. 키바 덕분에 그녀는 도자기 장인이 될 수 있었고, 그렇게 번 돈으로 자식을 교육시킬 수 있었다. [이미지 : 키바 유튜브]
     

     

    제시카는 대출금으로 가난에서 벗어난 이들의 스토리가 사람들의 선한 마음을 움직여 지갑을 열 것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키바는 기부금으로 운영됩니다. 키바는 25달러를 기부하는 사람들에게 조직 운영을 위해 2.5달러를 기부해달라고 부탁하는 데 대부분 흔쾌히 동의한다고 합니다.

     

    제시카는 본인들의 동의를 받아 대출금을 빌려간 이들이 그 돈으로 어떻게 자립구조를 만들어가는지를 기부자들에게 알립니다. 돈을 빌려주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홈페이지에 올라온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의 창업 사연 가운데 자신의 마음이 끌리는 곳에 돈을 빌려줍니다. 

     

    키바는 현지의 협력 파트너 조직을 통해 돈을 빌려서 사업을 시작한 이들을 돕고 그들이 자립해 가는 과정을 정기적으로 키바 사이트에 올리도록 합니다. 기부자들이 보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돈을 빌려간 이들이 자립에 성공해 돈을 갚으면 키바는 기부자에게 돈을 돌려받을 것인지 아니면 다른 프로젝트에 빌려줄 것인지를 묻습니다. 대부분 자신의 돈이 가난한 이들을 위해 다시 쓰이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대출이라는 형태의 새로운 기부 문화를 제시하면서, 키바는 순풍을 타듯 빠른 속도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던 중 키바에 큰 위기가 찾아옵니다. 2007년 키바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던 때에 우간다에서 대출 신청을 심사하고 관리하던 현지 파트너 조직이 대출금으로 쓸 돈 12만5천 달러를 횡령하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제시카는 고민 끝에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고 조직 운영비로 모아 둔 돈으로 기부자들이 ‘투자한’ 금액을 돌려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키바의 투명한 일처리에 고마움을 표시했고 상당수는 환불받은 돈을 다시 대출금으로 내놓기도 했습니다. 

     

    키바는 올해로 세상에 나온 지 14년 째를 맞았습니다. 지금까지 86개 나라 260만 명에게 12억 달러를 빌려줬습니다. 돈을 빌린 이들 가운데 81%는 여성들입니다. 

     

    대출에 참여한 이들도 160만 명이나 됩니다. 가난한 이들은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합니다. 그 결과 대출 상환율은 98%가 넘습니다.

     

    제시카는 이렇게 말합니다.

     

    ""동아프리카에서 만난 사람들은 현명하고 근면한 기업가였습니다. 그들에게 부족한 것은 그저 돈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기부나 기증이 아닌, 대출을 원했습니다. 그들이 자립을 위해 필요로 하는 돈은 엄청난 금액이 아닙니다. 저녁식사 한 끼를 아낌으로써, 그들에게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습니다."

  • 2년간 골프공 5만개를 건진 소녀

    이미지 출처 : 더 플라스틱 픽업 홈페이지

    알렉스 웨버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18세 소녀입니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알렉스는 2년 동안 거의 매일 바다로 나갑니다. 파도가 높아 위험한 때 말고는 궂은 날이건 추운 날이건 가리지 않고 바다를 찾았습니다. 

     

    알렉스가 바다에 가는 이유는 골프공을 건지기 위해서입니다. 지금까지 5만 개의 공을 건져 올렸다고 합니다. 

     

    그가 16살일 때인 2016년 알렉스는 아버지와 함께 페블비치 골프장으로 유명한 바닷가에서 다이빙을 하다 물속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알렉스는 미국 라디오 방송 NPR 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모래가 보이지 않았어요. 바닷속이 온통 흰색이었습니다. 너 도대체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니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가슴에 총을 맞은 것 같았어요.” 

     

    골프공으로 오염된 바다에서 헤엄치는 물개. 페블비치 골프장 인근의 앞바다는 골프공이 수없이 떨어져 있다. 골프공은 얇은 폴리우레탄으로 코팅이 되어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코팅이 떨여저 나와 바다를 더더욱 오염시킨다. [이미지 : 더 플라스틱 픽업]

     

    알렉스는 그때부터 바다에서 골프공을 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와 아버지의 친구인 스탠퍼드 대학의 과학자 매트 사보카도 동참했습니다. 그들은 캘리포니아 몬테레이의 바닷속에서 무려 5만 개가 넘는 골프공을 건져 올렸습니다. 자맥질로 건진 공은 카약에 실어 해변가로 날랐습니다. 

     

    바닷속을 뒤덮은 골프공은 페블비치 부근의 골프장들에서 날아온 것이었습니다. 

     

    해양오염 문제를 다루는 전문지에 따르면 골프공은 얇은 폴리우레탄으로 코팅이 되어 있습니다. 아연화합물과 같은 독성물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골프공에 포함된 이런 물질들이 떨어져 나와 바다를 오염시킵니다. 

     

    알렉스는 현재 골프장이 바닷속의 골프공을 처리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해양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공부를 할 수 있는 대학교에 진학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아버지의 친구인 매트는 알렉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알렉스가 한 일은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의 해양을 청소했다는 점뿐 아니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환경 문제에 관심을 끌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알렉스는 누구나, 나이와 상관없이 세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 20명의 청년들이 만드는 행복한 견과류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우리는, 당신도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대전시 복수동의 도토리보호작업장에서 일하는 이들의 마음입니다.  

     

    ‘도토리’는 발달 장애를 가진 청년들의 일터입니다. 이들은 행복한 마음을 담아 모둠 견과를 만듭니다. 먹는 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길 비는 마음이 담겨 있지요. 

     

    도토리의 일과는 아침 체조로 시작됩니다. 체조가 끝나면 하루 할 일을 나누고 맡은 일을 시작합니다. 오후에는 작업으로 지친 몸을 풀어주기 위해 요가를 합니다.  

     

    발달장애는 일상생활에서 적지 않은 제약이 됩니다.  

     

    모둠 견과를 만들 때 종류별로 정해진 개수를 담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수를 세는 것은 쉬운 일이 아쉽지 않습니다. 수많은 반복을 통해 직업 능력을 길러야 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도토리는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이 꿈꾸는 일터의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입니다. 장애라는 제약 앞에 무릎 꿇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함께하고, 즐기고 싶은 생활을 함께 나누려 합니다. 

     

     

    도토리보호작업장의 직원들이 소규모그룹여행 중 가평의 아침고요수목원을 돌아보고 있다. 도토리보호작업장은 발달 장애를 가진 청년들이 모둠 견과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이미지 출처 : 도토리보호작업장]

     

    도토리보호작업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종류가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정직한 재료를 쓰고 행복한 마음을 담아서 그런지 찾는 이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설날이나 대보름, 추석 등 명절뿐 아니라 단체여행을 갈 때 간식으로 사 가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제품은 아몬드, 캐슈너트, 호두, 크랜베리가 들어간 4오리지널과 마카다미아 피스타치오 아로니아 피칸 요구르트 코코넛 등으로 이뤄진 5프리미엄 두 종류입니다.  

     

    4오리지널 30팩 짜리가 2만 3천 원, 5프리미엄 30팩은 3만 2천 원입니다. 4오리지널과 5프리미엄이 15팩씩 포장된 제품은 2만 7천 원에 판매됩니다.  

     

    요즈음엔 2천 원을 깎아주는 설날 특별 할인 판매가 진행 중입니다.  

     

    도토리견과를 소개한 홈페이지에는 이런 글이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도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도토리 견과는 행복한 사람들이 만듭니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작고 소소한 즐거움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들.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자란 식물이 좋은 열매를 맺는 것처럼 행복한 사람들이 만든 견과류는 더욱 귀하고 맛납니다. 그래서 우리의 견과류가 당신을 행복하게 하면 좋겠습니다.” 

     

    도토리작업장의 행복한 견과류를 드시고 싶으면 (042) 535-4240으로 전화하시면 됩니다. 네이버쇼핑몰(https://smartstore.naver.com/dotorihanal)에서 직접 주문도 가능합니다.  

  • 세상을 바꾸는 따뜻한 기술, 고요한 택시

    이미지 출처 : 코액터스

    택시는 운전기사와 승객의 소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승객이 말한 목적지를 알아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에게 택시 운전은 도전 불가능한 영역이었습니다. 

     

    대학생이 만든 소셜벤처 코액터스((CO:ACTUS))가 애플리케이션 ‘고요한 택시’를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 앱은 택시 승객과 운전기사가 태블릿PC를 통해 대화를 주고받게 만든 앱입니다. 앱을 쓰기 위해서는 승객과 운전기사를 위한 태블릿PC가 필요합니다. 승객용 좌석에 설치된 태블릿PC에 하고싶은 말을 입력하면, 운전석 근처에 설치된 태블릿PC에 그대로 전송돼 화면에 나타납니다.

     

    코액터스에서 개발한 어플리케이션 '고요한 택시'. 이 어플이 깔린 태블릿 PC를 통해 승객과 운전기사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코액터스)

     

    앱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실제 청각장애인 기사가 택시를 운전하는 게 가능하겠냐고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코액터스의 꿈은 실현됐습니다. 작년 5월 경주에서 택시를 몰기 시작한 지 한 달 된 청각장애인 택시기사가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 태블릿PC를 설치했습니다. ‘고요한 택시’의 시작이었습니다. 

     

    이어 서울의 한 택시회사에서도 8월 청각장애인을 기사로 고용했습니다. 서울 지역 청각장애인 1호 택시의 주인공은 이대호(50)씨와 최철성(47)씨입니다. 두 사람 모두 보청기를 사용해도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 2급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서울시의 택시운전자격 시험을 통과했고 올해 8월 한 택시회사에 채용됐습니다. 특히 최 씨는 운송업 20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택배차량, 패스트푸드 배달 차량 등을 몬 경험자입니다. 

     

    서울 지역에서 시작된 ‘고요한 택시’는 다른 지역으로도 조금씩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코액터스는 12월 말까지 경기도 남양주 지역에서 일할 청각장애인 택시 운전기사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청각장애인 택시운전원 양성을 위해 코액터스를 설립한 청년사업가 송민표 대표(이미지 출처 : 송민표 대표 페이스북)

     

    코액터스는 동국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인 송민표 대표가 만든 회사입니다. 송 대표는 사회적 약자를 돕는 동아리 ‘인액터스’에서 활동하면서 코액터스의 사업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그는 청각 장애인이 장애인 가운데 두 번째로 많지만 취업률은 지적장애인에 비해 20%가량 낮다는 것을 알고 청각장애인의 취업률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는 해외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인 우버에서 청각장애인 운전사를 고용하는 것을 보고 앱을 구상했습니다, 우버는 승객과 운전자가 앱으로 대화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 글을 써서 대화를 했는데 송 대표는 이를 모두 애플리케이션에 담았습니다. 

     

    사회적 약자가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돕는 IT솔루션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시작했지만 코액터스의 창업은 쉽지 않았습니다. 뜻은 좋지만 사업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이 많아 자금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송 대표는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공모전에서 창업 자금을 모았고, SK 청년비상 창업경진대회 등 각종 대회에 참가해 여러 차례 상을 받았습니다. 서울 중구 언더그라운드 피치 대회에서는 1위를 차지해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으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 카이스트 출신 건축학도 방앗간을 세우다

    이미지 출처 : 어반플레이 홈페이지

    올해 3월 초에 서울의 핫한 동네로 뜬 연남동에 방앗간이 생겼습니다. 상호는 동네 이름을 딴 ‘연남방앗간’입니다. 

     

    연남방앗간은 시골 마을의 방앗간과는 조금은 다릅니다. 주된 생산품은 쌀이나 보리가 아니라 참기름입니다. 

     

    옛날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으로 구실했던 방앗간의 특성은 살렸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함께 모여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도 나눕니다. 

     

    도심 속의 방앗간을 만든 이는 소셜 벤처 어반플레이의 홍주석 대표입니다. 

     

    (주)어반플레이 홍주석 대표. 이미지 출처 : 홍주석 대표 페이스북

     

    홍 대표는 한양대 건축학과를 나온 건축학도입니다. 방학 때 유럽에 건축 답사 여행을 갔다가 조금 ‘특별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세계 유명 건축물과 건축 박람회를 가봤지만 감흥이 없었던 것이지요. 대신 인도 뒷골목의 오래된 시장, 태국의 낡은 골목 등 세월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낡은 공간에 끌렸다고 합니다. 

     

    건축가보다 공간을 새롭게 만드는 데 관심이 많아서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 들어갔지만 박사과정 첫해에 공부를 그만둡니다. 

     

    동네 가게들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가 들어서는 것이 안타까워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어반플레이를 창업했습니다. 

     

    어반플레이는 동네를 매니지먼트하는 회사입니다. 콘텐츠 중심의 동네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만들어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게 이 회사의 목표입니다. 지역 내 유무형의 콘텐츠를 수집하고 가공해 공간, 멀티미디어, 출판물 등을 만듭니다. 수십 년 된, 대를 이어 운영되는 철물점, 정육점, 빵집 등이 모두 그런 콘텐츠입니다. 

     

    홍 대표는 그런 콘텐츠를 새로 디자인 해 가치를 부여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공간을 만들어 갑니다. 

     

    작은 지역 축제도 만들었습니다. 홍 대표는 2014년 연희동에 ‘연희, 걷다’를 열었습니다. 연희동의 52개 가게들이 힘을 모아 찾아오는 이들에게 동네를 소개하는 도슨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해마다 수천 명이 이 작은 전시를 보러 연희동을 찾고 있습니다.  

     

    홍 대표의 ‘일터’는 연희동 만이 아닙니다.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성심당 60주년 프로젝트입니다. 이 빵집은 직원을 정규직으로 쓰고 다른 직원을 배려하는 것이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특별한 곳입니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 프랜차이즈를 내거나 백화점에 입점하지도 않습니다.  

     

    성심당이 60주년을 맞아 대전 시민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며 공동 프로젝트를 제안했다고 합니다. 성심당 주인의 사연,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사연 등을 담아 성심당 본점에서 ‘나의 도시, 나의 성심당’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성심당 빵집 종이에는 지금도 이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강원도 삼척 장호해변 옆 갈남마을에서 진행되는 ‘빈집 프로젝트’도 흥미로운 일입니다. 빈집 주인들을 설득해 어반플레이가 빈집을 고쳐주는 대신 5년간 무상임대해서 특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회사가 지속 가능할까요? 넉넉하지는 않지만 30명 안팎의 직원들이 회사를 꾸려가는 데는 지장이 없을 정도로 돈을 번다고 합니다. 

     

    ‘도시에도 OS가 필요하다.’ 컴퓨터가 작동하기 위해 OS가 필요하듯 어반플레이라는 ‘OS’가 지역을 어떻게 변화시켜갈지 궁금합니다.

  • 지구인컴퍼니, ‘못생긴’ 농산물 구출회사

    이미지 출처 : (주)지구인컴퍼니

    사람은 물론 모든 생명이 가치가 있습니다. 

     

    과일과 채소도 그렇습니다. 사람의 손길은 물론 빛, 바람, 비 등 우주가 함께 식물은 모두 독특합니다. 귀합니다.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연이 빚은 창조물도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 차별합니다. 자연스럽게 자란 과일과 채소지만 보기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소외받고 외면당합니다. 버려지기도 합니다. 

     

    지구인컴퍼니는 ‘못생겼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이른바 ‘B급 농산물’에 담긴 가치를 귀하게 여기는 회사입니다. 그런 작물을 판매하기 위해 이 회사가 만든 쇼핑몰이 바로 superb입니다. 사람들이 B급이라고 여기지만 실제는 놀라운 맛과 성분을 지닌 작물이라는 뜻을 담았습니다.  

     

    지구인컴퍼니는 홈페이지(http://superb-store.com)에 superb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더 건강한 맛을 위해 농약을 쓰지 않고, 자연적 농법을 시도하고 있는 농부들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많다는 것, 혹시 알고 계시나요? 하지만 이런 까다로운 기준으로 농사를 지어도 모두가 판매되지 못하는 일이 허다합니다. 그리고 외모의 흠결이 있으면 아예 시장으로 나오지도 못하지요.” 

     

    이 회사는 ‘못난이 농산물’의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생산자와 연결되는 고리가 없다고 여겼습니다. superb를 만든 이유입니다. 

     

    “발효식초, 전통차, 김치 등의 명인이 만든 음식도 제때 유통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살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적절한 판로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어요.” 

     

     

    (주)지구인컴퍼니의 민금채 대표. 이미지 출처 : (주)지구인컴퍼니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민금채 대표는 올해 7월 지구인컴퍼니를 만들었습니다. 이른바 B급 농산물을 수매해 팔거나 잼, 즙, 피클, 파우더 등으로 가공해 파는 게 이 회사의 사업모델입니다. 

     

    지구인컴퍼니는 원재료는 물론이고 제조 과정과 제품 용기까지 친환경을 추구하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 미국, 뉴욕, 프랑스 등 앞서 만들어진 해외의 친환경 식품업체를 벤치마킹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분말수프에 적합한 친환경 포장 용기를 찾기 위해 제품 출시를 미뤄야 하기도 했습니다. 생분해성 용기를 만드는 곳을 찾아다녔지만 마땅한 곳을 만나지 못했고 결국 중국에서 사탕수수를 재료로 용기를 만드는 회사를 찾아 고민을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B급 농산물을 그대로 팔거나, 위 사진과 같이 다른 제품으로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주)지구인컴퍼니

     

    수퍼브는 자신들의 활동을 못생긴 농산물을 ‘구출'하는 일이라고 표현합니다. 

     

    지금까지 ‘구출’한 농산물은 47,000,000g이라고 홈페이지에 표시해뒀습니다. 

     

    “맛과 영양에는 문제가 없지만 단지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시장에서 외면받는 농산물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40억 톤에 달합니다. 이 고민에 함께 동참해주세요."

  • 다시 몬드라곤을 생각한다

    출처 : Workplace Democracy 유튜브 캡처

    청년 실업률이 높다고 합니다. 

    바늘구멍만 한 취업의 문을 통과한다고 해도 평탄한 삶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년의 직장인들 가운데 일부는 기업 경영이 어려워지면 정리해고됩니다. 

    노인들 가운데 적지 않은 분들이 정부의 보조금 없이는 생존이 어려운 세상이 됐습니다. 

     

    모두가 생존의 두려움을 느끼는 시대라서 그런지 협동조합의 ‘롤모델’로 여겨지는 몬드라곤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한 신부님이 가난한 이들의 자립을 위해 시작한 몬드라곤은 지금 스페인의 10대 기업 집단에 속할 정도로 큰 조직으로 성장했습니다. 

    100개가 훨씬 넘는 협동조합 120개가 넘는 자회사 등 260여 개의 사업체를 거느리고 있는 곳이지요. 3만 5천여 명의 노동자 조합원의 평균 연봉도 우리 돈으로 7000만 원이 넘습니다. 해마다 출자금을 쌓아 퇴직할 때 거액의 ‘퇴직금 ‘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기업을 운영하지만 몬드라곤에는 해고가 없습니다. 몬드라곤이 설립된 1956년 이래로 단 한 명의 해고자도 없습니다.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로 수많은 은행과 기업이 파산하고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었지만 몬드라곤은 급여의 80%를 지급하며 노동자를 재교육해 다시 취직시켰습니다. 그때 몬드라곤은 오히려 1만 4938명을 새로 채용해 고용을 늘렸습니다. 

     

    왜 그럴까요? 몬드라곤의 기업 목표가 고용 확대이기 때문입니다. 

     

    몬드라곤을 설립한 이는 돈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 아리에타 신부입니다. 그가 1941년 주임신부로 스페인 바스크 지역의 시골마을에 왔을 때 전쟁으로 마을은 폐허 상태였습니다. 사람들도 다 떠나고 없었습니다. 

     

    돈 호세 신부는 지역민들의 가난 극복을 위해 기술학교를 설립하고 졸업생과 지역민이 중심이 되어 석유난로 공장을 만들었습니다. 몬드라곤의 첫 협동조합 울고(ULGOR)의 탄생이었습니다. 

     

    그로부터 하나씩 회사를 만들어 지금 몬드라곤에서 운영하는 회사는 금융, 제조업, 유통, 지식 등 4개 부문에서 260개가 넘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관통하는 변함없는 단 하나의 원칙은 바로 고용 확대입니다. 

     

    몬드라곤 협동조합도 기업이므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또한 실패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어려울 때 함께 나누고 실패한 이들에게도 또 다른 기회를 주며 공동운명체로 살아갑니다. 

     

    창립자인 돈 호세 신부는 몬드라곤에 대해 다름과 같이 말했습니다. 

     

    "인간의 정직성을 제도화하는 것, 나아가 인간의 위대성을 제도화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사상입니다.” 

      

    몬드라곤의 성공은 이런 가치 때문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